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태어난 아기는 어느 국적을 갖게될까

알쏭달쏭 재미 있는 우주 관련 세계 法 찾아보니

과학입력 :2018/01/03 10:48    수정: 2018/01/03 10:49

민간 우주 회사에서 달 여행이나 우주 고급 호텔 건설 계획 등을 세우는 가운데, 머지않아 어느 정도 재력을 갖춘 일반인들도 우주여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지구가 아닌 우주 공간에서 태어난 아기는 어느 나라 국적을 갖게 될까. 또 우주에서 누군가 사건사고를 일으켰을 때 어느 나라 법률이 적용될까.

유튜브 채널 웬도바 프로덕션(Wendover Productions)은 우주여행이 자유로워지는 때를 대비해 법적인 문제를 설명한 '어떤 법칙이 우주에 존재하는가?‘(Space Law-What Laws are There in Space?) 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비행기 등은 국가의 영토 상공을 통과 할 때, 사전에 해당 정부의 허가를 요청한다.

비행 자료 사진(사진=픽사베이)

지표 또는 수면으로부터 약 500피트(약 150미터) 이상의 높이는 정부가 ‘영공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타국의 항공기가 영공에 들어가려면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로켓’이 나라의 영토 위를 비행할 때 정부의 허가를 요청했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국제 우주 정거장은 지구를 약 90분에 1바퀴 도는 속도인 시속 약 2만8천km로 비행하기 때문에 상공을 통과할 때 현실적으로 해당 국가로부터 매번 허가를 얻기 쉽지 않다.

이에 로켓 등 우주선이나 인공위성은 이런 문제가 없도록 일정 이상의 공간에서는 영공권 적용이 제외된다.

우주 법에서는 국가가 우주 공간을 영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어떤 고도 이상을 '우주'로 하는지에 대해 여러 의견이 존재할 뿐이다.

우주 자료 사진(이미지=픽사베이)

그렇다면 우주 비행사는 어느 나라의 법률을 적용 받을까.

로켓은 소속된 국가 영토의 연장이라는 규칙에 따라, 로켓을 소유한 국가의 법률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러시아 소속의 '소유즈 우주선'이라면 러시아 법률이, 미국 소속의 민간 우주 회사 ‘스페이스X’의 우주선이라면 미국 법률이 적용되는 식이다.

그러나 1967년에 발효된 우주 조약에 따르면 ‘달은 어느 나라도 영토라고 주장 할 수 없다’라고 기재돼 있다.

즉 우주 비행사는 어느 나라도 소유하지 않은 행성에 있으면 무법 상태가 된다.

이 경우는 역외적용(Extraterritorial Jurisdiction)이라는 개념이 사용된다. ‘국민은 나라 밖에서도 자기 나라의 법률에 따른다’는 원칙이다.

영국과 미국은 음주 가능 연령이 다르다. 웬도바 프로덕션 유튜브 영상 캡처

예를 들어, 영국 국적과 미국 국적을 가진 18세 우주 비행사가 달에 술을 갖고 있다면 각 국가의 법적 음주 연령에 따라 음주 허용 여부가 달라진다. 영국은 18세부터 음주가 가능하므로 영국 우주 비행사는 술을 마실 수 있지만, 미국 우주 비행사는 보통 21세부터 술을 마실 수 있는 미국 법에 따라 술을 마실 수 없다.

다수의 국가가 공동 건설하고 많은 국적의 사람들이 공동 작업하는 국제 우주 정거장(ISS)의 경우는 어떨까.

그 대답은 국제 우주 정거장을 사용하는 국가가 동의하고 있는 ISS의 규칙 ‘국제 우주 기지 협력 협정’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규칙에 따르면 ISS에서도 역외 적용에 따라 우주인들은 각각 본인 나라의 법률을 적용 받는다. 즉, ISS에서 작업하는 우주인은 각 국가의 법률이 적용된다.

인공위성이나 로켓은 이를 소유한 국가의 법을 적용받는다. 웬도바 프로덕션 유튜브 영상 캡처

그렇다면 미국의 우주 비행사 프랑스의 우주 비행사를 때리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미국의 우주 비행사는 프랑스 국제 협약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통해 프랑스로 기소된다. 단, 이 규칙은 국제 조약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고 있는 나라들에만 해당된다.

러시아와 미국처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끼리'는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러시아의 우주 비행사가 미국의 우주 비행사에 때렸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폭행이 지구에서 일어나면 러시아는 미국에 해당 우주 비행사를 인도할 의무가 없다. 하지만 러시아와 미국은 ISS 규칙에 동의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 우주 기지 협력 협정 제22조에 따라 러시아는 우주 비행사를 인도할 의무가 생긴다.

우주 비행사들은 각국의 법을 적용 받는다. 웬도바 프로덕션 유튜브 영상 캡처

다음은 우주에서 아기가 태어난 경우다. 단, 이 사건은 현실과 동떨어진 가정(Super Hypothetical)이란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헤아릴 수없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우주 공간에서 아기가 태어난 경우 국적은 어떻게 될까에 대한 힌트는 남극에서 찾을 수 있다.

남극은 달처럼 어느 나라도 다스릴 수 없는 장소다. 그리고 지금까지 약 13명의 아기가 이곳에서 태어났다.

남극에서 태어난 아기들은 부모와 같은 국적이 되기 때문에, 우주에서 태어난 아기들도 부모와 같은 국적이 된다.

달 같은 우주공간에서 태어난 출생지 주의 국가의 아기는 현재 법적으로 국적을 정하기 명확하지 않다. 웬도바 프로덕션 유튜브 영상 캡처

그러나 미국이나 호주 등은 국외에서 태어난 아기에게 부모의 국적을 주지 않는 ‘출생지 주의’를 취한다.

이 제도의 국적을 가진 우주 비행사가 로켓에서 아기를 낳으면 ‘로켓은 소속된 국가 영토의 연장’이라는 규칙을 적용받아 로켓이 속한 국가의 국적을 갖는다.

반면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은 달이나 화성에 가서 출생지 주의 국가의 비행사가 낳은 아기의 국적은 아직 아무도 답을 내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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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정거장 자료 사진(이미지=픽사베이)

인류의 역사에서 536명의 우주인이 우주에 갔다. 그들은 범죄를 저지른 유형의 사람이 아니라 고도의 훈련을 받은 국가 대표 자격을 갖고 우주에 갔다. 이에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낮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르다. 상업 우주 여행과 우주 관광 사업이 발전하면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미래의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법률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웬도바 프로덕션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