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AI 스피커 '프렌즈‘ 써보고 말해보니...

내부 배터리, 디자인 강점…콘텐츠는 아직 부족

인터넷입력 :2017/10/30 16:13    수정: 2017/11/02 15:25

카카오가 ‘라이언’, ‘어피치’ 카카오프렌즈 피규어를 앞세워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선보인 데 이어, 네이버가 라인프렌즈 ‘브라운’, ‘샐리’ 캐릭터 디자인을 입힌 ‘프렌즈’ 스피커를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두 기기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면서 AI 스피커 구매를 고려하는 적지 않은 고객들이 어떤 제품을 선택할지 저울질 하는 모습이다.

국내 대표 포털사의 AI 스피커 경쟁이 날로 뜨거워지는 가운데, 카카오미니에 이어 네이버 AI 플랫폼 클로바가 적용된 프렌즈를 직접 체험해 봤다.[☞프렌즈 언박싱 리뷰 동영상 보기]

비슷한 듯 하면서도 각 제품의 강점이 서로 다른 만큼, 사용자 취향에 따라 카카오미니와 프렌즈를 선택하는 사용자들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프렌즈 리뷰와 동시에, 도움이 될 만한 두 기기의 몇 가지 차별점을 짚어봤다.

브라운의 코와 입이 있는 부분은 섬세하고 입체적인 디자인을 나타냄과 동시에 액션 버튼으로도 사용된다. 이 액션버튼을 이용하면 오디오 재생 및 일시 정지, 1초 이상 누르면 음성명령을 시작할 수 있다. 스피커의 하단부에는 LED 램프가 있어 음성을 들을 때는 녹색으로, 수행할 때는 주황색으로 변한다.

■ 프렌즈, 맥락 이해한 대화·휴대성 탁월

프렌즈는 네이버-라인의 AI 플랫폼 클로바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다. 클로바 앱을 다운로드 한 뒤, 앱에서 와이파이 설정과 네이버 뮤직 등과 연동하면 원활한 사용이 가능하다.

프렌즈는 카카오미니와 마찬가지로 맥락을 이해하고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 이를테면 “오늘 날씨 알려줘”라고 대화를 시작한 뒤 “내일은?”이라고 물으면 해당 지역의 내일 날씨를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이는 "제주도는?", "미세먼지는?" 등으로 질문과 답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프렌즈 밑면에 전원 버튼이 있다. 네이버-라인의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가 적용됐다는 뜻의 '클로바 인사이드' 글자가 눈에 띈다.

“클로바”, “샐리”와 같은 기기 이름을 연거푸 부르지 않아도 기기가 이전 대화와 연관된 질문인지 파악해 최적의 답을 주는 것이다.

많은 이용자들이 카카오미니 대신 프렌즈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내장 배터리 부문이다.

프렌즈는 배터리가 내장돼 있어 스피커를 들고 다니면서 원하는 장소에서 음악을 듣거나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5시간 이용이 가능하다.

카카오미니의 경우 반드시 전원에 연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프렌즈는 휴대성에서 강점을 지닌다. 커피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것처럼 들고 다니기 편한데, 자동차나 자전거 등 음료 거치대에 장착할 수 있다.

프렌즈 포장 박스는 아이폰 케이스를 연상시킨다. 깔끔한 인상을 준다.

■ 친근한 디자인, 영어 학습 눈에 띄네

프렌즈의 또 다른 강점은 라인프렌즈 캐릭터로 디자인돼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친근한 기기로 다가간다는 점이다.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단순한 디자인의 카카오미니보다 프렌즈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유리한 선택일 수 있다.

프렌즈의 또 다른 강점은 AI 번역 서비스인 ‘파파고’ 엔진을 탑재해 비교적 매끄러운 한국어-영어, 중국어, 일본어 번역 기능을 제공한다. 또 ‘웨이브’와 마찬가지로 영어로 대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영어 스피킹 연습할 때 유용할 수 있다.

이 밖에 프렌즈는 동화와 같은 키즈 콘텐츠와, 동물소리, 자연소리, 악기소리 등(7개 카테고리, 178개)의 생활 사운드가 소소한 재미를 안겨준다. 하지만 스무고개, 동전 던지기 등 카카오미니에 적용된 게임 기능은 아직 적용되지 않았다. 이는 추후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귀여운 디자인이 프렌즈의 강점 중 하나다.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좋다.

■ "응답하라, 클로바"...기기호출 어려워

네이버 프렌즈에는 2개의 마이크 센서가 달려 사용자 음성을 인식한다. 웨이브와 카카오미니가 4개의 마이크 센서를 장착한 것에 비하면 수적으로 적다.

이 때문인지 “클로버”를 애타게 불러도 아무 반응이 없는 경우가 종종 발견됐다. 또 높은 목소리 톤보다는 낮은 톤에 더 잘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클로버 호출이 인식된 뒤에는 비교적 음성인식이 잘 이뤄졌지만, 시끄러운 음악이 나오거나 진공청소기와 같은 소음이 있을 때는 음성인식이 어려웠다.

이미 알려진 대로 프렌즈(10W Class D Amp) 출력은 카카오미니(7W Class D Amp)에 비해 더 크다. 음질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으나, 넓은 장소에서 쓰일 때는 프렌즈가 카카오미니에 비해 더 좋은 성능을 자랑한다.

이 밖에 프렌즈는 명령어를 내리고 이를 기기가 실행하기 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게 느껴졌다. 카카오미니의 경우 경우에 따라 명령과 실행의 간격이 큰 경우가 더러 발견됐다.

프렌즈 설명서(왼쪽), 명령어 예시.

■ 카카오미니와 가격 비교 아직...성능과 디자인에서 앞선 프렌즈

프렌즈는 현재 9만9천원에 네이버뮤직 1년 무제한듣기 이용권을 구매하면 기기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행사가가 9만9천원인 셈이다. 정가는 12만9천원이다.

카카오미니는 정가가 11만9천원이지만, 11월 둘째 주 정식 판매 시점에 시행될 행사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프렌즈와 카카오미니의 직접적인 비교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

현재는 기기 성능과 확장성, 디자인만을 놓고 두 기기의 장단점을 비교해볼 수밖에 없다. 프렌즈는 지금 바로 구매가 가능하지만, 카카오미니는 약 2주 정도 더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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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기기를 사용해본 결과 국내 기준, 현 시점으로 봤을 때 기기 성능과 디자인 측면에서는 프렌즈가, 콘텐츠 양과 확장성 측면에서는 카카오미니가 우세해 보인다.[☞관련기사: "카톡 힘 역시 세네"…'카카오 미니' 써보니]

프렌즈와 카카오미니를 놓고 고민이 된다면 각 질문을 보고 더 선호하는 쪽에 동그라미 표시를 해보자. 단, 카카오미니 정식 판매 시점(11월 둘째 주) 행사가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가격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참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