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車 전장부품 사업 글로벌 협업 확대

전기·자율차 부품 솔루션 기술 확보에 주력...CES서 윤곽

홈&모바일입력 :2017/12/27 14:03    수정: 2017/12/27 14:31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선점을 위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내년 1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8’에서는 미래 스마트카 시장에 대한 두 회사의 로드맵이 더 구체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을 자체 육성하는 대신, 인수 또는 파트너십 전략을 주로 활용했다. 한 때 해외 외신에서는 이들 중 한 곳이 전기차를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보다는 솔루션 또는 부품 하드웨어를 개발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B2B 사업으로 키울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매해 1월 열리는 CES에서 자동차 관련 부품 사업 현황과 미래 청사진을 제시해 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전시회에서 BMW 순수 전기차 i3를 통해 커넥티드카 솔루션 홍보에 주력했으며, LG전자는 임원들을 적극 활용해 자사 전장부품 사업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그리고 있는 내년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의 청사진은 어떤 모습일까.

우선 삼성전자는 기존 전기차와 차별화된 사운드 시스템 홍보에 전념할 가능성이 높고, LG전자는 이전 출시한 볼트 EV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완성차 또는 IT 업체와의 협업을 더 강화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만의 특화된 전기차 사운드 'eESS' 시스템이 들어간 테슬라 모델 S. 하만 소유 차량이다. (사진=하만 유튜브 영상 캡처)

■삼성전자·하만, 사운드 시스템으로 전기차 회사 마음 얻나

그동안 수차례 자율주행차와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기술을 공개해온 삼성전자와 하만은 전기차 업체들의 러브콜을 받기 위한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볼트 EV 제작 참여로 위상이 강화된 LG전자의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하만은 지난 15일 ‘할로소닉 eESS(external Electronic Sound Synthesis technology)’ 시스템의 구동원리를 소개한 영상을 공개했다. 이는 소음이 거의 없는 전기차 때문에 일반 보행자들이 사고를 당할 위험을 줄이기 위한 시스템이다.

하만은 영상에서 할로소닉 eESS 기술이 탑재된 테슬라 모델 S를 선보였다. 이 모델 S는 ‘Basic(기초)’, ‘Combustion(내연기관)’, ‘Futuristic(미래지향적)’ 등 3가지 종류의 인공 주행 사운드를 낸다. 운전자들의 기호에 따라 사운드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영상=하만 할로소닉 eESS 시스템 탑재된 테슬라 모델 S

하만은 이 사운드 시스템이 보행자 안전뿐만 아니라 전기차에 이질감을 느끼는 운전자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간 AXA(악사), 에릭슨, IBM, 히어(HERE), AT&T, 아우디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지난 9월에는 3억달러 규모의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를 만들고, 오스트리아 ADAS 플랫폼 회사 티티테크(TTTech) 투자도 진행해 내실있는 자동차 연합군을 형성했다.

하지만 이 연합군은 인포테인먼트에 너무 집중돼 있다는 평가다. 만일 하만의 할로소닉 eESS 시스템이 일반인 뿐만 아니라 학계와 업계의 인정을 받는다면, 삼성전자와 하만은 전기차 업체와 손을 잡을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만은 CES 2018에서 차량 플랫폼 분리형 자율주행차 '스냅'을 린스피드와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린스피드 자율주행차 '스냅'에 탑재된 하만의 전장부품 기술 (사진=린스피드)

■‘볼트 EV' 성공 경험 LG전자, 협업 확대

삼성전자보다 약 2~3년 앞서 자동차 전장사업을 시작한 LG전자는 요즘 축제 분위기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쉐보레 순수 전기차 '볼트 EV' 때문이다. LG전자는 볼트 EV에 차량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으로 구성된 시스템), 구동모터, 인버터, 차내충전기, 전동컴프레서, 배터리팩, 계기반 등의 부품을 공급하는 GM의 핵심 파트너사중 하나다.

그런데 볼트 EV가 지난 17일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워즈오토 10대 엔진’에 선정됐다. 엔진 없이 배라터리와 모터만으로 구성된 순수 전기차가 워즈오토 10대 엔진에 이름에 오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LG전자는 볼트 EV의 워즈오토 10대 엔진 수상에 자신감이 한층 올랐다. 볼트 EV의 전체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내년 볼트 EV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가고 있는 상황. 전장부품 기술 개발을 맡고 있는 LG전자 VC사업본부의 그룹내 영향력이 향후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LG전자는 27일 히어와 함께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 공동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전기차 전장부품에서 인정을 받은 LG전자의 다음 미션은 바로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 확보다. 이를 위해선 통신업계와 전자지도 업계와의 협력이 필수다. 안전한 자율차 주행을 위해서는 강력한 통신망과 정밀한 데이터 솔루션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LG전자는 이를 위해 퀄컴과 히어와 손을 잡았다. 지난 10월 서울 양재동에 자리잡은 LG전자 서초 R&D 캠퍼스 내에 V2X(차량과 모든 개체 간 이통통신) 구현을 위한 퀄컴과 공동 연구소를 설립했고, 이달 27일 히어와 함께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 공동 개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LG전자는 차량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센서와 V2X(차량과 모든 개체 간 통신)을 통해 수집된 차량 및 환경 정보를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하는 커넥티드카 솔루션 개발을 내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 주행 시 충분히 생길 수 있는 돌발 상황을 첨단 기술 솔루션으로 막고, 안정적인 주행을 이끌겠다는 포부다.

쉐보레 볼트 EV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