[르포]"오디오도 1등"…美 삼성 오디오랩 가보니

하만+삼성 기술 집약..."세계 최고 오디오 기술 내재화"

홈&모바일입력 :2018/01/15 11:00

[라스베이거스(미국)=이은정 기자] "오디오 시장에서 1등이 되겠다는 목표로 임하고 있습니다. 삼성과 하만의 오디오랩에서 연구개발(R&D)을 해서 최고의 결과물을 본사에 전수하고 있습니다. 이 곳 오디오 전문인력의 경력을 합하면 300년 이상이 됩니다."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오디오랩 앨런 디밴티(Allan Devantier) 상무는 1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디오랩에서 이 같이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70년 전통의 오디오 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TV 시장을 석권한 데 이어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에도 승부를 내걸었다. 하만은 JBL, 하만카돈, AKG, 인피니티, 뱅앤올룹슨 등 유수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LA 인근 발렌시아(Valencia)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디오랩 전경.(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관계자는 "2010년 이후 소비자들은 저장장치형 오디오 기기 보다는 스트리밍을 통해 사운드를 즐기며, 오디오 기기 구매시 스피커의 음향 수준을 중시하고 무선으로 고품질 음질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며 "TV에서도 오디오 역량이 차별화 포인트로 자리잡는 만큼 '세계 최고의 음향 기술력 내재화'라는 목표를 세우고 2014년 오디오랩을 본격 가동했다"고 전했다.

■삼성 "하만 기술력 100% 존중"…세계 1등 사운드 측정 시스템 구축

삼성전자 오디오랩은 2013년 말에 설립됐으며, 총 9천400평 방피트(264평) 규모로 무반향실(Anechoic chambers), 청음실(Listening rooms) 등으로 구성된 음향 기술 전문 연구 기관이다. 이 곳에는 매년 5명씩 인력이 늘어 현재는 4명의 오디오 분야 박사급 인력을 비롯해 오디오 엔지니어, 뮤지션 등 오디오 분야 전문가 19명이 근무하고 있다.

오디오랩 안쪽에 위치한 외부의 소음이 유입되지 않고, 소리 또는 전자파의 반향을 완벽하게 흡수되도록 만들어진 공간인 무반향실에 들어가면 아무런 잡음 없이 챔버 사운드를 측정할 수 있다. 무반향실 안에서부터 밖으로 연결된 와이어를 통해 바깥 컴퓨터로 측정치를 볼 수 있다.

하만에서부터 근무해 온 한 직원은 "이 곳 챔버(HEMI ANECHOIC CHAMBER)와 삼성 오디오 측정 시스템(SAMS)은 세계 1등이라고 자부한다"며 "이 곳 무반향실에서는 360도로 어떤 방향에서도 측정 가능하며 로봇 시스템을 사용하는 다른 업체와는 차별점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오디오랩의 무반향실(Anechoic chambers).(사진=삼성전자)

블라인드 테스트실에 들어가자 정확한 사운드 측정을 위해 암막 처리된 제품들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며 여러 차례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실제 천으로 가려진 3개의 음향 제품들을 듣고, 벽이 움직이며 각 제품에 대해 3번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고, 다른 방향에서도 한 특정 제품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게 됐다.

삼성 오디오랩 주관평가담당 베스는 "음향 제품들은 귀로도 듣지만 브랜드가 보일 경우 눈으로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편견을 배제하기 위해 암막 처리를 하고 회전벽을 통해 위치 변수를 엄격하게 통제한다"고 말했다.

이 곳 오디오랩의 기술력이 집약된 대표적인 제품이 이번 CES 2018에서 공개된 슬림형 사운드바 신제품 NW700이다. 두께를 기존보다 41% 수준으로 줄여 TV와 디자인 측면의 조화를 이루며 아처럼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저음을 내는 4개의 우퍼를 포함 총 7개의 스피커 유닛을 내장해 풍부한 사운드를 낸다.

SRA(Samsung Research America) 오디오랩 앨런 디밴티(Allan Devantier) 상무가 사운드바 신제품에 탑재한 오디오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특히 오디오랩이 독자 개발한 '디스토션 캔슬링(Distortion Cancelling)' 알고리즘이 적용돼 스피커 유닛의 움직임을 실시간 예측해 사운드 왜곡을 줄이고 우퍼의 움직임을 조정해 웅장한 베이스음을 구현하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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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운드바 시장은 지난해 31억9천만 달러(약 3조3천836억 원)에서 올해 35억1천만 달러(약 3조7천23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3%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이후 협업하는 데 있어 하만의 기술을 100% 존중하고 있다"며 "CES 2018에서도 업체간 각축을 벌이며 화두가 됐던 음성인식 기반의 인공지능(AI) 대세화, 자율주행차 시대에 따른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시장 성장, 오디오기기와 전자 기기 간 연결성 확대 등으로 오디오 경쟁력의 중요성이 올라가면서 삼성전자 오디오랩의 역할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