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 “韓 익스피디아 꿈”

항공권 서비스 준비…내년 거래액 1천500억, 흑자 목표

중기/벤처입력 :2017/11/01 18:17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내국인 출국자 수는 2012년 1천373만7천명에서 2016년 2천238만3천명으로 증가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전년 대비 증가율이 각각 20%, 16%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2020년이 되면 해외여행 인구가 3천180만 명까지 늘어난다는 전망도 있다.

경기는 어렵지만 해외를 찾는 여행객들이 꾸준히 늘어난다는 뜻이다. 달리 보면 여행업계는 경기 불황에도 ‘나홀로 호황’을 누리는 셈이다.

자유여행 전문 서비스인 마이리얼트립도 늘어나는 해외여행객들 덕분에 성장세를 지속 중인 여행 전문 스타트업이다.

마이리얼트립의 다양한 강점. 특히 생생한 이용후기는 강력한 무기다.

가이드투어를 비롯해 액티비티, 입장권, 스포츠경기, 렌터카, 교통수단, 레스토랑 예약 등 여행의 즐거움을 더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5년 전 창업한 마이리얼트립이 항공이나 숙박이 아닌 현지에서 즐기는 투어&액티비티와 같은 경험상품에 주목한 이유는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 검색 및 예약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런 상품들은 기존에도 대형 여행사를 통해 예약이 가능했으나, 명소 외에는 생생한 정보를 얻기 힘든 한계가 있었다. 실제 여행객들이 어떻게 느꼈고, 어떤 경험을 했는지 솔직하고 생생한 후기를 찾는 일도 어려웠다. 실시간 예약이 안 되는 불편도 컸다.

이런 틈새시장을 본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자유여행에 시장성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당시만 해도 자유여행보다 패키지여행 시장이 주류였기 때문에 주위의 불안한 시선도 많았지만,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일찍 발을 디딘 덕에 월 거래액 65억원(9월 기준)을 넘는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내년에는 항공 예약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

마이리얼트립을 이용해 자유여행을 즐기는 모습.

“2012년 가이드투어 중계로 시작해 티켓패스, 액티비티 등 현지에서 즐기는 것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항공 서비스 진출을 계획하고 있고요. 자유여행자들이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들 계획입니다.”

현재 마이리얼트립에는 13만개가 넘는 여행자 후기가 쌓여있다. 9월 하루 예약 건수만 3천 건이 넘었고, 이 때 최고 월 거래액 65억원도 찍었다.

이 같은 성과가 가능한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 해외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현지에서 모바일로 바로 예약할 수 있고, 여행객들이 참고할 만 한 생생한 후기가 많아서다.

“항공권이나 숙박 예약을 하는 건 쉬운데, 자유여행을 준비할 때 내가 런던에 가서 어딜가지 생각하면 쉽지 않아요. 마이리얼트립은 여행지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을 찾아보고 바로 예약도 할 수 있죠. 입장권, 셔틀, 뮤지컬, 투어 등이 다 있습니다. 판단이 쉽지 않을 때는 하루에 700개 정도 쌓이는 후기가 마이리얼트립 이용자에게 좋은 길라잡이 역할을 하죠.”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

마이리얼트립은 지난 달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알토스벤처스, IMM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네이버펀드, IBK캐피탈 등으로부터 총 7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금액은 123억원에 달한다.

투자사들이 마이리얼트립에 주목한 이유는 회사 자체의 경쟁력도 크지만, 여행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또 패키지여행보다 자유여행객들이 증가하는 추세도 투자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투자사들이 여행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것 같아요. 자유여행 시장에서 가장 잘 활동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마이리얼트립이라는 판단을 한 것 같고요. 역량도 역량이지만 시장에 배팅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동건 대표에 따르면 국내 여행 시장은 패키지여행보다 자유여행 규모가 더 크다. 그럼에도 하나투어나 모두투어와 같은 대형 여행사들이 여전히 패키지여행에 집중하는 이유는 유통 과정에서 더 많은 마진을 남길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대형 여행사들이 자유여행 시장에 쉽사리 뛰어들지 못하고 여전히 패키지여행 중심의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마이리얼트립은 미리 예약하지 않아도, 현지에서 위치 기반으로 주변에서 즐길 수 있는 여행 상품들을 찾아보고 예약할 수 있다.

“비즈니스 수익을 내야 하는데 대형 여행사들은 패키지 유통 구조를 통하면 마진을 잘 낼 수 있게 최적화 돼 있습니다. 이들이 자유여행 서비스를 하면 이런 마진이 다 빠지기 때문에, 결국 다시 패키지여행 중심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투어나 모두투어도 자유여행 코너가 있지만 사용자들은 잘 몰라요. 이에 최적화 돼 있지 않기 때문이죠. 과거에는 브랜드의 맹신이 강했지만, 지금처럼 정보가 차고 넘치는 시대에 힘을 발휘하는 무기는 이용자의 생생한 후기입니다.”

이동건 대표의 목표는 마이리얼트립을 ‘한국의 익스피디아’로 만드는 일이다. 좋은 기회가 있다면 인수합병이나 기업공개 등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여행 종사자들이 좋은 처우를 받으면서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데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내가 여행갈 때 떠오르는 서비스가 되고 싶어요. 익스피디아처럼 말이죠. 또 여행업은 참 멋있고 행복한 일인데, 여행 종사자는 연봉도 낮고 열악해요. 이직률이나 퇴사도 많고요. 미국의 에어비앤비, 익스피디아, 부킹닷컴처럼 가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기술 중심의 멋있는 좋은 기업문화를 갖춰 정당한 대우를 하는 여행사가 되고 싶어요. 올해 거래액은 50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내년에는 1천500억원 거래액과 흑자전환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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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얼트립으로 현지에 살고 있는 가이드를 소개 받아 부담 없는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끝으로 평소 여행을 즐기는 이동건 대표는 마이리얼트립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간단한 여행 팁을 알려줬다. 일정에 쫓기지 말고 마음 편히 즐기라는 것이다.

“너무 (일정을) 빡빡하게 짜지 말아야 해요. 2시에 어디가고, 4시에 어디 가야지 하지 말고, 변수에 마음을 기울여 보세요. 5일 여행을 한다면 2일 정도는 일정을 안 짜는 것도 좋아요. 그러다 근처에서 뭐 할 거 없나 생각이 들 때 마이리얼트립을 쓰면 좋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