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원통형 배터리 승부 이제부터“

'인터배터리 2017'에 원통형 전시하며 홍보 강화

홈&모바일입력 :2017/09/28 11:12

LG화학과 삼성SDI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17’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핵심 제품으로 내세웠다. 파우치형 배터리 및 각형 배터리에 머물지 않고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는 공통적으로 ‘21700 원통형 배터리’를 전시했다. 21700 배터리는 지름 21mm, 높이 70mm 크기를 갖춘 배터리를 뜻한다.

기존에는 지름 18mm, 높이 65mm 크기의 18650 배터리가 활용됐지만, 배터리 수명 강화와 배터리 팩 설계 간편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21700 원통형 배터리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지난 3월부터 각형 배터리 뿐만 아니라 원통형 배터리 홍보를 강화해왔다. 테슬라가 당시 보급형 모델 3 생산을 위한 ‘2170 셀(테슬라 자체 홍보 배터리 셀 이름)’ 생산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21700 원통형 배터리는 수명 및 출력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 사이즈”라며 “원가 경쟁력도 갖추고 있어서 향후 원통형 배터리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라고 자리잡았다.

삼성SDI 21700 원통형 배터리는 향후 루시드모터스가 제작하는 차세대 전기차와 전동공구, 골프카트, 전기자전거 등에 탑재된다.

LG화학이 전시한 원통형 배터리(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SDI가 전시한 원통형 배터리 (사진=지디넷코리아)

아이오닉 일렉트릭, 볼트 EV 등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한 LG화학도 파나소닉과 삼성SDI에 대응할 수 있는 원통형 배터리 기술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LG화학은 인터배터리 2017 부스에 초소형 원통형, 18650 원통형, 21700 원통형 배터리 등 총 3종류의 원통형 배터리를 소개했다. 해당 기술이 드론, 나인봇 모빌리티 기구, 가든툴 같은 생활용 전동공구에 탑재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부산모터쇼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홍보 부스에서 자사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전시했다. 이 자리에서 LG화학은 “파우치형 배터리는 각형 및 원통형 배터리보다 무게가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같은 무게의 팩에 더 많은 용량으로 더 많은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전기차 입지가 점차 강화되면서, LG화학도 더 이상 파우치형에만 집중할 수 없다는 입장이 감지된다.

전시회 현장에서 만난 LG화학 관계자는 테슬라 모델 3를 예로 들며 원통형 배터리 가능성을 높게 봤다. 원통형 배터리에 대한 회사 내 인식이 1년 사이에 바뀐 것이다.

'2170 배터리 셀'을 탑재한 테슬라 모델 3 표준형은 한번 충전으로 최대 354km까지 주행 가능하며, 장거리 '롱 레인지' 모델의 경우 최대 498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의 21700 원통형 배터리가 테슬라 대항마 중 하나인 미국 패러데이 퓨처 전기차에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패러데이 퓨처는 자금난 등으로 인해 공장 설립 부지 선정에 난항을 겪었다. 심지어 개발과 연구를 위한 인력 이탈 현상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봤을 때 LG화학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은 “문제 될게 없다”며 “고객사(패러데이 퓨처) 이슈는 직접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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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앞으로 LG화학과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의 사업의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 출신 전기차 배터리 전문가 박철완 박사는 "전기차 등에 쓰일 원통형 배터리는 수율이 좋고, 셀 편차가 적고 에너지 밀도가 좋아 앞으로 더 많은 전기차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며 "LG화학과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 사업은 테슬라와 파나소닉 연합보다 늦게 시작됐고 이들이 파나소닉의 사업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