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ASMR, 오감 자극하는 마케팅 콘텐츠"

최세진 디저트올마이티 대표 인터뷰

인터뷰입력 :2017/12/11 16:32

'백색소음'으로 불리는 ASMR(자율 감각 쾌락 반응)이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에서 주요 분야로 등장하고 있다. ASMR은 특정 활동에 집중해야 하거나 수면을 취하려고 할 때 크게 거슬리지 않는 정도의 소음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콘텐츠다.

이를 제품 홍보에 활용한 업체가 있다. 디저트올마이티가 운영하는 디저트 큐레이션 커머스 플랫폼 '디저트픽'이다.

디저트픽은 디저트를 먹는 ASMR를 비롯해 웹드라마 콘텐츠 등 비디오 커머스로 페이스북 등 SNS에서 수십만회의 조회수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7월에서야 커머스 채널을 출시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근시일에 이룬 성과다.

영상 콘텐츠와 마케팅으로 디저트의 온라인 판매 활성화에 앞장서겠다는 최세진 디저트올마이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저트픽 페이지.

■공군에서 카페 사장으로, 온라인으로

최 대표는 공군으로 근무하면서 온라인 콘텐츠 마케팅을 담당했다. 이후 '카페보라'라는 카페 브랜드를 창업하면서 디저트 업계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가 디저트에 관심을 뒀던 이유는 여러 종류 음식 중에서도 콘텐츠·스토리텔링이 중요한 분야라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프라인 시장에서 발로 뛰는 동안 노력에 비해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다고 느꼈던 그는 콘텐츠를 홍보했던 경험을 떠올리고, 온라인 비디오 커머스 도전을 결심했다.

비디오커머스 채널도 많고, 디저트 온라인 판매 채널도 많지만 두 가지를 결합한 플랫폼은 당시 흔치 않았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우선 비디오커머스에 적절한 제품을 탐색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바로 가격이 합리적이고, 트렌디한 디자인에 칼로리가 높지 않은 제품들이다.

디저트픽은 이런 기준을 갖고 유명 디저트 브랜드의 상품들 중 온라인 판매에 적절한 제품을 탐색, 입점하고 비디오 커머스도 제작하고 있다.

최세진 디저트올마이티 대표.

■"커머스 채널 변별력 사라져…답은 콘텐츠"

회사는 지난 8월 매쉬업엔젤스 등으로부터 시드 투자도 유치했다. 최 대표는 "투자를 받고 나서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사업의 핵심인 콘텐츠에 전문 인력을 채용하려 애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성이 바로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전의 영상 제작 과정에 익숙해 영상 하나에 시간과 예산이 많이 소비됐다. 트렌드에 민감한 디저트는 속도전이라 생각한 최 대표는 잠재 손해를 감수하고 전문성보다는 센스와 끼 위주로 평가해 영상 인력을 채용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들이 직접 시행착오를 겪고, 영상 콘텐츠의 구매 전환율 등 성과를 관찰하며 노하우를 쌓아 현재는 비디오커머스 분야에서 전문가로 불러도 될 정도로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단순 재미만 추구하는 게 아닌, 마케팅의 개념을 이해하는 영상 제작자는 구매전환율을 높이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며 "영상 분야의 경우 특히 급여가 낮고 업무 시간이 긴 편인데, 비디오 커머스 분야가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거라 본다"고 예측했다.

디저트픽의 비디오커머스.

■"비디오 커머스 반응으로 디저트 트렌드 예측"

제품 판매 데이터의 활용 방향을 묻자 최 대표는 최근 AI로 신제품을 만든 롯데제과의 사례를 들었다. 롯데제과는 지난 9월 '빼빼로 카카오닙스'와 '빼빼로 깔라만시 상큼요거트' 제품을 출시했다. IBM의 왓슨 시스템으로 소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반영한 제품이다, 내부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지만 두 달이 채 안돼 전량 판매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최세진 대표는 "디저트와 관련해 가장 많은 콘텐츠가 유통되는 곳은 SNS"라며 "비디오커머스를 앞으로도 많이 기획할 계획인데, 데이터 분석 노하우를 가진 인적 자원과 딥러닝 기술, 데이터가 결합되면 자사 채널에서 어떤 제품이 많이 팔릴 것인지 예측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직접 트렌드에 부합하는 상품을 제조하면서 유행에 민감한 디저트 시장에 신속히 대응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디저트는 반짝 흥행하는 성격이 있는 제품군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콘텐츠 성격을 부각시켜 주목 받을 시기에 매출을 늘려 인지도를 높이고, 시간이 지나면 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낼 제품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최세진 디저트올마이티 대표는 "해외에서는 건강 중시 트렌드에 부합하는 디저트 시장이 크게 성장해 관련 스타트업이 엄청난 금액에 엑싯되는 사례도 나타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오프라인 중심의 시장이라 규모가 매우 작은데 디저트픽과 같은 온라인 커머스 중심의 시장 전환을 통해 산업의 정체 흐름을 바꾸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디저트올마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