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때문에 삼성은 늘 승리한다"

美 칼럼니스트, 경쟁-OLED 공급 '양면전략' 평가

홈&모바일입력 :2017/07/07 11:26    수정: 2017/07/07 11:2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애플은 소비자들에게 아이폰을 팔아서 돈을 벌었다. 삼성은 아이폰으로 큰 돈 번 애플에 디스플레이까지 판매해 더 큰 돈을 벌었다.

삼성이 2분기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14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은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면에서도 애플을 뛰어넘으면서 ‘세계 최고’ 반열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테크 전문 칼럼니스트인 마크 로고우스키가 지난 달 말 포브스에 기고한 칼럼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로고우스키는 다년 간 실리콘밸리에서 경험을 쌓았으며 최근엔 우버에서 일한 경험도 있다.

로고우스키는 지난 6월30일 포브스에 ‘애플 덕분에 최대 라이벌 삼성이 계속 승리한다’는 도발적인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 포브스 칼럼 바로 가기)

■ 애플이 팔면 팔수록 삼성은 더 이익

그는 칼럼 서두를 스마트폰 시장 양대 강자인 삼성과 애플의 독특한 관계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애플이 아이폰을 제 때 공급하기 위해선 삼성 디스플레이가 꼭 필요한 상황을 간단하게 묘사한 뒤 본격적인 논리를 펼쳤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8에 OLED를 탑재하기로 하면서 삼성 의존은 더 심화됐다. 외신들은 삼성이 올 들어 애플에 OLED 7천만 개 가량을 공급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이 디스플레이 라인 확충을 위해 향후 2년 간 200만 달러 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란 최근 뉴스가 많은 걸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아이폰8' 렌더링 이미지.(사진=iDropNews)

언론들은 갤럭시와 아이폰 간의 대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애플과 스마트폰 경쟁을 하면서도 부품 쪽으로 사업 다각화를 하는 데 성공하면서 엄청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로고우스키는 평가했다.

특히 로고우스키는 삼성이 디스플레이 생산량 뿐 아니라 품질 면에서도 독보적인 편이라고 평가했다. 그 때문에 애플이 TSMC 같은 대안을 끊임 없이 모색하면서도 삼성 의존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는 갤럭시S8의 디스플레이 원가를 개당 85달러로 추정했다. 물론 애플이 삼성에 같은 가격을 지불한다는 보장은 없다.

■ "아이폰 1억대에 OLED 탑재 땐 삼성 최소 50억 달러 벌어"

하지만 추산은 해볼 수 있다. 로고우스키는 “애플이 내년에 아이폰 1억 대에만 OLED를 탑재하고, OLED 하나당 50달러만 지불한다고 가정해보자”면서 “이럴 경우 삼성은 디스플레이로만 애플로부터 50억 달러를 벌어들이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애플이 OLED 탑재 물량을 계속 늘려나갈 가능성이 많아 연간 100억 달러는 쉽게 넘길 것으로 추산했다.

물론 애플은 LG, 샤프 등 ‘삼성 대안’을 끊임 없이 찾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 하지만 OLED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기 위해선 엄청난 비용과 수 년 간에 걸친 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당분간은 애플의 삼성 디스플레이 의존은 피할 길이 없다고 로고우스키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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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일반적인 전쟁과 달리 삼성과 애플의 전쟁은 ‘모두가 승리하는 경기’라고 그는 분석했다. OLED 공급계약 덕분에 애플이 더 나은 기술을 받고, 삼성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논지를 근거로 로고우스키는 삼성과 애플은 협력과 경쟁을 함께 하는 코피티션(co-opetition) 관계라고 평가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