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비스 ‘누구’는 어떻게 진화할까

음성인식률 개선 바탕으로 생활형 서비스로 발전

방송/통신입력 :2017/08/08 12:44

지난해 9월 출시, 누적 판매량 15만여대를 기록한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가 휴대성을 갖춘 ‘누구 미니’로 진화했다.

SK텔레콤이 오는 11일부터 판매 예정인 누구 미니는 값을 낮추고 언제 어디서나 들고 다닐 수 있게 내장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크기와 무게를 대폭 줄였다.

휴대용 스피커 누구 미니에 이어 IPTV 셋톱박스 형태로도 출시될 예정이다.

겉으로 보면 누구 스피커는 외형 변화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AI 서비스 관점에서 진화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 누구의 진화 1. 음성인식률을 높여라

누구는 단순히 스피커에만 머물지 않고 SK텔레콤이 독자 개발한 AI 엔진과 이를 다루는 클라우드 서버까지 포함하는 AI 플랫폼 개념이다. 음성인식 기술에 딥러닝을 접목, 데이터가 모일수록 음성인식률이 개선되는 구조다.

실제 누구 클라우드 서버에 축적된 음성인식 대화건수는 1억3천만건을 넘어섰다. 수많은 대화를 거듭하면서 이해할 수 있는 단어와 문장이 늘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어린이 대상 음성 인식률도 개선됐다.

어린이의 말은 발음과 언어 구조가 성인과 비교해 정형화되지 않은 특징이 있다. 때문에 어린이의 음성 인식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이 일반적인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누구 플랫폼의 딥러닝을 바탕으로 난해했던 어린이 대화에 대한 음성 인식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누구의 진화 2. 음악 스피커를 넘어서라

누구는 지난해 출시 당시 멜론 음악감상, 일정 알림과 알람, 날씨정보 제공 등의 서비스로 시작했다. 이후 뉴스 브리핑이나 팟캐스트, 배달음식 주문, IPTV 음성제어, T맵 안내, 위키 검색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올해는 오픈마켓 11번가와 연동해 음성인식으로 쇼핑을 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하지만 여전히 서비스 이용률을 보면 멜론을 통한 음악 감상이 누구의 이용행태 절반을 넘는다. 나머지 서비스의 이용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본부장은 “누구의 이용 베이스는 음악이다 보니까 사용성이 집중돼 있고, 아직까지 음악 외의 것을 쓰기에는 지능화를 시켜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누구에 어떤 서비스가 있는지 이용자에 어필이 안된 측면이 있다”며 “이 때문에 관련된 사용성을 개선해 나가는 있다”고 밝혔다.

■ 누구의 진화 3. 생활 친화적 AI로 거듭나라

결국 누구가 AI 비서 역할을 하려면 음성명령으로 음악이나 틀어주고 무드등을 켜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박명순 본부장은 “우리가 초기 AI라고 하는 서비스를 접근할 때 이용자들이 단순히 AI라고 하면 알파고를 들어봤으니 바둑을 잘두는게 AI라고 여길까 생각도 했다”면서 “AI에 대한 다양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었는데 저게 어떤 가치 줄까에 대한 의문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AI 서비스에 지불가치를 아직 느끼지 못하니 차라리 돈을 내고 살 수 있는 스피커에 AI를 집어넣자는 시작이었다”며 “AI에는 돈을 받지는 않고 누구를 이용해가면서 서비스를 추가로 드리겠다는 개념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누구를 통한 신규 서비스를 꾸준히 내놓는 길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실제 누구 미니 출시에 맞춰 금융정보, 영화정보, 한영사전, 오디오북, 감성대화 서비스 등을 새롭게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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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본부장은 “충분히 AI 서비스 가능성을 본 음악 기능의 발화 빈도를 보면 처음에는 ‘김필의 어떤 노래를 틀어줘’ 수준에서 ‘복면가왕 OST 틀어줘’ 식으로 발화 패턴의 카테고리가 커지고 있다”며 “날씨나 일정 등의 서비스에서도 발화 패턴이 서서히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서비스를 계혹 내놓으면서 이용자의 발화 패턴이 쌓이고 음악 서비스 외에 다른 서비스들이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생활 속에서 쓸 수 있는 서비스를 그때마다 필요한 것들을 갖춰가는 것이 맞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