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 톡톡 튀는 개발자 채용 "눈에 띄네"

"자소서 거의 안봐…실무 역량만 본다"

인터넷입력 :2017/09/12 11:05    수정: 2017/09/12 18:02

NHN엔터테인먼트의 톡톡 튀는 개발자 채용 문화가 화제다.

이 회사는 개발 인력만 정기 채용하는 드문 문화를 갖는데, 채용 과정도 남다르다. 다른 회사와 달리 서류전형에서 탈락시키지 않는다.

그 뿐 아니다. 자택에서 실시하는 코딩테스트, 수석급 엔지니어의 평가 피드백, 일일인턴 개념인 '필 더 토스트' 등 파격적인 시도를 통해 창의적인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채용 방식이 독특한 만큼 지원자들의 궁금증도 커지기 마련.

기자가 직접 NHN엔터에 관심이 있는 개발자들을 대신해 조영일 클라우드플랫폼개발랩장과 김건해 인사팀장을 만나 개발자 채용 과정과 팁을 들어봤다.

■"의미없는 서류·스펙, 시간 낭비…전산학 집중하길"

2017년도 NHN엔터테인먼트 채용 기술직군 전형단계.

NHN엔터의 채용 절차는 까다로운 편이다. 표면상으론 입사 전까지 5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실제 NHN에 관심을 가져온 지원자의 경우 앞의 두 단계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서류 전형의 경우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원 합격한다. 실무와 관계없는 자기소개서 작성에 시간 허비하지 말고 프리테스트 1차 준비를 열심히 하라는 배려란 게 인사팀 설명이다.

프리테스트 1차는 온라인 코딩 테스트로 진행된다. 자체 클라우드 기술과 투자사인 코다임의 구름 IDE를 결합해 안정적으로 서버를 운영해 수천명 이상의 지원자도 거뜬히 시험을 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NHN엔터 조영일 클라우드플랫폼개발랩장(좌), 김건해 인사팀장(우).

조영일 랩장에 따르면 프리테스트 1차는 기본적인 코딩 지식이 있는지에 대해서만 판별하는 수준의 난이도다. 프로그래밍을 아예 접해보지 않은 수준의 지원자만 거르는 용도란 설명이다.

2차에서는 프리테스트 1차 통과자 중 전산학 기초가 탄탄한 지원자가 합격하게 된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역량은 전산학 기초 지식이다. 문제해결이나 실무에 대한 잠재력은 '기본기'에 달렸다는 게 그 이유다.

최종면접에서도 자기소개서는 당락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간의 테스트와 함께 사옥에서 하루를 보내며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필 더 토스트 등으로 확인한 문제 해결 능력이 합격과 불합격을 좌우한다. 학벌·전공도 큰 고려사항이 아니다.

조영일 개발랩장은 "지방대 출신도 상당히 많고, 수도권 명문대 출신 인재가 더 실력이 좋다고 단정할 순 없더라"며 "비전공자인데 독학으로 입사해 현재 개발조직장으로 계신 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무실 자리 받고, 선배 엔지니어가 상담해주는 '필 더 토스트'

작년 프리테스트를 통과한 NHN엔터 지원자들이 사무실 자리에 배치받아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프리테스트 2차를 치고 나면 '필 더 토스트'라는 특수 전형을 맞이하게 된다. 필 더 토스트는 실제 입사 이후 거치는 실무 과정을 체험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필 더 토스트라는 전형 과정을 기획하게 된 것은 면접이 지원자를 제대로 판단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에서였다.

조영일 랩장은 "대부분 졸업을 앞둔 학생이기 때문에 실제 회사에서 어떻게 일을 하는지 막연해할 것 같다"며 "실제 현업 과정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고, 사옥 내 시설도 탐방하면서 최종적으로 기술 면접을 보게 되는데 지원자도 앞 단계를 통해 다소 긴장을 해소하고 이야기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각 채용전형 단계는 제로베이스에서 평가된다. 탈락자에게는 강점과 단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해준다.

김건해 인사팀장은 "회사 문화를 잘 전달해야 하는 입장에서 지원자에 대한 피드백에 공을 들이는 것도 회사 문화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실업률이 높아 취업을 꿈꾸는 간절한 학생들이 많은데 각 전형 단계를 거칠 때 합격 여부에 따라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으로 이분법적인 결과를 내게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물론 회사 입장에서는 우수한 인재가 들어오길 바라지만, 최소한 채용 전형을 거치고 나면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개선할 점을 알게 돼 의미 있는 기억으로 남게 되면 한다"고 덧붙였다.

타 인력과 달리 개발자만 공개 채용하는 것도 지원자 배려의 일환이다.

조영일 개발랩장은 "수시 채용은 결국 경력이나 스펙 등을 유심히 살펴보게 되는데, 신입 채용의 경우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건해 인사팀장도 대학생이 졸업 시기에 맞춰 취업을 준비하는 게 보편적인 상황이라 학기 종료에 맞춰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신입 채용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스캠프' 거치고 나면 남부럽지 않은 개발자로 성장"

NHN엔터 김건해 인사팀장.

각 전형을 거쳐 최종합격되고 나면 베이스캠프라는 이름의 교육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실무 투입 가능한 개발자'라는 산을 정복하기 위한 기지라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다.

3개월간 진행되는 이 과정에서는 신입사원 4명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각 조마다 한 명씩 멘토인 엔지니어가 배정돼 문제에 부딪칠 때마다 해결 방법을 교육해주는 식이다.

조영일 랩장은 "프로젝트 처음에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마음대로 하라고 한다"면서 "이후 시행착오를 겪으면 수석 엔지니어가 교육해주는데, 자바스크립트, 앱 개발 등 각 분야 전문 엔지니어가 결과물을 검토해주면서 신입사원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강조했다.

교육이 끝나면 원하는 부서를 3지망으로 작성해 최대한 원하는 부서에 갈 수 있도록 배치한다. 결과적으로 입사 6개월 내 조기 퇴직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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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엔터 조영일 클라우드플랫폼개발랩장.

조영일 개발랩장은 취준생과 대학생에게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들으며 과제를 열심히 하고, 취미 활동으로 프로그래밍을 해보면 취업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면접에서 심하게 긴장하는 지원자가 있는데, 긴장을 풀고 재미있는 퀴즈나 퍼즐을 면접관과 함께 풀어보자는 생각을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조언했다.

NHN엔터는 오는 15일 '오픈테크데이'를 개최한다. 현재 재직 중인 개발자 2명이 딥러닝과 개발자에 대한 강연을 진행하고, 채용과 관련된 회사 소개 시간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