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사드 대책보다 개발 역량 강화 ‘우선’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신규 시장 발굴 필요

게임입력 :2017/09/20 13:31

국내 게임의 중국시장 진출이 부진한 것은 사드(THAAD) 사태 보다는 개발사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게임 업계 전문가들은 수익모델(BM)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국내 게임사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개발력과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더불어 중국 외에도 북미, 유럽 등 새로운 시장으로의 도전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20일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은 ‘중국시장과 중국게임에 대한 전문가 국회간담회’를 국회의원 회관 제3간담회에서 개최했다.

중국시장과 중국게임에 대한 전문가 국회간담회.

이번 간담회는 사드(THAAD) 사태를 계기로 한국 게임은 중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반면 중국 게임은 대거 국내에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 산업의 대외적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 중국 게임 시장에 대한 대책과 전망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류명 엑솔라 코리아 대표, 영산대학교 이승훈 교수, 중앙대학교 위정현 교수, 명지대학교 김정수 교수 등 간담회에 참가한 전문가는 국내 게임에 판호를 내주지 않는 중국 정부에 대한 대책 마련에 앞서 국내 게임 개발사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호는 중국 미디어를 총괄하는 기관인 신문출판광전총국이 중국에서 게임, 영상, 출판물 등을 출시하도록 승인하는 허가권이다.

류명 대표는 판호에 앞서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판호를 받아 중국에서 서비스를 했던 게임도 중국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반면 국내게임 시장에서는 매출 상위 20위권 중 7개가 중국게임”이라며 “실질적으론 한국에서 만든 게임은 중국에서 안 되는데 중국게임은 한국에서 되는 상황”이라며 국내 게임사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중국에서 성과를 내는 한국게임이 줄어들면서 한국 게임이 예전에 비해 중국에서 우대받지 않고 있다”며 “중국 게임의 수익모델(BM)과 게임 플레이 등 강점을 배우고 동남아시아와 북미, 유럽 등 새로운 시장 진출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승훈 교수는 최근 중국 게임사는 고품질 대작 게임을 중심으로 개발해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하며 한국 게임사도 단기간에 돈을 벌 수 있는 BM에 집중하기 보다 다양성과 게임성을 갖춘 도전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앙대학교 위정현 교수는 이미 2008년부터 중국에서 국내 게임의 점유율이 하락해 왔다며 중국 진출의 핵심 문제는 사드가 아니라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않고 비슷한 게임만 개발해온 국내 게임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위 교수는 판호가 지금 나오지 않고 있는 만큼 중국어 버전으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해 중국 이용자도 즐길 수 있는 시장 우회 전략과 뮤오리진처럼 한국 지적재산권(IP)으로 중국 현지 개발사가 개발하는 협력 모델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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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학교 김정수 교수는 “현재 국내게임사가 중국 진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것은 그동안 업체가 중국에 대한 시장의존도가 너무 높았던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서머너즈워, 세븐나이츠 등이 북미, 유럽 등 중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는 것처럼 중국 외에 신규 시장 진출에 나서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김병관 의원은 “그동안 가장 큰 수출시장이 중국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중국을 바라보고 게임을 만들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예전 PC온라인 게임도 처음부터 중국시장을 고려하고 만든 것은 아니었다. PC 온라인 게임처럼 다시 중국게임 시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내부적인 고민과 중국업체와 합작을 하는 등 새로운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