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원장이 강조한 21가지 ‘소통의 지혜’

전 직원 대상 특강…소통 필요성 강조

방송/통신입력 :2017/09/14 08:18    수정: 2017/09/14 08:18

“소통의 지혜 중 하나를 꼽으라면 상대의 얘기를 잘 들어주는 것입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13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소통의 지혜 : 슬기로운 소통을 위한 성찰’이란 특강에서 이렇게 말하고, 소통을 잘하기 위한 21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훌륭한 인품’이 지혜로운 소통의 전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소통을 위한 인품에 대해 먼저 이렇게 정의했다.

“거짓말 하지 않고, 상대의 말을 경청하되 불필요한 말을 삼가고, 남의 비밀이나 약점을 함부로 발설하지 않고, 논쟁이나 변명이나 자랑이 아닌 공감을 위한 것이 소통의 인품입니다.”

이어, 이효성 위원장은 “성경에서 천지창조 역시 언어 행위로 이뤄졌다”면서 언어 행위가 소통의 기본 단위라고 설명했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인간의 행위에는 먹고, 마시고, 보고, 듣는 말이 필요 없는 행위도 있지만 그 종류가 많지 않지 않습니다. 상당부분은 말로 하는 행위입니다. 이처럼 말로 하는 행위를 언어 행위라고 하는데 소통의 기본 단위가 됩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 “소통은 감정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것”

먼저, 이효성 위원장은 소통의 유형을 ▲정보적 소통 ▲표현적 소통 ▲규제적 소통 ▲친화적 소통 ▲오락적 소통 등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하면서, “유형에 따라 소통의 방법 역시 다르지만 어떤 소통에서든 자신의 말을 하기보다는 남의 말을 들어주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말의 기능 중 하나가 감정을 토로하는 것이고 말을 함으로써 긴장이 해소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말하는 이에 공감하고 느긋하게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특히 감정이 드러나는 표현적 소통에서는 다소 거칠거나 점잖지 못한 표현도 관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는 또 통상 쓸데없는 말로 치부되는 ‘수다’ 역시 정보적 관점에서는 잘못된 평가라고 지적하면서,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만나서 수다를 떠는 일이 정신적, 육체적, 지적 건강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효성 위원장은 소통에서 ‘공감’과 ‘역지사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통은 반박이나 허점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감정의 공유와 공감을 위한 것입니다. 공감이란 것은 타인의 처지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동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생각이나 감정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공감 능력이 떨어질수록 원활한 소통을 하지 못하고 사회생활에서 지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원활한 소통과 사회생활을 위해서도 공감 능력이 중요합니다.”

그는 ‘겉치레 인사’에 대해서도 이를 비하하거나 소홀히 여겨서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친화적 소통은 정보를 전달하거나 감정 표현이 아니라 관계 유지나 강화가 목적인 소통을 말합니다. 겉치레 인사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런 인사는 그 인사 자체만으로 인간관계를 돈독히 한다는 점에 의미가 있습니다.”

■ “말하는 이의 처지와 감정 이해”

이 위원장은 소통에 있어서 말하는 이의 처지와 감정 상태에 대한 이해, 듣는 이의 표정 관리나 행동거지 역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소통이란 것은 말하는 이가 가진 의도를 듣는 이가 알 수 있는 방식으로 나타내는 것이고 듣는 이는 그 의도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말하는 이가 의도를 뚜렷하게 드러내지 않고 간접적으로 암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말하는 이의 얘기를 문면적(文面的)으로만 파악하는 것은 그 의도를 잘못 파악해 엉뚱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말하는 이의 얘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대화의 맥락과 그의 처지, 감정 상태 등을 이해해야 합니다.”

“행복, 슬픔, 놀람, 혐오, 화, 공포, 경멸 등 7가지 보편적인 감정은 전 세계적으로 문화적 차이가 없습니다. 표정은 언어보다 더 보편적이고 정직한 소통 수단입니다. 지나친 표정관리는 뭔가를 숨기는 것으로 의심받아 과유불급이 될 수 있지만 표정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상대를 언짢게 하지 않도록 하는 관리 역시 소통에서 필요한 부분입니다.”

