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무장한 토종 '퍼스트펭귄'들이 뛴다

P2P 금융전문 8퍼센트 등 새 시장 개척

인터넷입력 :2017/08/04 07:00    수정: 2017/08/04 10:17

손경호 기자

기술과 패기로 미개척 분야에 도전장을 던진 국내 스타트업 3인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중금리 P2P대출 시장을 열었던 8퍼센트, 유명 팝가수 스티비원더도 쓴다는 점자 스마트워치인 '닷워치'를 개발한 닷, 미국 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모바일 연계 혈액 체크 기기 '엘리마크'를 개발한 BBB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각 분야 퍼스트펭귄으로 꼽히는 이들은 이전까지 관심을 끌지 못했던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퍼스트펭귄'이란 미국 카네기멜론대 컴퓨터공학과 랜디 포시 교수를 통해 널리 알려진 말이다. 포시 교수는 바다표범 등 자신들을 노리는 포식자들의 위협에도 무릅쓰고 먹잇감을 찾기 위해 가장 먼저 바다로 뛰어드는 첫번째 도전자를 퍼스트펭귄이라고 불렀다.

국내 중금리 P2P대출 시장을 개척한 8퍼센트(위), 시각장애인용 점자 스마트워치인 닷 워치(왼쪽 아래), 모바일 혈액 진단 키트인 엘리마크(오른쪽 아래)

■ 중금리 P2P 대출 시장 문 연 8퍼센트

이젠 P2P대출은 그리 낯설지 않다. 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금융서비스는 금융감독원 신고 대상이었다.

은행원으로 8년을 근무했던 이효진 8퍼센트 대표는 안정적인 직장을 뿌리치고, 국내서 첫 중금리 P2P 대출 스타트업인 8퍼센트를 창업했다.

영국, 미국, 중국 등에서는 이미 IT와 금융업을 융합한 P2P대출이 혁신 산업으로 성장 중이었지만 국내서는 아직 이런 서비스가 불모지인 상황이었다.

이 같은 환경에서 등장한 8퍼센트는 사업 초기 서비스 시작 두 달만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사이트가 폐쇄조치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후에는 금융당국, 유관 부서와 협의해 플랫폼을 개설하면서 주요 P2P대출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8퍼센트는 투자자가 자금을 넣어두면 월마다 발생하는 원리금이 자동으로 분산투자된다.

이후 은행권청년창업재단, KG이니시스, 캡스톤파트너스 등 투자 그룹의 지원을 받아 국내 P2P 금융 업계 선도기업이 됐다.

이 기업은 최저금리 보상제도 운영 중이다. 자사 P2P대출상품을 통해 대출을 받은 사용자들 중 시중은행과 비교해 0.01%라도 높은 금리를 부담하게될 경우 10만원을 보상금으로 지급한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챗봇인 에이다를 도입하고,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여러 대출채권에 자동으로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연 평균 9.7% 수익을 제공 중이다.

■ 점자 스마트워치 '닷 워치' 23개 광고상 휩쓸어

유명 팝가수 겸 시각장애인인 스티비 원더가 주문하면서 더 유명세를 탄 점자 스마트워치 '닷 워치'를 개발한 스타트업 닷도 주목된다.

1990년생 동갑내기인 김주윤 대표, 성기관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공동 창업한 이 스타트업은 전 세계서 23개 광고상을 휩쓴 세계 첫 점자형 스마트워치를 만들었다.

이 스타트업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제품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성 CTO가 받은 장학금 200만원을 갖고 명지대 실험실을 빌려 연구를 시작했다.

닷 워치는 촉각으로 시간을 확인하고, 스톱워치, 알람을 설정하며 점자로 스마트폰의 메시지, 전화, 알람, 워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게는 27g이며 배터리는 한번 충전하면 2주간 사용할 수 있다.

그렇게 개발된 닷 워치는 평소 시간을 점자로 표시하고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돼 문자가 오면 이를 점자로 바꿔 시계 표면에 나타낸다. 또한 SNS 메시지, 이메일이나 모바일 뉴스 등의 정보가 동그란 시계 위에 점자로 튀어나와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읽을 수 있다. 이미 영국, 일본, 프랑스 등 13개국에서 약 350억원 규모 주문이 진행됐다.

심플한 디자인이 주목을 받으면서 독일의 iF 디자인 어워드, 칸 국제광고제 등 각종 광고제에서 수상하며 세계로 뻗어나가는 중이다.

닷 워치는 현재 영어와 한국어판 상품이 출시된 상태로, 기타 다른 언어 버전도 개발 중이다.

■ 나사도 알아 본 모바일 연계 혈액체크 기기 개발한 BBB

카이스트 출신인 최재규 대표가 설립한 BBB라는 스타트업도 주목된다. 이 회사는 창업 6개월만에 세계 첫 모바일 연계 혈액체크기기 '엘리마크'를 개발했다.

스마트폰과 비슷한 모습을 띈 엘리마크는 혈당, 콜레스테롤, 심장질환 등 51가지 질병을 하나의 기기에서 체크한다. 해당 기기에 각 질병마다 다른 스트립을 끼운 뒤 혈액 샘플을 떨어뜨리기만 하면 된다.

혈액 검사 뒤 저장된 데이터는 기기에 탑재된 통신 기능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에 저장돼 이후 사용자, 병원, 가족 등이 공유할 수 있다.

휴대성과 정확성 측면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고,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아도 초기 진단이 가능하다는 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이 기기는 지난해 4월부터 녹십자 엠에스를 통해 국내 병원용으로 독점 판매 된다.

뿐만 아니라 BBB는 나사와 손잡고, 나사 에임스리서치센터에서 우주인을 위한 모바일 혈액검사 솔루션을 연구, 개발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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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에는 미국 하버드 의대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가나 최대통신사 MTN과도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수출 통로를 마련했다.

지난해 8월 55억원 규모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으며 KT, 부산대, 고려대 등과 협약을 체결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