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티볼리 오너, 티볼리 아머를 타다

ADAS, 멀티링크 사양 새로워...미래 기대되는 SUV

카테크입력 :2017/10/11 17:37    수정: 2017/10/11 18:05

기자는 티볼리 디젤 오너다. 지난 2015년 8월에 차량을 구입해 지금까지 특별한 사고나 잔고장 없이 잘 타고 있다.

하지만 2년 넘게 타면서 티볼리 디젤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LK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사양이 없는 초기 모델이었고, 트립 컴퓨터 설정 버튼이 스티어링 휠이 아닌 센터페시아 부근에 위치했다는 것은 불만 사항이다.

쌍용차는 2015년 티볼리 가솔린 모델 출시 후 2년여동안 기자와 같은 소비자 불만과 애로사항 등을 조사해왔다. 그 결과 쌍용차는 소비자 불만 개선 뿐만 아니라 외관 및 내장 사양을 개선한 '티볼리 아머'를 지난 7월 출시했다.

쌍용차는 티볼리 아머 출시 후 견고한 티볼리 브랜드(티볼리 아머, 티볼리 에어 포함)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코나, 스토닉 등이 출시됐지만 판매 부진을 겪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티볼리 브랜드 9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25.7% 오른 5천97대를 나타냈다.

비가 온 11일 오후, 기자가 소유한 흰색 티볼리 디젤 대신 쌍용차에서 제공한 빨간색 티볼리 아머 기어 에디션(디젤) 4WD 차량을 타고 서울, 경기도 하남, 강원도 원주 일대(편도 약 100km 구간)를 주행해봤다.

가을의 분위기에 접어든 연세대 원주캠퍼스 앞에서 티볼리 아머를 세워주고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티볼리 아머 기어 에디션 (사진=지디넷코리아)

■멀티링크 서스펜션의 새로움을 느끼다

직접 타고 있는 흰색 티볼리 디젤의 서스펜션은 토션빔이다. 이 때문에 매번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조수석 승객과 뒷좌석 승객 보호를 위해 조심히 운전해야 한다. 너무 세게 과속방지턱을 넘으면 뒷바퀴와 트렁크 부분에 '쿵'하는 소리가 난다.

하지만 티볼리 아머 시승차의 서스펜션은 중형 세단에서 많이 적용된 사양인 멀티링크다. 옵션인 4WD 사양을 선택하면 토션빔 서스펜션이 사라지고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따라 붙는다.

멀티링크가 적용된 티볼리 아머는 불안정한 올림픽 대로 포장과 요철 등을 안정적으로 통과했다. 티볼리 오너들이 문제점으로 지적한 '통통거리는 승차감'이 시승차에서는 느낄 수 없었다. 4WD 사양이 티볼리에 적용되면 가격이 많이 높아지지만, 소비자의 선택폭 확대를 위해 쌍용차가 대단한 결심을 했다는 생각이다. 토션빔 티볼리 차량에 익숙했던 운전자라면 확실히 멀티링크 서스펜션의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

기자가 탄 티볼리 아머 시승차는 4WD 사양이 적용됐다. 이 사양은 자연적으로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따라붙는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주행중에도 편한 스티어링 휠 트립(TRIP) 버튼

기존 티볼리 오너들이 가진 불만 중 하나는 바로 센터페시아 부근에 트립 컴퓨터(TRIP) 버튼이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주행하면서 외부 날씨,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 주행거리, 연비 등을 보고 싶은 운전자들에게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 중 하나다.

쌍용차는 티볼리 아머 출시부터 이같은 지적 사항을 반영해 트립 버튼을 스티어링 휠 오른편에 위치시켰다. 이 때문에 주행하면서 편하게 연비, 주행거리, 외부 온도,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살펴볼 수 있게 됐다. 스티어링 휠에 손을 잡으며 엄지손가락으로 쉽게 누를 수 있을 정도다.

