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로봇으로 '새로운 삶'의 문 열다

이동성-일상친화형 초점…"공간들 연결할 것"

인터넷입력 :2017/10/16 16:04    수정: 2017/10/16 17:58

손경호 기자

"로봇은 이동성이 있으며, 공간과 공간을 연결해 준다."

네이버가 16일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 2017(DEVIEW 2017)에서 로봇 9개를 무더기로 내놨다. 그러자 일반인들에겐 인터넷 서비스업체로 주로 알려져 있는 네이버가 로봇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물을 내놓은 배경에 많은 시선이 쏠렸다.

데뷰2017에서 로보틱스 세션 발표를 맡은 네이버랩스 로보틱스 석상옥 리더는 이 같은 질문에 대해 "네이버는 지도 서비스를 갖고 있다"는 말로 답했다.

이어지는 석 리더 설명의 핵심 키워드는 '연결'이었다. 그는 "로봇은 이동성이 있고,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랩스 로보틱스 부문 담당 석상옥 리더.

■ "로봇이 공간과 공간을 연결해 줄 것"

네이버가 로봇을 선보인 것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해 행사 때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실내 3D 지도 제작 로봇인 M1을 공개했다.

당시 참석자들은 네이버가 많은 로봇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인터넷 서비스를 핵심으로 하는 네이버의 기술개발 자회사가 로봇을 들고 나왔으리라고는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년. 데뷰 2017에서 네이버랩스는 새로운 로봇 9종을 한꺼번에 공개했다. 이들은 모두 일상에 접목돼 뭔가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석상옥 리더는 "네이버가 PC에서 모바일로 넘어왔고, 스피커에 이어 오늘 발표한 스마트워치(아키)까지 온 것도 자연스러운 서비스로 연결됐던 것이라고 본다"며 "앞으로는 로봇이 돌아다니면서 이동성 측면에서 지금까지 만든 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미 지도나 이동 관련 데이터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로봇은 그것들을 연결하는 일종의 거멀못 역할을 해 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과 공간 사이를 연결하는 곳에 로봇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앞으로 더 많아지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석상옥 리더에 따르면 네이버랩스 로보틱스 부문은 일상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돕는 이동성에 대한 것, 삶의 맥락을 이해하는 인공지능, 사람의 손이나 팔을 대신하는 어떤 것을 개발하는데 집중해 왔다.

왼쪽부터 실내 자율주행로봇 어라운드, 근력증강로봇 기술을 활용한 에어카트.

네이버와 네이버랩스가 내걸고 있는 기술 방향성은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이다. 일상에서 사람과 상황, 환경을 인지하고 이해해 필요한 정보가 행위를 자연스럽게 제공해주는 기술을 개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런 점에서 네이버랩스가 새로 공개한 9종의 로봇은 일상에 실제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어떤 것을 만들어 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무거운 짐 들어주는 에어카트, 네이버 로봇 지향점 보여줘

이날 발표에서 흥미로운 사례 중 하나는 에어카트다.

이날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네이버랩스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회사 동료가 무거운 짐을 끌고 다니는 것을 보면서 이런 어려움을 덜어줬으면 해서 시작된 것이 에어카트 프로토타입"이라고 설명했다.

석상옥 리더는 "'프로젝트 예지'란 이름으로 시작한 에어카트는 송 CTO가 로봇 하는 사람들이 이런 문제는 풀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이 계기가 돼 시작 됐다"며 "근력증강로봇 기술을 활용해 카트에 무거운 물건을 싣고서도 손 쉽게 오르막을 오르거나 내리막에서도 힘 들이지 않고 내려올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업그레이드된 M1과 새로 공개된 실내 자율주행 로봇 어라운드의 시너지도 주목된다. 석 리더에 따르면 M1은 천장을 인식할 수 있는 라이더 센서가 추가돼 코엑스나 롯데월드몰과 같은 대규모 공간에 대해서까지도 3D 실내지도를 제작할 수 있게 했다.

가볍고 정밀도까지 높은 로봇팔 앰비덱스. 석상옥 리더는 이를 활용해 사람이 팔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급형으로 개발된 어라운드는 M1이 제작한 지도를 클라우드에 올리면 이와 수신하는 큰 USB 드라이브 만한 스틱PC만으로도 자율주행이 가능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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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에어카트와 어라운드는 부산에 새로 오픈한 오프라인 서점 '예스24@F1963'에 적용됐다. 이중 에어카트는 실제 점원들이 도서를 나르는 용도로 쓰고 있으며 어라운드는 테스트용으로 3개월 간만 시범운용된 뒤 회수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코리아텍 김용재 교수와 산학협력을 통해 개발된 앰비덱스에 대해 석 리더는 "사람 팔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대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장자동화에 쓰이는 무겁고 정밀한 로봇과 일상에 쓰이는 가볍지만 정밀도가 떨어지는 로봇의 강점을 합쳐 개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