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S에 증강현실까지'...車 HUD 무한변신

첨단으로 진화하는 HUD 기대감도 높아져

홈&모바일입력 :2017/11/29 16:24

자동차 안전 주행의 필수 장치로 손꼽히고 있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up Display, 이하 HUD)가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주행정보, 속도계 등을 뛰어넘어 디자인 변화까지 이뤄낸다는 것이 완성차 업체의 미션이다. 이같은 현상은 향후 증강현실 HUD 조기 도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HUD의 가장 큰 장점은 운전자의 전방 시선 유지다. 차량 중앙에 위치한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나 계기반 디스플레이를 보기 위해 눈동자를 여러 차례 돌리지 않아도 된다.

주행 도중 전화가 오거나 음성인식 관련 안내를 실행하면, 차량 센터페시아 중앙 디스플레이 화면이 전환되는 일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초행길인 운전자들은 주행 도중에 여러 차례 지도 버튼이나 '현위치' 버튼을 눌러야 한다. 하지만 HUD는 이와 상관없이 계속 주행정보와 경로 등을 표출해준다.

고급차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HUD는 이제 소형 SUV와 준중형 해치백 등에도 탑재되고 있다. 심지어 대중형 친환경차까지 HUD의 탑재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맞이하면 차를 소유한 모든 사람들이 HUD 기능을 접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르노삼성 SM6에 탑재된 컴바이너 형태의 헤드업디스플레이 (사진=르노삼성)
컴바이너형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기존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달리, 별도 유리가 장착돼 주행정보가 투여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ADAS 기능 표출에 적합한 HUD

자동차 업계에서는 HUD가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기능 표출에 적합한 도구로 보고 있다.

ADAS 기능은 주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유지보조시스템, 차선이탈경보시스템, 전방충돌방지시스템 등으로 나눠진다. 이 기능들을 모두 활용하면 평균 약 20초 내에 두 손과 두 발을 뗀 상태로 반자율주행을 즐길 수 있다.

ADAS 기능과 HUD가 모두 탑재된 국내 완성차는 크게 ▲제네시스 EQ900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G70 ▲현대차 그랜저 ▲현대차 코나 ▲기아차 K9 ▲기아차 K7 ▲기아차 스팅어 ▲르노삼성 SM6 등이 있으며, 수입차에서는 ▲BMW 7시리즈 ▲BMW 5시리즈 ▲볼보 XC90 ▲볼보 S90 ▲볼보 XC60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등 무궁무진하다.

제네시스 HDA 시스템이 작동중임을 뜻하는 G80 헤드업 디스플레이 (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차그룹 차량 HUD에는 측면충돌경보, 전방충돌경보, 차선유지보조시스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 등을 담아낼 수 있다. 이중 측면충돌경보는 운전자의 차선변경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HUD가 없는 차량의 경우 차선변경시 사이드 미러에 위치한 불빛 점등 여부만을 확인해야 했다.

현대차그룹 HUD의 최대 단점은 바로 스티어링 휠 소지 관련 경고 문구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경고 문구는 계기반 클러스터에 등장하기 때문에 전방 주시 의무를 지키면서 ADAS 기능을 쓰는 운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BMW와 볼보 등 수입차 업체의 HUD는 현대차그룹의 단점을 보완한 형태로 제작됐다. 운전자가 일정 시간 이상 스티어링 휠에 손을 잡지 않으면 “조향하십시오(볼보)”라는 메시지를 띄우거나 스티어링 휠 소지를 의미하는 그래픽을 표출시킨다.

애프터마켓 업계도 ADAS 기능이 강조된 HUD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팅크웨어 HUD 제품 'IH100' (사진=팅크웨어)

팅크웨어는 아이나비 X3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신호변경알림, 보행자인식경고, 차선이탈경보 등을 표출시킬 수 있는 IH100 제품을 지난 10월 30일 내놨다. 팅크웨어 뿐만 아니라 다른 자동차 관련 중소업체들도 ADAS 기능이 들어간 HUD 기술 개발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컴바이너형 HUD로 디자인 변경 꾀하는 현대차

현대차그룹은 컴바이너형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한 HUD 디자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같은 시도는 내년 현대차의 첫 출시 차량으로 선보일 2세대 신형 벨로스터가 될 전망이다.

컴바이너형 HUD는 차량 운전석 앞 대시보드에 별도 유리창을 설치해 주행정보를 비추는 방식이다. 자동차 윈드쉴드에만 보여줬던 고급 차량의 HUD와는 다른 구조다. 소형 SUV 코나는 현대차그룹 중 최초로 이같은 방식을 채택했고, 르노삼성 SM6와 MINI 등이 이와 비슷한 방식의 HUD를 쓰고 있다.

현대차는 원형 RPM 게이지 디자인을 신형 벨로스터 컴바이너 HUD에 새겨넣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하면, 기존에 현대차와 기아차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HUD 화면이 등장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이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 구동 화면 (사진=현대자동차그룹 HMG저널)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신형 벨로스터에는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된 컴바이너형 HUD가 장착된다.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여러 후보군 중 RPM 게이지 디자인을 벨로스터에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좀 더 달리고 싶은 이미지를 살리기 위한 방법 중 원형 RPM 게이지를 HUD 화면에 넣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이러한 시도는 향후에 출시될 차량에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 주행에 필요한 회생제동 에너지 강도, 배터리 소모 현황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디자인도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강현실 HUD 개발 속도 빨라질까.

HUD 업계의 다음 미션은 바로 증강현실이다.

증강현실은 말 그대로 실제 사물을 기반으로 그래픽을 입히는 기술이다. 도로에 색을 입혀 차선 변경 및 교차로 좌회전, 우회전을 유도할 수 있고 과속방지 위험성을 더욱 쉽게 알리는데 큰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증강현실 HUD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차량의 도로와 차선 등에 그래픽을 입혀 운전자의 쉽고 안전한 운전을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2021년 상용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컴바이너형 HUD의 상용화가 빨리 이뤄진다면 더 빨리 증강현실 HUD가 상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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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D 기술이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바로 선글라스 착용시 시인성 확보 여부다.

후안 앨버레즈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프로덕트 마케팅 매니저는 지난 8월 22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 TI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선글라스를 낀 운전자가 다른 회사의 증강현실 기반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살펴볼 경우, 콘텐츠 자체가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생길 것”이라며 “DLP(디지털 라이트 프로세싱) 디스플레이 기술이 적용되면 선글라스를 껴도 문제가 없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