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몸살 앓는 중국, '공유 택배상자' 확산

유통 공룡 쑤닝 11일 부터 13개 성시에 투입

인터넷입력 :2017/11/01 08:07

택배 물량 확대로 인한 종이 상자 쓰레기 환경 오염 문제가 부각된 중국에서 '공유하는 택배 상자'가 등장했다. 올해부터 시작된 이 변화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에서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공유 택배함은 일종의 '순환 상자'다. 택배 배달원이 플라스틱 공유 택배함 속에 있는 상품을 전해주고 난 이후 다시 택배함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한 상자가 이렇게 약 수천 회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상자는 중국의 전자제품 유통 공룡인 쑤닝이 택배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쑤닝의 통계에 따르면 한 상자가 2000회 순환될 경우 10년 생 나무 한 그루를 살릴 수 있는 분량의 종이를 아낄 수 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꼽히는 올해 11월 11일 '싱글데이' 쇼핑절기를 앞두고 쑤닝은 13개 성시에 이 상자를 투입, 2018년까지 20만 개의 상자를 적용할 계획이다.

중국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쑤닝의 '공유 택배 상자' 이미지 (사진=쑤닝)

쑤닝 이외에 알리바바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차이냐오 네트워크, 중국 최대 물류 회사인 SF익스프레스의 신선물류 배송 등 일부 운송 서비스 역시 이같은 공유 택배 상자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상자 내부에 얼음팩도 동봉한다.

단 이같은 공유 택배 상자의 원가가 비교적 높기 때문에 택배 배달원이 상자를 잃어버리거나 상자가 훼손되면 80위안(약 1만3천505원)을 배상해야 한다.

문제점도 있다. 일부 중국 네티즌은 택배 수령인이 집에 없을 때 택배 배달원의 상자 수거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일종의 '택배상자 공용 수거 공간' 혹은 편의점 체인과의 협력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제안도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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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공유 택배 상자가 택배원의 업무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택배원들의 업무가 늘어나고 효율이 낮아지면서 월급은 오르지 않을 것이란 우려다. 베이징시의 한 택배 배달원은 택배함 수거에 따른 업무 시간이 늘어나고 차량에 실을 수 있는 상자 개수 역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택배함이 규격에 맞춰 나오기 때문에 차지하는 공간 역시 커질 것으로 봤다.

중국 택배 협회 관계자 역시 기존의 택배 상자는 소비자 손에 택배를 전달해주면 끝났지만 순환될 경우 택배 회사의 원가가 높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택배회사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