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패션 판도 AI로 뒤집는다

디자인부터 생산-유통까지 AI로 구현

인터넷입력 :2017/08/29 07:52

손경호 기자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해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해 온 아마존이 이제는 오랜 숙원인 패션 분야 넘버원이 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까지 동원하기 시작했다.

아마존은 최근 몇 년 새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AI 기술을 활용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옷을 디자인하고, 이를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제작해 유통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최근 MIT테크놀로지리뷰에 따르면 아마존은 자체 기술개발 허브인 아마존랩126이 딥러닝 알고리즘 중 하나인 생성적 적대 신경망(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GAN)을 활용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최신 패션 스타일을 담은 이미지를 분석해 비슷하지만 새로운 유형의 옷을 디자인하는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

아마존이 AI를 활용, 그동안 공략하기 쉽지 않았던 패션 업계에서 판 뒤집기에 나선다.

GAN은 2개의 서로 경쟁하는 심층인공신경망을 활용해 로데이터(패션 스타일 이미지)로부터 이전보다 효율적으로 특징을 뽑아내 비슷한 유형의 결과값(비슷한 스타일의 새로운 패션 디자인)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테면 반 고흐의 그림이 가진 특징들을 학습한 알고리즘에 다른 이미지를 입력하면 반 고흐의 스타일을 모방해 입력된 이미지를 변형시키는 식이다.

이 AI 알고리즘은 사람이 직접 '이 이미지는 고양이다'라는 값을 알려줘야하는 지도학습이 아니라 여러 이미지들을 입력해 이들로부터 공통적인 특징을 알아서 뽑아내는 비지도학습의 최신 기술 트렌드로 주목받았다. 학습시켜야하는 데이터에 별도로 라벨링(labeling)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최대한 원본 데이터와 비슷한 어떤 것을 만들어 내는 식이다.

아마존은 이러한 AI 알고리즘을 패션 분야에 접목시켜 일명 'AI 패션 디자이너'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아마존은 패션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다.

IT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제프 베조스의 야심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여성복 멀티브랜드인 숍밥(Shopbop)을 인수한데 이어 수 년 간 패션 업계와 끈을 놓지 않았다. 2012년에는 코스튬 인스티튜트 익스비션(Costume Institute exhibition)를 후원한데 이어 2015년에는 뉴욕 패션 위크: 멘스를, 이후에는 아예 아마존 인도 패션 위크, 아마존 패션 위크 도쿄를 직접 런칭했다. 올해에는 아마존이 직접 7개 자체 브랜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아마존이 특허 확보에 나선 자동화된 의류 생산 및 유통 시스템(자료=아마존)

아마존의 AI 비서인 알렉사와 카메라를 탑재한 에코룩은 사용자의 모습을 촬영해 패션 스타일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

이에 더해 아마존은 '프라임 워드로브(Prime Wardrobe)'를 통해 사용자들이 옷을 구매하기 전에 미리 관심 가는 아이템을 배송 받아 입어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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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드래곤 보트(Dragon Boat)'라 불리는 프로젝트를 통해 사용자 수요에 따라 자동화된 옷 생산-유통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관련 특허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여러 외신을 통해 아마존은 "패션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공언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