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 돈 내겠다는 페이스북...구글은?

정부 “페북, 논의 적극적…다음은 구글”

인터넷입력 :2018/01/03 16:50    수정: 2018/01/04 11:00

페이스북은 조금 달라졌다. 뻣뻣하던 구글도 달라질까?

조세회피와 국내 통신망 무임승차 논란을 일으켰던 페이스북이 최근 들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아일랜드에 있는 국제본부를 활용한 절세 정책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각국에서 번 만큼 세금을 내기로 함에 따라 '조세회피 논란'이 어느 정도 해결될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또 이달 중 글로벌 통신 정책 담당 부사장이 직접 방한할 예정이다. 특히 방한기간 중 방송통신위원회를 찾아 망 사용료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전망돼 무임승차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다국적 IT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조세회피 의혹을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ICT업계의 시선이 구글로 향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달리 구글은 여전히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방송통신,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ICT 업계 화두 중 하나는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와 이로 인한 역차별 문제다.

그런만큼 페이스북과 구글 두 기업은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페이스북을 확실히 끌어안은 뒤 사실상 무료로 캐시 서버를 이용하고 구글 유튜브도 정당한 비용을 내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조세회피 논란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 국내법에 따라 세금을 낸다고 주장고 있지만 법인세 회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그 동안 구글은 글로벌 정책을 이유로 매출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되풀이 해 왔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매출을 공개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돼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관련기사: 구글 조세회피 논란...애플·페북은?]

'다국적 IT 기업의 조세회피 행태와 시사점: 애플 구글의 사례를 중심으로' 자료 캡처.

■ 페이스북 "돈 버는 곳에 세금 납부"…망 사용료 협상도 적극적

이런 상황에서 페이스북이 최근 전향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동안 페이스북은 KT 캐시 서버에 연결돼 있던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회선을 임의로 변경해 사용자의 원활한 페이스북 이용 환경을 저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페이스북의 국내 통신망 무임승차 논란은 지난 해 국정감사의 뜨거운 감자였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지난 해말부터 조금씩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달 아일랜드를 통해 과세액을 대폭 줄이던 ‘더블 아일리시 정책’ 포기를 선언했다. 광고 매출을 전부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 있는 국제본부로 보내던 것을 각국 지사로 분할 계산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매출이 나는 곳에 세금을 내겠다는 것으로, 이 정책은 2019년 여름부터 전면 실시된다.[☞관련기사: 페북 "돈 번 곳에 세금"…한국선 얼마나 낼까]

이어 통신업계와 방통위 관계자에 따르면 망 사용료 지불에 억울함을 표했던 페이스북은 국내 통신사와 정부와 망 사용료 지불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가 지난해 지불한 망사용료 734억원을 기준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여기에 본사의 케빈 마틴 부사장이 이달 중 방통위를 찾아 국내 통신망 사용료 지불 협상안이 타결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까지 나온다.[☞관련기사: [단독] 페북 ‘케빈 마틴’ 부사장 방한…망사용료 낼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존리 구글코리아, 조용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등.

구글은 여전히 묵묵부답…달라진 모습 보여줄까?

페이스북이 각국 정부와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비협조적인 자세로 일관했던 구글이 달라진 모습을 보일 지가 관심사다.

방통위와 통신업계는 구글 역시 매출이 발생하는 해당 국가에 합당한 세금을 지불하고, 무임승차에 가까웠던 유튜브 망 사용료도 트래픽에 따라 통신사에 정산할 것으로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통신사들은 페이스북과의 망 사용료 협상이 타결되면, 이를 근거로 불공정 계약에 가까웠던 구글 유튜브로부터도 정당한 망 사용료를 받겠다는 계산이다. 통신업계가 추산하는 유튜브의 국내 트래픽 용량은 네이버의 10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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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관계자는 “최근 페이스북은 국내 사업 전개를 위한 정부와의 다양한 논의에 상당히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케빈 마틴 부사장의 방한도 이 같은 신호”라면서 “페이스북의 협조를 확실히 이끌어 내면 꼼짝 않는 구글의 문제도 풀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예전부터 페이스북과 망 사용료 관련한 논의를 진행해 왔었고, 최근 전향된 자세를 보이는 것이 맞다”면서 “정확한 계약 조건은 확인이 힘들지만, 페이스북과의 망 사용료 협상이 타결되면 구글 유튜브와의 불리한 망 사용 계약 문제를 푸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