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넷 청년들이 휴학 후 창업한 이유

“카페 문화 바꾸고파...‘카페드’로 새 도전”

인터넷입력 :2017/07/21 15:58    수정: 2017/07/21 17:28

카페에이전시 신세민 대표, 김경호 이사는 고등학교 동창으로 이제 겨우 스물네 살에 불과하다.

비슷한 또래의 일반 남성이라면 군대를 이제 막 전역한 나이 정도 됐을까, 그들은 대학을 휴학하고 총 세 명이 함께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창업은 친구끼리 모인 술집에서 당시 카페에서 오래 일 한 김경호 이사가 커피 용품 배달이 지연되면서 생긴 문제와 불만을 토로한 것이 발단이 됐다. 누군가 “야, 그런 걸로 창업 하면 성공한다던데?”라는 한마디가 “한 번 해볼까?”란 생각으로 이어져 실행으로 옮겨진 경우다.

이들의 창업 아이템은 대학가 카페에 일회용 컵이나 홀더, 빨대 등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아이템이다. 서비스명은 ‘컵플라이’. 컵홀더의 경우 광고를 붙여 수익을 낼 수 있으므로 무료로 주는 전략을 취했다.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매력적인 제안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그들의 전략은 성공했을까.

신세민 대표(왼쪽), 김경호 이사.

“솔직히 아무 고민이나 분석 없이 바로 영업을 돌았어요. 계약서부터 내밀고 제안서는 나중에 만들었죠. 그런데 사업자가 없는데 너희들을 뭘 믿고 계약하느냐고 하더라고요. 컵홀더를 무료로 준다고 하는데도 믿지 않더군요. 우여곡절 끝에 사업자등록도 하고 홈페이지도 만들어 현재 1천300여개 제휴점과, 250개 정도의 독점 카페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저희의 강점은 빠른 실행력과 영업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컵플라이가 어느 정도 수익을 내면서 새롭게 출시한 서비스가 바로 카페 검색 서비스인 ‘카페드’다. 독특하고 신기한 이색카페부터, 지역별 추천카페, 북카페, 할인혜택 카페 등을 지역별로 찾을 수 있다. 또 주차가 가능한 카페나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카페, 24시간 영업 카페 등도 내 위치를 기준으로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

지난 4월 출시된 카페드의 다운로드 수는 아직 1만을 넘기지 못했다. 영업력을 바탕으로 500개 정도의 멤버십 카페 정보를 확보했으며, 이 달 말까지 총 카페 등록 수를 4천500개에서 5천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직접 각 카페를 방문해 영업을 하면서, 공공데이터에 등록된 정보도 함께 활용할 예정이다. 제휴점의 경우는 더 많은 사진정보와 메뉴 소개, 360도 카메라 기능 등이 제공된다.

카페에이전시에 따르면 전국에 있는 카페는 약 5만8천개다. 이 중 회사가 올해 정보 확보를 목표로 한 제휴점 수는 1만5천개다. 2020년까지 전국의 모든 카페 정보를 카페드 앱에 넣는 것이 목표다. 향후에는 좌석수, 혼잡도, 화장실 위치 등 보다 자세한 정보까지 담을 예정이다. 여기에 결제 시스템도 넣어 광고와 수수료 기반의 수익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최종 업데이트가 이뤄지면 사진이 더 많아지고 검색이 편해질 거예요. 지하철 검색도 추가돼 지역 검색이 더 쉬워질 거고요. 7월 말 새 버전이 출시될 예정인데, 앱이 보다 직관적으로 변했다는 걸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신세민 대표, 김경호 이사는 카페 문화를 바꾼다는 각오로 카페드를 키울 예정이다. 마케팅을 위한 투자 유치에 노력해 더 많은 사용자들이 즐겨찾는 앱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카페를 음료만 마시는 공간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문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카페드와 유사 서비스가 많을 것으로 흔히들 생각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경쟁 서비스가 없어요. 망고플레이트, 카카오플레이스, 얍플레이스 등이 있지만 맛집 위주고 카페 정보만을 전문으로 다룬 서비스는 없습니다. 저희의 강점인 빠른 실행력과 영업력을 기반으로 카페드 제휴사와 이용자를 늘려 더 좋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카페드 성공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지난 달 진행된 한 스타트업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카페드에 대한 소개를 듣고 난 뒤, 성공 여부를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을 냈다.

카페에이전시의 발표를 들은 한 멘토는 수익화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지만, 발표를 진행한 김경호 이사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광고로 물든 포털 카페 검색보다 카페드가 찾아주는 정보가 더 가치가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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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창업 기업이 성공보다 실패의 길을 걷게 된다. 모두가 생존을 걸고 싸우기 때문이고, 누구는 방향을 잘못 들기 때문이다. 또 예산의 한계로 사용자의 습관을 바꾸는 데 실패하기도 한다. 이 밖에 성공을 가로막는 요인은 너무도 많다.

그럼에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일단 실행에 옮긴 덕분에 카페에이전시는 창업 전선에서 2년여의 시간을 버텨냈다. 수익도 내고 있다. 그리고 카페드를 통해 한 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번에도 그들이 강점으로 꼽은 빠른 실행력과 영업력이 빛을 발할지 호기심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