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공정위 이해진 GIO 총수 지정 아쉬워”

“기업바라보는 시각 과거에 머물러 있어”

인터넷입력 :2017/09/03 12:00    수정: 2017/09/03 14:15

네이버(대표 한성숙)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동일인(총수) 지정 결정에 안타깝다는 입장을 3일 공식 밝혔다.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 가운데 이사회와 전문경영인이 이끄는 네이버에 자칫 부폐 기업이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재벌’, ‘총수’라는 개념을 부여하는 제도에 아쉬움을 표한 것이다.

■ 공정위, 네이버 등 5개 '공시대상기업집단' 발표

공정거래위원회(사진=지디넷코리아)

공정위는 3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57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 발표했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기업으로는 ▲네이버 ▲동원 ▲SM ▲호반건설 ▲넥슨 등이다.

또 기업에 실질적 지배력을 지닌 동일인(총수)으로는 각각 이해진 GIO, 김재철 회장, 우오현 회장, 김상열 회장, 김정주 회장 등이 지정됐다.

■준대기업 지정 '동의'…총수 지정 '이의'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

이번 공정위 발표에 네이버 측은 준대기업집단 지정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기업이 규모에 걸맞은 사회적 의무를 다하고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이에 공시대상기업집단이 공개해야할 자료 제출 요청에 성실하게 임하고, 앞으로도 법이 정한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회사는 이해진 GIO의 총수 지정에는 안타깝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회사 측은 “순수 민간기업의 자산 규모가 5조원 이상 성장했을 때 지금까지 총수 없는 기업으로 지정된 사례는 민영화된 기업과 외국계, 법정관리 기업을 제외하고는 없었다”면서 “국가가 일정 규모로 성장한 모든 민간기업들에게 재벌과 총수 개념을 부여하는 것은 기업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 시각이 기업집단제도가 탄생한 30년 전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이해진 GIO의 회사 지분이 4%대로 낮고, 친인척의 지분이나 이를 활용한 순환출자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또 전문경영인과 이사회 중심의 건전한 네이버 경영체제도 피력했다.

네이버는 기존의 기업집단들이 작은 지분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기 위해 사용하는 순환출자방식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모기업이 자회사를, 자회사가 손자회사에 100% 지분을 투자하는 지분 구조를 갖고 있다.

이해진 GIO가 가진 네이버 지분율은 4.31%며, 친인척들이 네이버 지분을 갖고 있거나 경영에 참여하는 사례는 없다. 또 네이버는 모기업이 자회사를, 자회사가 손자회사에 100% 지분을 투자하는 지분 구조를 갖고 있다.[☞관련기사: 이해진은 네이버 총수인가 전문경영인인가]

네이버 측은 “우리 사회가 한발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총수 없는 민간기업을 인정하고 그런 기업들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장려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며 “지금이라도 총수 개인이 지배하지 않고 이사회와 전문경영인이 책임지고 경영하는 새로운 사례를 만들려는 노력과 의지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네이버는 앞으로도 순환출자 및 친족의 지분 참여가 없는 투명한 지배구조와 투명한 플랫폼을 운영하겠다”면서 “진실함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탄탄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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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대기업들의 편법적인 지배력 강화를 막기 위해 대기업집단, 준대기업집단 지정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와 같은 정상적인 구조의 기업에까지 적용하는 데는 무리란 지적도 있다.

한편 공정위는 자산 총액 10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은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는 재벌 총수 일가의 전횡을 막고 편법적인 지배력 강화를 막기 위한 제도다. 이를 위해 공정거래법에서는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동일인이라는 항목을 두고 있다. 동일인은 회사나 개인으로 지정될 수 있는데, 개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는 것은 재벌 총수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