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사라진 아이폰8, 韓 흥행 기상도는

사전예약도 줄어…'아이폰X 출시'때까지 관망?

방송/통신입력 :2017/11/03 16:52

안희정, 이은정 기자

애플 아이폰8과 8플러스가 3일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전 같지 않았다.

사전예약자는 전작인 아이폰7때보다 확연히 줄었다. 출시 당일 개통을 위해 길게 늘어선 줄도 찾아볼 수 없었다. 통신업계에서는 아이폰8 예약자가 아이폰7 대비 60~70%이라고 말했다. 아이폰X(텐)에 대한 대기수요와 기기결함 이슈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이런 현상은 지난 9월 한 발 앞서 아이폰8을 출시한 미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아이폰X가 출시되자마자 아이폰8 중고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통신 4사는 "아이폰8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 반응도 시큰둥하다. 이날 강남의 한 SK텔레콤 직영점 관계자는 "지난해 이 매장에서는 아이폰7의 경우 사전예약이 100건 정도 됐는데, 올해 아이폰8은 20건 정도"라고 말했다. 그만큼 아이폰8에 대한 시장 반응이 예전 같지 않다는 뜻이다.

이통사 중 유일하게 줄서기 이벤트를 연 광화문 KT 스퀘어 행사장 분위기도 지난해와는 사뭇 달랐다. 1호 가입자는 지난 31일부터 대기했지만, 2호가입자는 개통 전날인 2일 오후 4시부터 기다렸다. 며칠 전부터 많은 고객들이 대기하던 예전 풍경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날 KT스퀘어엔 행사 시작 시간이 다 되도록 70여명의 사전예약자만 줄을 서 있었다. 아이돌 우주소녀가 참석하면서 거의 2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들었던 지난 해 행사 때와는 딴 판이었다.

배터리 스웰링 이슈도 일정 부분 영향 미친 듯

고객들의 반응이 다소 시들해진 데는 '배터리 스웰링' 이슈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폰8 배터리 스웰링 문제는 지금은 어느 정도 사그라든 상황이다. 하지만 애플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이날 매장에 들른 한 소비자는 "아이폰8을 사려다가 배터리 문제 때문에 불안해서 실제 구매 후기 등을 보고 살 예정"이라며 "아이폰X이 출시되고 나서 (아이폰8)구매를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시장 반응에 대해 아이폰8이 아이폰7과 크게 다르지 않아 대체 제품이 많고, 특히 아이폰X 대기 수요가 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배터리 이슈와 관련 애플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아 이 문제를 지켜보는 소비자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아이폰8 시리즈의 반응이 예년 같지 않다"며 "전작보다 일부 성능은 좋아졌지만, 유사한 모습이라 새로운 구매 욕구가 쉽게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래도 매니아 층의 경우 아이폰 신제품에 대한 구매 니즈는 여전히 남아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통사 한 관계자는 "아이폰X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수요 예측이 쉽지 않다"며 "아이폰X가 출시되고 나서야 아이폰8에 대한 반응이 서서히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이통사 임원은 "아이폰X 출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공급이 부족할 것 같아 수요를 맞출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