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2018 스마트홈 주도권 두고 '격돌'

"기술 우위보다 소비자 위한 실용성이 관건"

홈&모바일입력 :2017/12/27 08:24    수정: 2017/12/27 10:04

집안에 있는 모든 가전 제품들이 통신망에 연결돼 손쉽게 제어하고 각종 편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홈 시대가 다가왔다. 국내에서도 관련 제품과 서비스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스마트홈은 스마트 디바이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제품과 솔루션이 활용되고 새로운 서비스를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한 만큼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8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홈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한층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홈 시장은 지난해 330억 달러(약 35조5천억 원)에서 연평균 24.2% 성장해 2020년에는 710억 달러(약 76조5천억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2018년 19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20년까지 사물인터넷 가전, 개방형 사물인터넷 플랫폼, 빅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홈 서비스 등 첨단 가전 분야에 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IoT와 A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가전과 전략을 내세운 데 이어 내년에는 사업전략을 한층 가시화하고 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스마트홈 솔루션이 적용된 가정 모습.(사진=LG전자)

■삼성, 독자 기술로 스마트홈 생태계 주도권 확보 나서

삼성전자는 내년 독자 기술을 주축으로 연결성을 한층 강화해 사용자들의 스마트 솔루션 사용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개방형 생태계 확대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회사는 ▲음성인식·AI 기반 사용자 경험(UX) ▲기기를 간편하게 연결·제어하는 플랫폼 ▲클라우드 기반 외부 생태계 강화 등 방침을 기반으로 스마트홈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가전 전 제품에 스마트 기능을 탑재해 연결성을 확대하고 개별 스마트 가전의 UX를 강화해 서비스 연동 부가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 10월 '스마트싱스', '삼성 커넥트', '아틱(artik) 클라우드'를 통합한 IoT 서비스인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모든 사물인터넷 제품과 서비스를 통합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AI 음성비서 '빅스비(Bixby)'를 더한 가전들을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빅스비는 기존 스마트폰을 비롯해 스마트TV, 스피커 신제품 등에 탑재돼 IoT 허브 기기를 위한 컨트롤러로 운용되며 스마트홈 라이프스타일 구현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 빅스비 차기 버전은 스마트TV,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 어느 제품에서나 사용 가능하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이 밖에 삼성전자가 주축으로 있는 최대 IoT 표준화 단체 오픈커넥티비티재단(OCF) 회원간 다양한 기기와의 연동 서비스를 강화하며 개방형 생태계 구축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18년부터 출시되는 삼성전자 스마트가전 전 제품에는 OCF 규격이 탑재된다.

삼성전자 관계자(사진 왼쪽)가 IFA 2017 부스에서 빅스비 시연에 나서고 있다. 냉장고 내부를 빅스비 연동 스마트폰을 통해 볼 수 있다는 것이 메시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LG, 자체 기술+외부 협력으로 사용자 중심 솔루션 제공

LG전자는 자체 AI 기술과 외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사용 편의성을 높인 사용자 중심의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와는 다른 행보다.

LG전자는 개방형 전략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스마트홈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인공지능을 탑재한 생활가전들을 선보이고 모든 제품에 무선인터넷을 탑재해 AI 가전·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달에는 AI 브랜드 ‘씽큐(ThinQ)’를 론칭했다.

‘씽큐’는 ▲무선인터넷(Wi-Fi)을 통해 서로 대화하고 ▲오픈 플랫폼으로 모든 지식을 활용 ▲딥 러닝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해 똑똑해지는 LG인공지능 가전·서비스를 모두 아우른다. ‘씽큐’는 LG전자의 독자 인공지능 플랫폼 ‘딥씽큐(DeepThinQ)’를 비롯해 다양한 외부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LG전자의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된다.

LG전자는 지난 26일 딥씽큐 1.0을 전체 사업 조직에 배포해 관련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가속화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딥씽큐 1.0은 데이터 기반으로 음성·영상·센서 인식, 공간·인체 감지 등 기능을 갖췄으며 데이터 학습 등 딥 러닝 기술을 구현한다. 이 기술이 적용된 공기청정기,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은 외부환경과 사용자의 생활패턴에 맞춰 작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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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해에는 아마존, 올해엔 구글과 손을 잡고 AI를 활용한 스마트홈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예컨대 아마존의 음성인식 AI 플랫폼 '알렉사'를 탑재한 스피커 '아마존 에코'와 LG 가전과의 연동 서비스를 지원하거나 구글 AI 스피커 '구글홈'이나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기기와 주요 생활가전이 연동되도록 한다. 네이버 AI 플랫폼을 탑재해 사용자와 대화하며 가전의 정보를 확인, 제어할 수 있는 '씽큐 허브' 스피커를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독자 솔루션과 외부 협력 솔루션으로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하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결국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며 "기술 경쟁력의 우위보다는 어떤 솔루션이 소비자에게 더 높은 효용성을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