“사람들은 타인의 행동에 어떤 의도나 의미를 발견하려고 합니다.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행위가 소통으로 읽히는 일은 비언어적 행위에서 더욱 뚜렷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말하는 데도 신중해야 하지만 표정이나 몸짓 같은 비언어적 행동에도 신중해야 합니다.”

■ “극언과 확언은 삼가 해야

그는 소통에서 피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얘기하는 것, 극언과 확언을 하지 않아야 하는 점 등을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아는 체하면서 임기응변으로 적당히 넘기는 것은 무책임하고 나중에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이 뒤따를 수도 있다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또 감정이 격한 상태에서의 말은 품위가 없거나 극언이라도 양해가 되지만 평정심 상태에서 극단적인 언사는 양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사는 분명하게 규정하거나 뚜렷하게 분류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 이분법적 사고나 흑백논리는 진실에서 벗어나는 일이 많습니다. 영어에서는 절대로 절대란 말을 하지 말라는 Never say never란 말이 있습니다. 미래는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미래의 일에 대해서는 더욱더 확언이나 극언을 해서는 안 됩니다.”

또 이 위원장은 소통에 있어서 조심해야 할 질문들과 피해야 할 말들이 있다며 금기사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말은 사람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도 하지만 해치기도 하기 때문이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처지나 상태에 있는지 모르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커집니다. 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물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학력, 출신지, 재산, 정신병력 등이 그 예입니다. 미국에서도 고용을 위한 면담에서조차 결혼이나 자녀 유무, 키, 나이, 몸무게, 주택 소유 여부 등은 절대 질문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일반적인 소통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낙인찍는 말, 비꼬는 말, 부정적 비교, 위협적 언사 등은 상대와의 관계를 해치는 피해야 할 부정적 언사입니다.”

“자기 노출은 친밀을 위한 전략”

이효성 위원장은 반대로 친밀한 소통을 위한 방법도 소개했다. 남과 친밀해지기 위해서는 나름의 노력과 전략이 필요한데 자신의 인적 사항이나 버릇, 습관 등 자기 노출을 하는 것이 한 방법이란 것이다.

“친밀성을 위한 작업의 정석은 자기 노출입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가치관, 비밀 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기 노출도 상호적이고 적절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상대가 관심도 없는데 자기를 노출하는 것은 스토킹처럼 불쾌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 노출의 정도를 서로 조금씩 높여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또 겸손 역시 소통을 잘 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꼽았다. 소통이 언어 행위에 의해 이뤄지는 만큼 명령이나 지시, 경고, 권고, 호소 등은 상대의 자존심이나 체면, 자율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겸손 전략을 위해서는 되도록 강한 명령형을 피하고 권고나 호소와 같은 약한 명령형이나 의문형, 진술형의 간접적인 언어 행위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창문을 닫으라는 말 보다 오늘 날씨가 너무 춥다는 간접적인 언어로 명령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말하는 이가 상대의 체면에 손상을 주지 않으려는 언어적 배려이자 사회적 조화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겸손 전략입니다.”

■ “소통은 긴장과 갈등 해소”

이효성 위원장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상반된 감정으로 인해 유발되는 긴장이나 갈등 해소를 위해서도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직장에서 소통을 위한 상사가 갖춰야 할 자세를 마지막으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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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언행을 예측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도 동시에 의외성을 기대하거나, 자유롭고자 하면서도 의존적 마음을 갖고, 속내를 털어놓고자 하면서도 감추려하는 등 사람의 관계나 상황적인 요인으로 인해 모순된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부부나 친구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러한 것을 해소하는 데는 소통이 필요하고 중요합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사와 부하는 업무수행을 위한 권위라는 권력 관계에 있습니다. 하지만 설명도 부탁도 없는 일방적 지시는 체면 손상과 반감을 초래합니다. 때문에 상사는 부하의 경외와 증오 또는 면종복배의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때문에 상사는 직설적인 명령보다는 부탁하는 형식의 간접화법이나 겸손 전략도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하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주고 말을 잘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런 상사라면 부하들이 믿고 따르게 될 것이고 그것이 자신의 부서에서 리더십과 뛰어난 업무추진력을 발휘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