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같은 듯 다른' 판매 페이지 개편

11번가 "개인 브랜드 향상" vs 이베이 "검색 편의성 제고"

유통입력 :2017/07/18 18:03

국내 오픈마켓 업계가 판매 페이지를 새단장하면서 하반기 공세에 나선다.

11번가는 판매자의 상품을 모아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별 판매자 브랜드 강화를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려는 전략이다.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판매 페이지당 1개 상품을 등록하도록 개편한다. 데이터 수집에 최적화된 페이지를 구축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다는 포석이다.

개편의 공통점은 이용자 경험(UX) 향상이다. 11번가의 경우 특정 판매자가 취급하는 상품을 모아 보기 힘들었던 점을 개선했다. 이베이코리아는 판매가만 노출되기 때문에 과거 일일히 판매 링크에 들어가서 옵션가까지 확인해야 했던 소비자들의 고생을 덜어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같은 판매자, 다른 상품 보여주는 '11번가 스토어'

11번가가 판매자별 상품을 조회할 수 있는 '11번가 스토어'를 출시했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오픈마켓 11번가는 18일 개별 판매자가 판매하는 상품을 모아 볼 수 있는 '11번가 스토어'를 선보였다. 동시에 판매자를 대상으로 단골 관리를 위한 마케팅 프로그램, SNS 연동 등 다양한 기능을 준비한다.

11번가 스토어는 이전에 제공해온 같은 판매자의 다른 상품을 단순 나열했던 '미니몰'이 강화된 서비스다.

11번가 내에 같은 판매자가 등록한 상품을 조회하는 동시에 상점 이미지, 소개 문구 등 판매자 스스로 브랜드 파워를 키울 수 있는 방식으로 판매 페이지를 개편했다.

이와 동시에 판매자의 인스타그램 연동 기능도 제공한다. 판매자가 11번가 스토어에 상품을 등록하면 인스타그램에서도 볼 수 있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당 판매자의 11번가 스토어에 접속할 수 있다.

효과는 입증됐다. 11번가는 판매자 122명을 대상으로 사전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패션 상품 판매자의 거래액이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SK플래닛 관계자는 "간담회 등 11번가에 입점한 판매자들의 의견을 모아 11번가 스토어를 선보이게 됐다"며 "향후 기능이 계속 추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11번가는 연내 많이 팔린 상품과 고객 유입 키워드를 알려주는 통계 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포털 사이트에서도 자신의 11번가 스토어를 알릴 수 있는 개별 상점 URL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베이코리아에서 베타 서비스 중인 '상품 2.0'.

■이베이코리아 "1상품 1페이지로 '상품 2.0' 시작"

이베이코리아는 현재 베타 서비스로 운영 중인 상품 등록 솔루션 '상품 2.0'을 올 하반기 정식 서비스한다. 상품 2.0.은 상품 검색 결과를 상품 하나당 1개 페이지로 보여주도록 상품 페이지 등록 방식을 변경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 오픈마켓 업계는 기준가를 등록한 판매 페이지 하나에 가격에 다소 차이가 있는 여러 상품을 함께 올리고 기준가를 중심으로 일정 금액을 가감해 실제 판매가를 보여주는 방식의 판매 페이지를 적용해왔다.

이번 조치는 이런 방식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판매 현황 검색도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의도도 포함돼 있다.

상품 2.0을 적용할 경우 판매 페이지 하나에 상품 하나만 등록할 수 있게 된다. 이전과 달리 개별 상품마다 판매 페이지를 등록해야 하는 만큼 판매자들은 이전보다 더 많이 페이지를 등록해야 한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판매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라인몰 뿐 아니라 다른 사이트에도 적용될 수 있는 상품 판매 페이지 편집 기능을 베타 서비스에서 제공하고 있다"며 "블로그 글 작성 도구처럼 상품 판매 시 등록할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 측에 따르면 정식 서비스 시기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또 색상이나 사이즈 등 실제 옵션에 해당하는 상품 리스트는 계속 작성 가능하다.

■판매자 지원·4차 산업혁명 대비…UX도 발전

국내 오픈마켓이 판매 페이지를 개편한다.

두 회사는 판매 페이지 개편을 통해 UX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번가 스토어는 등록 상품을 모아 볼 수 있게 되면서 다른 상품에 대한 후기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해당 판매자의 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판단해볼 수 있고, 선호하는 판매자의 다른 상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단골쿠폰' 발행, 배송비를 아낄 수 있는 '묶음배송상품' 탐색 등 판매자별 마케팅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상품 2.0은 그간 소비자들이 불편함으로 꼽았던 실제 판매가 비교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 지금까지 검색 결과에서는 기준가만 노출되면서 판매 페이지에 접속하면 실제 판매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가격 파악에 혼란을 일으켜왔다. 이전에도 이베이코리아는 소비자의 가격 혼란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중소 기업 TV를 지역에 상관없이 일체 무료로 배송하는 '중소기업 TV 클린배송'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차이점을 따져보면, 11번가의 경우 판매자의 편의 개선에 집중한 개편으로 볼 수 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자신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고, 영세한 사업자는 따로 운영하지 못했던 자신의 온라인몰을 갖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스토어 별 프로모션도 가능해지면서 단순 개별 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함께 판매하는 다른 상품의 판매 촉진도 불러올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개편의 주요 의의로 IoT 주문이 보편화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판매 페이지 하나에 여러 상품을 별다른 제한 없이 등록했던 기존의 방식으로는 상품 판매 데이터를 정확히 수집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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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종류에 맞는 세부 상품군을 설정한 판매 페이지를 적용하면 빅데이터에 기반한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이미지 검색이나 음성으로 상품을 주문하는 서비스가 대중화될 미래를 위해서도 상품 조회가 간단해지는 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개편된 판매 페이지를 토대로 내부 아이트래커 UX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상품 정보 습득 속도가 향상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