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권 바로고 대표 “배달대행계 쿠팡 되겠다”

“배달기사에 더 큰 기회 제공...모두가 윈윈”

중기/벤처입력 :2017/11/16 07:54

언제부턴가 음식을 배달하면 자체 배달기사가 아닌 ‘바로고’나 ‘부릉’과 같은 배달대행 기사들이 찾아온다.

아직 충분히 만족스럽진 않지만 비교적 통일된 복장과 친절함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엿보인다.

쿠팡이 쿠팡맨을 통해 고객 감동을 실현한 것처럼 사용자와 가장 가까이서 마주하게 되는 배달기사들도 어느 순간부터 복장을 통일하고 ‘서비스 마인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이태권 바로고 대표에 따르면 국내 외식 시장은 대략 9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중 배달 시장이 15조, 비배달 시장이 75조 정도 되는데, 배달건수로 환산해 따졌을 때 바로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아직 한참 더 회사가 커야 된다는 뜻도 되지만, 그 만큼 배달대행 시장이 성장 가능성 있는 블루오션이란 풀이도 된다. 내년 최저시급이 인상되면 배달대행업은 더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체 배달기사를 줄이는 곳들이 늘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고는 지난 10월 월 전체 콜 수가 175만 건으로 나타났다. 경쟁사인 메쉬코리아 부릉이 월 약 65만 건 정도의 콜 수를 기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와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치다. 또 등록 기사 수는 2만2천 명에, 지사 수는 290여개에 달한다. 매일 활동하는 배달기사 수는 평일 4천~5천, 주말 6천~7천 명 가량 된다. 직영으로 운영하는 지사는 총 4곳이다.

이태권 대표는 앞으로 가맹점과 지사, 배달기사 등을 늘려 배달기사들이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같은 시간을 일하더라도 더 많은 곳으로부터 콜을 받을 수 있도록 IT 기술을 접목한 시스템과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되면 고객과 마주하게 되는 기사들의 태도와 서비스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태권 대표는 “신사업 조직에서 배달기사들이 효율적으로 최적의 동선을 찾아 묶음 배송할 수 있는 클라우드 소싱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며 “이를 통해 한정적인 배달기사의 문제를 해결하고, 가맹점들이 더 많은 주문량을 소화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배달 기사들의 안전과 소속감 등을 위해 복지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현재 투자 유치를 위해 3~4곳과 긴밀히 협의 중인데, 투자금을 통해 현재 유상으로 구매해야 하는 바로고 유니폼 등을 무상으로 지급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직영점부터 직원들을 정규직화 하고, 이를 각 지사들이 따라갈 수 있는 지원책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별도로 배달기사 대상의 고객 응대 캠페인 영상을 만들어 고객 서비스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지속적인 교육 강화로 배달 기사들의 안전과 고객 서비스를 끌어올릴 계획”이라면서 “배달기사들이 종합보험도 들지 못한 채 열악한 상황에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도 보다 깊이 고민하고, 보험사 등과의 제휴로 도움을 주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4~5개월 정도면 손익분기점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돼 투자 유치는 조금 여유 있게 보는 상황이다”며 “바로고의 브랜드를 높이고 배달기사 복지 지원 등을 통해 이들이 바로고에서 일한다는 자부심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태권 대표는 앞으로 가맹점을 더욱 늘림으로써 더 효율적인 배달을 실현하고, 이들의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또 다른 가능성을 엿본다는 구상이다.

촘촘한 가맹 네트워크와 가맹점들의 인기 메뉴, 그리고 콜 수 등을 바탕으로 하나의 프랜차이즈를 만들고 이를 사업화 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는 판단이다.

사용자가 편의점에 보낼 물건을 맡기면 바로고 기사가 받을 사람의 근처 편의점까지 물건을 옮겨주는 편의점 간 배송도 준비 중이다. 홈쇼핑사와는 반품 수거 논의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연거푸 바로고 기사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싶다고 피력했다. 그래야 결국 가맹점과 바로고 모두가 함께 성장하고 웃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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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권 대표는 “바로고는 많은 분들한테 기회와 일자리를 주고 싶다. 또 기업들이 근거리 배송을 하고 싶을 때도 바로고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배달기사들에게 일의 기회를 많이 줌으로써 쿠팡맨보다 더 따뜻한 서비스를 실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배달대행 시장은 매년 약 15%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무리한 출혈 경쟁은 무의미 하다”며 “내년까지 이륜차 배달대행 시장에서 초석을 닦아 그 이후에는 보다 자신 있는 성과와 목표치를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