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 도시바에 새 제안…"경영권 대신 협업 강화"

의결권 집착 대신 생산설비 소유지분 확보할 생각인 듯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7/09/06 14:22

일본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나선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경영권에 집착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WD는 도시바 측에 "도시바메모리 지분 직접 투자 대신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 및 생산 공동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제안을 보냈다고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WD는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더라도, 의결권을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며 "도시바와 WD의 반도체 공동 생산 거점인 욧카이치 공장에서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제안했다.

WD의 새로운 제안은 미국 KKR과 일본 산업혁신기구(INCJ), 일본 정책투자은행(DBJ) 3곳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도시바메모리를 약 2조 엔에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WD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CB) 형태로 1천500억 엔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대신 도시바의 출자 지분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WD가 메모리제품이 품귀인 현재 상황에서 의결권에 집착하는 대신 생산설비 소유지분 확보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나선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경영권에 집착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사진=WD)

WD는 인수 참여자 그룹에서 빠지는 대신, 욧카이치 공장 내 자사 지분을 늘려나가겠다는 목표다. 욧카이치 공장의 지분은 도시바가 50%대 후반을, WD가 40%대 전반을 각각 보유 중이다.

앞서 지난 달 31일 도시바는 WD 측의 도시바메모리 경영 참여 문제를 이유 삼아 독점교섭권 부여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 측은 매각총액(약 2조 엔) 및 도시바메모리 기업공개(IPO), 일본 측의 의결권 과반 확보 등 많은 부분서 타협을 이뤘지만, 지분 비율, 출자 비율 상한 등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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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도시바는 6일 이사회를 열고 WD의 새 제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도시바가 이번 주 중에 도시바메모리 매각처를 결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일본 언론은 전망했다.

현재 도시바는 WD가 속한 '신(新)미일 연합' 이외에도, SK하이닉스가 속한 '한미일 연합', 대만 홍하이 정밀공업(폭스콘) 컨소시엄 등과도 협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