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카카오와 시너지? 신뢰구축이 먼저"

[출범 간담회] "여수신-송금 등 금융 서비스 내실이 최우선과제"

인터넷입력 :2017/07/27 17:05

손경호 기자

카카오뱅크와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 간의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한국카카오은행 이윤우, 윤호영 공동대표는 사용자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은행이 되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엄밀히 말하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는 다른 회사다. 자본금 3천억원 규모인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와 KB국민은행이 각각 10% 지분을 가졌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는 지분을 투자한 관계사이기는 하지만 완전한 한 식구라기 보다는 사업 파트너로 보는 것이 맞다.

한국카카오은행 이윤우, 윤호영 공동대표는 은행 본업에 충실해 사용자 기반을 확보한 뒤부터 본격적으로 카카오와 협업에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와 협업 방안을 묻는 질문에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는 은행업법에 따라 24년만에 나온 모바일뱅크"라며 "은행이 할 수 있는 여수신, 해외 환전, 송금, 체크카드 등 금융서비스를 통해 먼저 고객들과 신뢰를 쌓은 후 카카오 내부의 다른 사업과 협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협업보다는 내실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물론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멜론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 간의 시너지를 낼 가능성은 적지 않다. 하지만 초기인 만큼 본업부터 잘 운영해 가면서 카카오를 포함한 주주사들과 협업하겠다는 생각이다.

카카오로부터 독립한 카카오페이와 협업에 대해 협업이 가능한 파트너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 관계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카카오페이의 (비즈니스) 영역이 송금 게이트웨이라고 한다면 이 회사 입장에 카카오뱅크는 여러 은행들 중 하나(one of them)일 것"이라며 "카카오페이가 카카오뱅크에게만 혜택을 준다거나 반대의 경우는 각 사가 가진 다른 파트너사들과 관계를 나빠지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객 편의성과 필요성을 고려해 필요한 부분에서는 협업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생각이다.

다음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나온 일문일답이다.

Q. 카카오뱅크앱 동시접속자는 몇 명까지 가능한가?

"기준 별로 다르지만 몇 만 명이 오더라도 문제가 없게 했다. 앞서 접속장애가 일어났던 부분은 카카오뱅크앱과 연동되는 신용평가 등 다른 서비스에 갑자기 트래픽이 몰린 탓이 크다. 초당 계산을 시간대로 환산하면 10만명까지 들어와도 내부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다."

Q. 은산분리 완화되지 않은 상태서 자본확충 계획은?

"은산분리법이 개정되기를 원하나 개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자본확충에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 지분을 가족 있고, 이곳 목적 자체가 자회사 자금확충인 만큼 고객수, 대출 증가 속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증자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Q. 각종 수수료 면제가 연말까지인데, 이후에는 수수료를 내야하나?

"편의점 ATM을 통한 현금인출 등에서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것은 어떤 은행도 해보지 않은 시도라 비용이 얼마나 들지 등을 봐야한다. 고객에게 최대한 혜택을 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만큼 연말까지 해보고 다시 판단할 것이다."

Q. 공동대표가 가지는 장단점이 있다면?

"은행 자체가 혼자 의사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재무, 리스크, 여신 등 부서가 다 다르다. 은행경영 자체는 각 영역 전문가들이 집단지성으로 의견을 모을 수밖에 없다.

공동대표체제는 (금융권-ICT 출신으로서) 기존 상식에 의문을 제기해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며, 단점은 기존 은행이었으면 그냥 넘어갔을 부분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한다는 사실이다.

예비인가때부터 (이윤우-윤호영) 공동대표로 2년여 간 호흡을 맞춰왔다. 대표가 모든 의사결정을 한다기 보다는 프로젝트 책임자(PM)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만큼 금융/ICT 장점이 잘 어우러지게 하는 데 공동대표체제가 맞다고 본다."

Q. 먼저 출범한 케이뱅크와 차이점은?

"큰 차이점은 없다고 생각한다. 케이뱅크는 새로운 모바일뱅킹 시대를 이끄는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다만 카카오뱅크 오픈 시기가 늦었던 이유는 은행 업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해외송금과 체크카드에 후불교통카드, 해외결제 지원 기능 등을 추가로 넣는 과정 때문이다."

Q. 신용등급 8등급까지도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가능하다. 평가 기준은?

"카카오뱅크의 신용평가시스템(CSS)은 기존 은행처럼 나이스, KCB 등 신용평가기관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그 위에 고객들이 많이 들어오게 되면서 쌓인 데이터를 활용해 CSS에 반영할 생각이다.

8등급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은 서울보증보험과 합의한 사안이다. 물론 개인마다 한도나 금리는 다르겠으나 소액대출을 취급해 리스크를 분산하면서 대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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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포통장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스마트폰만을 활용해 뱅킹서비스를 하려 했던 이유 중 하나가 대포통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공인인증서는 이동이 쉽지만 모바일에서는 앱 기반이고, 스마트폰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일부 사용자들이 카카오톡을 쓰고 있는 스마트폰을 넘겨주면서까지 대포통장을 개설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