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파문 한샘, 쇼핑몰서 퇴출 위기

"방송·행사 일시중단...판매 중단 검토"

유통입력 :2017/11/06 15:03

홈쇼핑과 온라인쇼핑몰 업체들이 최근 사내 성범죄 파문이 일고 있는 가구 제조·유통 기업 한샘 상품 방송을 무기한 연기하거나, 행사·판매 중단을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샘 성폭행 논란은 이 회사 신입사원이라고 밝힌 한 여성이 사내에서 성추행·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달 29일 인터넷에 게재한 글이 발단이 됐다.

이 여성은 그 글에서 같은 회사 동기 남직원과 신입사원 교육 담당자, 인사팀장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일 이후 파문이 커지면서 문제의 기업이 한샘이라는 사실도 알려졌다.

홈쇼핑이 사회적 추문을 이유로 방송 퇴출을 논의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픈마켓들 역시 한샘 제품과 관련한 행사를 중단했다. 다만 상품에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니라 판매 중단 조치까지는 취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샘

■홈쇼핑 "판매 중단 놓고 내부 회의중"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한샘 제품 방송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하고 5일 저녁 시간에 잡혀 있던 '칼리아x한샘 마테라소파' 판매방송부터 적용했다.

롯데홈쇼핑에서 5일 오전 방송된 '한샘 올인원 하이클래스 시스템키친' 매출이 평소보다 약 1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현재 한샘 제품 판매 여부를 놓고 내부 회의에 들어간 상태다.

GS홈쇼핑과 CJ홈쇼핑도 마찬가지다. 업체들은 이번 주에 잡혀 있는 방송 일정 진행 여부를 두고 회의에 들어갔다. 또 향후 방송 일정은 잡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방송 프로그램 하나가 취소되려면 이를 대체할 판매 방송이 준비돼 있어야 하는 홈쇼핑 업체의 경우 판매 중단이 쉽지만은 않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에 잡혀 있는 방송 일정을 비롯한 향후 한샘 제품 방송 계획에 대해 내부 회의 중"이라며 "온라인 유통 같은 경우 판매 페이지를 내리면 그만이지만, 홈쇼핑 방송은 대체 방송을 꾸리기 위해서는 해당 상품의 재고가 충분한지 확인해야 하는 등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홈쇼핑 업계가 납품업체의 사회적 평판을 고려해 방송 판매 중지를 고려하는 경우는 드문 사례다. 지난 2015년 4월 가짜 논란으로 판매가 중지됐던 백수오나, 중금속 파문으로 인해 판매가 중단된 바 있는 황토팩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그간 판매 방송이 중단된 경우는 제품의 하자 여부와 관련돼 있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옥시 사태 등을 거치며 국민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갖는 관심이 커졌다"며 "홈쇼핑 업계가 이번 사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또한 그런 추세가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온라인 쇼핑몰 "한샘 행사 중단...판매 중단은 어려워"

온라인 유통가에서는 일단 한샘 제품과 관련된 행사를 중단한 상태다. 오픈마켓 지마켓은 4일부터 관련 딜이나 행사 일체를 중단했다.

11번가도 예정돼 있던 행사를 중단한 상황이다.

다만 판매 중지의 경우 판매자 권리 침해 문제가 얽혀 있어 상품 품질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있지 않는 이상 무작정 실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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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은 홈쇼핑 채널이 포함된 온라인 매출의 비중이 전체 대비 약 10% 정도로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샘 측이 피해자를 회유하고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소비자 불매 운동이 점차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