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뷰잉' 유료방송 메기될까

미디어 트랜드 맞춰 케이블사업 변신 주목

방송/통신입력 :2017/10/25 10:49    수정: 2017/10/25 11:59

CJ헬로비전이 티빙스틱 후속작인 '뷰잉을' 출시하며 OTT(Over The Top) 시장을 비롯한 유료방송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어 주목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셋톱박스형 OTT 디바이스 뷰잉 예약판매를 시작하고 본격적인 OTT 시장 진입을 알렸다. 가격은 9만9천원. 0시에 시작한 1천대 예약판매는 6분만에 끝났다. 푹TV와 티빙 1년 이용권이 포함된 프로모션을 바탕으로 사용자와 업계 관심을 끄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뷰잉엔 넷플릭스와 티빙, 푹, 유튜브 등 여러 동영상 서비스가 들어와 있어 소비자는 원하는 서비스를 구독하고 그에 대한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유료방송에 따로 가입하지 않아도 되고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사용할 수 있다. 별도 약정을 맺을 필요가 없어 해지나 위약금에서 자유롭다.

CJ헬로비전은 동글형 TV스틱인 티빙스틱으로 N스크린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구글 크롬캐스트와 같은 기기로 TV HDMI 단자에 꽂으면 인터넷을 통해 기기 안에 내장된 여러 앱을 실행해 TV로 볼 수 있도록 했다.

CJ헬로비전은 티빙스틱을 두 차례 업그레이드 하며 국내 OTT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CJ헬로비전과 SK텔레콤의 인수합병(M&A)이 추진되며 티빙 사업은 CJ E&M으로 이관됐다.

이후 CJ헬로비전은 셋톱박스형 디바이스 뷰잉으로 OTT 시장에 재진입했다. 지난해 변동식 대표가 발표한 회사 핵심 전략 중 하나인 OTT 사업 확대 차원이다. 회사 측은 뷰잉을 콘텐츠 종합 플랫폼으로 만들고,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만 볼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알라까르떼 형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티빙과 푹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기기만 구매하면 지상파방송과 종합편성채널, CJ E&M 등 주요 실시간 방송 등을 볼 수 있다. 그 외 영화나 VOD는 서비스 가입을 통해 무제한 시청이 가능하다.

CJ헬로비전은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인터넷 상품과 결합해 뷰잉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과 푹TV나 티빙, 넷플릭스를 결합한 약정 기반 결합상품이 출시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기존 케이블TV를 기반으로 한 유료방송 포트폴리오를 뷰잉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매년 발표하는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기기 보유율과 스마트폰 이용률이 높은 젊은 세대(20~40대)의 OTT 이용률이 높았다. 때문에 CJ헬로비전은 가입자 타깃을 1인가구로만 한정 짓지 않았다.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나 VOD 구매에 자유로운 2030세대나 케이블TV나 IPTV 등 기존 유료방송서비스 가입자도 타깃이다.

보고서에는 지난해 기준 1인 가구 유료방송 가입률은 83.7%로 여러 세대가 사는 가구보다 낮은 모습을 보였는데, 이 같은 결과는 TV가 없는 1인 가구의 콘텐츠 소비 수요를 뷰잉이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뷰잉은 TV외에도 모니터나 빔프로젝터에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TV에서 모바일로 움직이는 1인가구의 큰 화면 시청 수요도 충족시킬 수 있다.

CJ헬로비전의 행보는 미국 케이블TV사업자들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미국에선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 가입자수가 미국 최대 케이블TV 사업자인 컴캐스트 가입자수를 뛰어 넘은 지 오래다. 유료방송가격이 평균 70달러 정도이기 때문에 넷플릭스나 훌루와 같은 OTT 등장은 유선 기반 유료방송사업에 큰 타격을 줬다.

그러나 컴캐스트는 유료방송서비스 외에도 브로드밴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기술 혁신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유료방송 가입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와 인터넷 가입자는 늘어나고 있다. 최근 컴캐스트는 인터넷 가입자를 대상으로 스키니 번들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CJ헬로비전의 뷰잉 출시를 유료방송시장의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해 7월엔 딜라이브가 OTT 셋톱박스 '딜라이브 플러스'를, 지난달 KT스카이라이프는 '텔레비'를 선보인 바 있다. 이탈하는 유료방송서비스 가입자를 방어하긴 힘들지만, 이러한 OTT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기 떄문이다.

그러나 아직 이 시장이 유료방송가입에서 OTT로 쉽게 넘어간다고 보긴 어렵다. 국내 유료방송수신료는 상품에 따라 1~2만원 선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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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전문가는 "NCTA(미국케이블TV협회)가 매년 개최한 방송전시회 INTX를 폐지한 것만 봐도 케이블TV사업자들은 탈케이블화를 선언하고 있어 더이상 케이블TV사업자들은 유료방송만 고집할 수는 없다"며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도 케이블을 넘어서 OTT나 IoT 사업자로 도약하려는 의지가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문가는 "국내 유료방송시장에서는 저렴한 유료방송 가격 때문에 가격경쟁력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며 “단기간엔 성공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성장 가능성이 크다. 뷰잉 등의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전용이라 여겼던 티빙이나 푹, 넷플릭스 등이 유료방송 대체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