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WD, 2018년 삼성 SSD 독주체제 깬다"

도시바메모리 매각도 합의 단계…낸드 경쟁력↑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7/08/29 16:15

"내년에는 웨스턴디지털(WD)이 국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동등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삼성-WD'가 선두 업체로 함께 꼽힐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박길선 웨스턴디지털코리아(WD) 세일즈 부장은 2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3D 낸드 SSD 출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WD는 지난해 샌드스크 인수 이후 확보한 SSD 경쟁력으로 2018년 시장 1위인 삼성전자를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내 SSD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5%, 이회사는 18%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박 부장은 "지난해 샌디스크를 인수한 이후 WD 이름으로 SSD를 선보이는 것을 많이 염려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국내 SSD 시장에서 삼성 다음으로 넘버2를 하고 있고, 삼성을 이기고 싶다는 욕심이 분명히 있다"며 "WD SSD가 일반 사용자뿐 아니라 PC 조달업체 등에도 확산되고 있는 만큼 독보적인 삼성도 WD를 견제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웨스턴디지털코리아 김지민 차장, 심영철 리테일 본부장, 박길선 세일즈 부장.(사진=지디넷코리아)

메모리 반도체의 한 종류인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다르게 전원이 꺼져도 저장된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제품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르고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저장한다는 이점 때문에 최근 PC와 서버, 스토리지에서도 낸드플래시를 적용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채택이 확대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업체로 출발했지만 지난해 말 세계 4위 낸드플래시 업체인 샌디스크를 인수하면서 낸드플래시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은 지난 2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38.3%), 도시바(16.1%)에 이어 3위(15.8%)를 차지했다.

특히 WD가 속한 '신(新) 미일연합'과 일본 도시바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 매각이 합의 단계에 이른 것으로 전해지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신미일연합 컨소시엄엔 WD와 일본 산업혁신기구(INCJ), 일본정책투자은행(DBJ),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이 참가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인수 금액은 약 2조 엔(약 20조5천억원)이다.

WD가 도시바 인수에 성공할 경우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이 31% 수준으로 오르게 되며, 낸드 시장에서 독주하는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대폭 줄어들게 된다. 양사는 도시바메모리를 장래에 신규 상장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WD는 국제중재재판소에 신청했던 매각 금지 신청을 취하할 방침이다. WD는 반도체 협력사인 도시바가 자사와 상의 없이 사업을 매각한다며 기업 간 분쟁을 조정하는 국제중재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WD가 승소하면 도시바메모리 매각이 무산될 위기였다. 도시바가 한미일연합을 등지고 WD와 협상에 나설 수 밖에 없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도시바를 품에 안고 낸드플래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려던 SK하이닉스는 그간의 노력이 좌절되면서 자체 투자로 전략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10.6%로 마이크론에 다시 밀리며 5위로 하락했다.

일본 도시바.

WD는 국내 SSD 제품 출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WD는 64단 3D 낸드 기술을 기반으로 한 'WD 블루(Blue) 3D 낸드(NAND) SATA SSD’와 ‘샌디스크 울트라(Ultra) 3D SSD’를 국내에서 출시했다. 이 제품은 전작보다 향상된 내구성과 용량을 제공하면서 전력 소모는 줄어든 게 특징이다.

WD 블루 3D 낸드 SATA SSD는 업계 최고 수준인 175만 시간의 MTTF(평균 무고장 시간)를 제공하며, 다양한 시스템 및 환경에서 엄격하게 테스트한 ‘WD F.I.T.(기능 무결성 테스트)’ 랩 인증을 통해 신뢰도 높은 품질을 보장한다. DIY PC 사용자, 리셀러, 시스템 빌더 등에게 적합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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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스트 울트라 3D SSD는 PC 성능 향상을 기대하는 게이머, 크리에이티브 전문가에게 적합하다. 한층 개선된 내구성과 신뢰성을 제공하며, 대기시간 없는 부팅 및 애플리케이션 로딩 시간 단축, 보다 빠른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조원석 웨스턴디지털 한국 지사장은 “게이밍 용도나 사진 및 동영상 편집, 하이엔드 컴퓨팅 애플리케이션 활용이 급증하면서 PC와 노트북의 뛰어난 성능과 내구성, 저전력을 기대한다”며 “샌디스크와 WD라는 강력한 두 개의 브랜드로 출시되는 이번 신제품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WD 블루(Blue) 3D 낸드(NAND) SATA SSD’와 ‘샌디스크 울트라(Ultra) 3D SSD’.(사진=웨스턴디지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