티볼리 디젤 오너로서 TRIP 버튼이 티볼리 아머 출시 이후부터 스티어링 휠에 옮겨진 것은 환영할만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티볼리 아머 기어 에디션의 실내. 기존 티볼리와는 큰 차이점이 없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티볼리 아머를 타고 서울, 하남, 원주 일대를 오고 갔다. (사진=지디넷코리아)

■ADAS 사양은 모두가 선택해야

티볼리 아머 기어 에디션 시승차량을 통해 그동안 느낄 수 없었던 티볼리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성능을 체험하게 됐다. 티볼리 아머 ADAS 기능 체험은 기사 하단에 별도 영상을 통해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티볼리 아머의 ADAS 사양은 AEBS(긴급자동제동시스템), LKAS(차선유지보조장치), LDWS(차선이탈경보장치) 등으로 나눠진다. 일반 크루즈컨트롤(정속주행장치)는 있지만, 앞 차량과의 거리 등을 반영할 수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사양은 없다. 이같은 사양은 티볼리 아머의 경쟁 상대 중 하나인 현대차 코나에 적용됐다.

서울 강남, 경기도 하남, 강원도 원주 연세대 캠퍼스 등을 오가며 티볼리 LKAS 기능을 써봤다.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별도로 실행하지 않았다.

티볼리 아머 LKAS, LDWS 기능은 시속 60km/h 이상 주행시 사용 가능하다. 또 차량 윈드쉴드에 자리잡은 카메라가 도로 위 차선을 인식해야 한다. 만일 계기반 클러스터에 이같은 로고가 흰색으로 뜨면 사용이 불가능하고, 초록색으로 뜨면 사용할 수 있다.

티볼리 아머 LKAS 기능 실행 화면. 스티어링 휠 TRIP 버튼을 통해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티볼리 아머의 LKAS 기능은 올림픽대로에서 약간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시속 100km/h 제한 속도인 제2영동고속도로에서 안정된 성능을 보였다. 올림픽대로 도로 포장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에 카메라 기반의 티볼리 아머 LKAS 시스템이 제 성능을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잠시 두 손을 티볼리 아머 스티어링 휠에서 떼어 봤다. 티볼리 아머는 차선을 벗어나지 않고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나갔지만, 15초 후 클러스터 화면에 '핸들을 잡으세요'라는 문구가 떴다. 이 때 스티어링 휠을 살짝 좌우로 흔들어줘야 한다.

아직까지 이 시스템은 현대차그룹의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HDA), 테슬라 오토파일럿보다 차선 내 주행 안전성은 떨어지는 느낌이다.

티볼리 아머 시승 도중 LKAS 기능을 테스트 해봤다. 두 손을 떼봐야 해당 기능을 느껴볼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티볼리 아머 ADAS 기능의 옵션가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저렴한 가격인 60만원에 책정됐다. 평균 100만원대에 이르는 다른 회사 ADAS 패키지 가격대보다 약 40만원~60만원 저렴한 셈이다. 티볼리 아머를 구매하고 싶지만, 차선이탈에 대한 우려움이 큰 초보운전자라면 이 기능을 꼭 추가하길 바란다. 기존 티볼리 오너인 기자가 직접 탐나는 사양 중 하나다. "너 내꺼 하자"라는 혼잣말이 나올 정도다.

이밖에 티볼리 아머 주행성능은 기자가 타고 있는 티볼리 디젤과 큰 차이점은 없어 보인다. 시승차는 4WD 사양이라 시간을 내서 오프로드 주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기자의 일정이 도와주지 못해 아쉽다.

티볼리 디젤 사양에 탑재된 e-XDi160 디젤 엔진은 최대 출력 115마력, 최대 토크 30.6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1천500~2천500RPM 영역 내에서 최대 토크를 발휘할 수 있어 실용적인 면에서 큰 장점을 보인다.

티볼리 아머 LKAS 기능을 해제시키면 차선이탈경보(LDWS) 시스템만 작동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 덕분에 티볼리 아머 시승차의 서울~원주 평균연비는 약 16.0km/l를 오고간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신사에서 제공하는 자동변속기의 단수는 6단에 불과하지만 차량의 사양 등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는 수준이다. 쌍용차가 밝힌 티볼리 아머 4WD 사양 복합 연비는 13.9km/l(도심 12.5km/l, 고속도로 16.1km/l)다.

쌍용차는 앞으로 티볼리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과 차량 출시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친환경 트렌드에 맞춰 티볼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소형 SUV 전기차도 출시할 예정이다.

만일 이 전기차가 '티볼리' 이름이 붙는다면, 티볼리는 'My First SUV' 슬로건을 넘어 친환경 SUV 시장 도약을 위한 이미지 변신을 꾀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이같은 역량은 쌍용차 경영진들에게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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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티볼리 아머] 운전자 필수 아이템 LKAS, 티볼리 아머에서는 어떻게 작동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