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톱 드론 제조사 DJI, 해커들과 전쟁 나서

아이폰 탈옥툴과 유사…제품 주도권 놓고 경쟁

홈&모바일입력 :2017/07/10 07:52

손경호 기자

세계 최대 상업용 드론 제조사인 DJI가 해커들과 전쟁에 나선다.

일부 해커들은 DJI가 제작한 드론의 펌웨어를 수정해 그동안 제한 걸려있던 여러 기능들을 활용할 수 있게 하려는 시도를 하는 중이다.

실제로 지난달 하드웨어 전문 웹진인 마더보드에 따르면 DJI 드론 사용자 중 한 명은 심지어 러시아에서 개발한 값비싼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면서까지 해당 드론에 제약이 걸린 기능을 해제시키려고 시도했다.

이를 테면 GPS를 추적해 공항 근처 등에서는 드론을 날릴 수 없게 프로그래밍된 DJI 드론의 펌웨어를 조작해 제한된 지역에서도 비행을 할 수 있게 해킹하는 식이다.

최근 이러한 시도는 아이폰 탈옥툴이 유행했던 때와 비슷하다. 일부 기능을 쓸 수 없게 막아놨던 아이폰을 더 잘 활용하려고 했던 시도가 이제는 드론으로 옮겨간 셈이다. 드론 해킹에는 내가 구매한 제품이라면 내 마음대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반영됐다.

이에 대해 마더보드는 자신이 산 드론을 기능 제한 없이 쓰려는 드론 조종사와 세계 최대 상용 드론 제조사인 DJI가 드론에 대한 통제권을 놓고 대결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유튜브, 페이스북, 드론 관련 포럼, 협업툴 슬랙 내 그룹 등에서 해커들은 DJI가 제조한 드론의 펌웨어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을 공개해 왔다. 드론 관련 DJI가 정한 제약사항을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 것이다.

이에 대응해 DJI는 자사 드론용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하면서 해킹 막기에 나섰다. 취약한 버전의 펌웨어는 자사 서버에서 삭제하면서 드론에 대한 제어권을 가져오려고 꾸준히 시도한다.

DJI측은 "인가되지 않은 방법으로 드론을 수정하려는 사례들을 계속해서 조사 중"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 공지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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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I 기술 보안 담당 빅터 왕 디렉터는 "비인가된 방법으로 DJI 드론을 수정하려는 방법을 추천하지 않는다"며 "불안정한 비행행동으로 인해 드론 작동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DJI는 수정된 드론의 성능을 보장할 책임이 없으며, 어떤 사용자든 불법적으로 혹은 위험한 용도로 그들의 드론을 수정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DJI 드론 전용 익스플로잇(해킹툴)을 개발하고 배포했던 상업용 드론 전문가 케빈 피니스터는 "이것은 DJI와 이 드론에 대한 제어권을 놓고 벌이는 전쟁의 시작"이라며 "최종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드론을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