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지는 자율차, 스스로 돌발상황 막는다

장애물 회피, 단계별 제동 등 사고 방지 기술 더해져

카테크입력 :2017/11/08 14:53    수정: 2017/11/08 15:23

자율주행차 사고시 과연 누구에게 책임이 있을까. 이같은 고민은 자율차 기술을 만들고 상용화 시킨 완성차 업체 책임이 크다는 주장과 자율주행차의 오류 가능성을 미리 유의하지 못한 운전자의 책임이라는 주장으로 나눠진다.

하지만 미래에는 인류 스스로 이같은 고민을 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업체들과 부품 업체들이 자율주행차 사고 방지를 위한 차별화 기술을 앞다퉈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르노는 지난 7일(현지시간) 업계 최초로 빠른 시일 내에 전방 장애물 회피가 가능한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술이 프로 자동차 테스트 드라이버만큼의 회피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르노는 기술 검증을 위한 목적으로 장애물 회피 자율주행 기능이 더해진 순수 전기차 ‘ZOE(조에)’를 공개하고, 이 차량의 장애물 회피 시연 영상도 소개했다.

르노는 장애물 회피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조에에 ‘캘리(CALLIE)’라는 애칭을 붙였다. 캘리는 프로 드라이버들의 장애물 회피 능력을 스스로 배워가며 좀 더 나은 장애물 회피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했다는 것이 르노 측 설명이다.

르노 장애물 회피 자율주행 기술은 오는 2022년 완전 자율주행차 출시에 중요한 역할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확도가 더욱 높아진다면 2022년 이전에 출시되는 모델에도 장애물 회피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장애물 회피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르노 순수전기차 ZOE 테스트 차량 (사진=르노)
'캘리'라는 애칭이 더해진 르노 'ZOE' 테스트 차량은 고속주행시 나타나는 전방 장애물을 스스로 피한다. (사진=르노)

*영상=장애물 회피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르노 '조에' 시연 장면(르노 자체 제작)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자동차는 언제든지 브레이크 등의 핵심 부품에 오작동이 날 수 있다. 완전 자율주행차가 브레이크 부품 고장을 감지하지 못하면, 예상치 못한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콘티넨탈 코리아는 이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지난 6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테크라이드’ 미디어 체험 행사를 열었다. 콘티넨탈 코리아는 이 자리에서 첨단 브레이크 기술 'MK C1'이 탑재된 차량을 직접 준비하기도 했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자동차는 도로 정체 상황이나 비상 상황 감지시 전자식 브레이크 시스템(EBS)을 직접 작동시켜야 한다. 이 EBS는 운전자가 개별적으로 원하는 차간 거리와 차량 주행 속도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다.

콘티넨탈의 'MK C1' 기술은 자율주행 도중 EBS 시스템이 고장났을 때 자동 제동을 도와준다. 운전자가 브레이크 고장으로 당황하지 않도록 고안해낸 것으로 보인다.

콘티넨탈은 완전 자율주행시 브레이크 고장을 방지하기 위한 자체 기술 마련에 전념하고 있다. (사진=콘티넨탈)

콘티넨탈 관계자는 “MK C1 시스템은 운전자와 상호작용 없이도 필요한 감속 수준을 보장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작동하며, 유압식 브레이크 확장장치를 결합해 고도의 자율주행을 위한 이중 브레이크 시스템을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브레이크 뿐만 아니라, 전조등 자체도 고장으로 인해 켜지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완전자율주행 모드 주행시에도 이같은 돌발상황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전조등 없이도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은 포드가 이미 지난해 구현한 바 있다.

포드는 지난해 3월 1일 벨로다인 사가 제작한 라이다(LiDAR) 센서와 3D 지도가 어떻게 서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자율차 야간 주행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에 동원된 차량은 퓨전 하이브리드 모델로 포드의 자율차 테스트에 자주 쓰이고 있는 모델 중 하나다.

전조등 없이도 주행이 가능한 포드 퓨전 하이브리드 기반 자율차 주행 장면 (사진=포드)

포드의 이같은 실험은 성공리에 끝났다. 자율주행차에 탑재된 라이다 센서가 초당 280만개의 레이저파를 발사해 주변 도로 상황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이 레이저파는 어두운 밤에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조등 고장으로 인한 완전자율차 오너들의 걱정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그럼 우리나라 완성차 제조사들은 어떨까.

현대차의 경우, 제네시스 G70에 자전거를 탄 보행자의 움직임까지 감지할 수 있는 FCA(긴급자동제동, 이전부터 AEB라고 알려진 기능) 기능을 최초로 탑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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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는 차량과 자전거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충돌상황을 테스트했으며, 전방 카메라와 전방 레이더가 보내는 이미지와 데이터를 지능적으로 융합해 처리하는 ‘센서 퓨전(sensor fusion)’ 기술을 더욱 고도화했다”고 설명했다.

G70에 적용된 '센서 퓨전' 기술은 독자적인 판단 로직(논리회로)을 통해 전방에 출현한 자전거 위치와 이동 속도 인식의 정확성을 높여주는 것을 말한다. 만일 이 '센서 퓨전' 기술이 고도화되면 완전 자율주행차 탑재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네시스 G70에 탑재된 자전거 충돌 방지 보조 기술 예시도 (사진=제네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