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비 속 '아이폰X' 심야 구매행렬...흥행 촉각

[르포] 24일 0시, 프리스비-윌리스 출시 행사 현장

홈&모바일입력 :2017/11/24 02:21    수정: 2017/11/24 09:51

애플이 10주년 기념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X(텐)'을 오늘 국내에 출시했다. 차가운 겨울 바람도, 갑작스럽게 휘몰아치기 시작한 눈도 아이폰X을 향한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막진 못 했다.

아이폰X 출시 첫 날인 24일 자정(0시), 서울 강남대로에 위치한 애플공인대리점(APR)인 프리스비 강남스퀘어점 앞에는 약 150명의 소비자들이 줄을 이었다. 프리스비는 이날 이례적으로 명동점(8시 판매 시작)보다 8시간 가량 앞당긴 0시부터 3시까지 강남스퀘어에서 아이폰X 출시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눈바람이 휘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목도리와 장갑, 담요 등으로 무장한 소비자들의 우산 행렬이 길게 늘어서면서 보행자들의 시선을 이끌었다. 추운 날씨에도 곧 손에 쥘 아이폰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졌다. 대기자들은 프리스비 직원들이 나눠준 핫팩으로 손을 녹이며 자정이 되길 기다렸다.

프리스비 강남스퀘어점 앞 24일 0시가 되기 직전, 150여명의 소비자들이 아이폰X 구매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이윽고 0시가 되자 프리스비 매장 직원들의 카운트다운에 맞춰 환호소리와 함께 매장문이 오픈됐다. 아이폰X을 처음 손에 넣은 구매자는 이날 오후 6시부터 매장 앞을 지킨 송주현(19세)씨였다. 송씨는 이날 수능을 마치고 신도림에 가서 노트북을 산 후 건국대학교 부근으로 아이폰X을 구매하러 갔지만, 이 곳에서 0시에 더 빠르게 살 수 있다는 말에 달려왔다.

송씨는 아이폰X 256기가바이트(GB) 모델을 구매했다. 그는 "오늘 수능 느낌도 좋고 부모님이 사주신 아이폰X을 갖게 돼 행복하다"며 "2014년 아이폰6를 샀다가 제품을 도난 당한 후 팬택 베가 아이언2 등 구형 스마트폰으로 버티다가 아이폰X을 사게 됐다"고 말했다.

송주현씨는 컴퓨터 분야에 관심이 많아 정보보호 관련 대학원에 진학하는 게 꿈이다. 웹 개발뿐 아니라 모바일 개발 공부도 하고 싶다는 바램을 갖고 있다. 송씨는 "아이폰X을 사면 X코드(XCode)로 만든 앱을 올려서 테스트하고 고성능 게임머신으로 쓸 것 같다"며 "부모님의 마지막 지원으로 산 제품이고 앞으로는 일해서 사려고 한다"고 웃으며 설명했다.

프리스비 강남스퀘어점의 아이폰X 1호 구매자 송주현(19세)씨.(사진=지디넷코리아)

송씨는 또 아이폰X의 성능에 대해 "새로 탑재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최적화된 애플의 운영체제 iOS 11이 가장 기대된다"며 "(최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 번인 현상이 있었지만, 동일한 소재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삼성 스마트폰도 써봤지만 번인이 없었다. 강한 믿음으로 정신 승리를 해 보겠다"고도 전했다.

프리스비는 아이폰X 출시 후 처음으로 아이폰 신제품을 두 대씩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프리스비 관계자는 "다른 리테일 스토어보다 아이폰X 물량을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주변 지인의 한 명분까지 함께 살 수 있어 구매 편의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구매자들은 아이폰X 실버 색상의 256GB 모델을 가장 선호하는 모습이었다. 아이폰X은 실버와 스페이스 그레이 색상으로 출시된다. 출고가는 64GB 모델은 142만원, 256GB 모델은 163만원으로 책정됐다.

윌리스 신사점에서는 60여명의 대기자가 줄을 이었다.(사진=씨넷코리아)

같은 시각에 아이폰X 판매를 시작한 애플 리셀러 윌리스 신사점에서는 60여명의 대기자가 줄을 이었다. 이날 1호 구매자는 오후부터 줄을 섰던 김성준(24세)씨였다. 김씨보다 먼저 왔던 군인도 있었지만 중간에 집에 돌아가면서 1호 구매자가 바뀌었다.

아이폰만 줄곧 사용해왔다는 김씨는 이날 아이폰X 실버 색상 64GB 모델을 구매했다. 그는 "갑자기 1호 구매자가 돼 얼떨떨하고 좋은 것 같다"며 "아이폰3GS를 시작으로 아이폰4, 아이폰5, 아이폰7플러스를 사용해왔고 아이폰X을 구매하게 됐다. 올해 샀으니 2019년쯤 다시 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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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이폰X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처음 스마트폰을 아이폰으로 사용해서 그런지 정이 많이 가고 무엇보다 10주년, 제일 기념작일 것 같아서 구매하게 됐다"며 "이번 제품에 대해 디자인이 별로라고들 하는데 난 마음에 들어서 구매하는 것이다. 아이폰X의 애니모지가 신기해보여서 가장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윌리스 신사점의 아이폰X 1호 구매자 김성준(24세)씨가 판매대 앞에 있다.(사진=씨넷코리아)

한편, 아이폰X은 5.8인치 베젤리스(테두리가 없는) 화면, 후면 듀얼 카메라, 지문인식을 대체하는 안면인식 기능 '페이스ID',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 무선충전, 얼굴표정을 감지해 3D 이모티콘으로 만들어주는 '애니모지' 기능 등 증강현실(AR) 콘텐츠 기능들이 탑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