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클라우드, 해외 업체 격전지 되나

MS, 출격 채비…아마존·IBM 등 행보 주목

컴퓨팅입력 :2017/07/05 16:55    수정: 2017/07/05 16:55

김우용, 임민철, 임유경 기자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한국 IT업체와 협력해 국내 공공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하고 있다.

과거 MS나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다국적 IT 기업들은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민간 수요에만 집중해 왔다. 공공기관에 서비스를 공급하려면 사업자가 '클라우드보안인증'이라는 문턱을 넘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투자가 기대 수요보다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MS는 한국 공공클라우드 시장에 클라우드보안인증 요건을 준수하는 MS애저 클라우드서비스를 제공할 방법을 찾아냈다. 협력업체 인프라에 공공클라우드용 MS애저 인프라를 별도 구축해 관련 인증 요건을 충족한다는 아이디어였다.

이는 MS뿐아니라 AWS나 IBM, 구글과 오라클 등 다른 글로벌 업체에게도 공공클라우드 시장 진입을 위한 새로운 길로 작용할 전망이다.

따라서 AWS나 IBM 등도 이와 같은 전략을 택할 지 주목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한국IT업체 3사와 손잡고 공공클라우드 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한국 클라우드시장에서 움직이는 아마존, IBM가 비슷한 움직임을 가져갈지 주목된다. [사진=Pixabay]

이들의 클라우드 공세가 민간을 넘어 공공 영역까지 펼쳐진다면 공공클라우드 시장의 구도는 국내 사업자간의 경쟁이 아니라 국내외를 아우르는 경쟁으로 재편될 수 있다.

글로벌업체 MS, 한국식 보안인증 어떻게 풀었나

한국MS는 지난달 29일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서 공공클라우드 시장 준비 현황을 공개했다.

이날 MS는 한국의 클라우드보안인증을 받아 공공 시장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호스팅업체 호스트웨이, 클라우드 컨설팅 및 매니지드서비스업체 베스핀글로벌, 서비스형플랫폼(PaaS) 전문업체 크로센트 등 한국 업체 3사와 손잡았다고 설명했다.

한국MS는 3사와의 협력을 통해 공공기관용 클라우드 서비스형인프라(IaaS) 및 PaaS를 맞춤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퍼블릭, 프라이빗, 하이브리드, 3가지 클라우드 활용 유형을 공공기관이 보유한 전산시스템과 3개 등급의 정보자원 분류 등 시나리오에 맞게 지원할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

한국MS는 호스트웨이, 베스핀글로벌, 크로센트와 협력해 국내 공공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사실 한국MS는 클라우드보안인증을 직접 받지 않는다. 올하반기 호스트웨이가 IDC에 MS의 클라우드 솔루션 ‘애저스택’으로 공공기관용 MS애저 환경을 구축하고, 그에 대한 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인증 획득 전까지 한국MS와 파트너들은 공공시장 고객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도입 컨설팅 활동에 나선다.

김현정 한국MS 상무는 “공공기관에 (전산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옮길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하반기 클라우드를 클라우드답게 쓸 수 있는 컨설팅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기관이 예산 작업과 도입 준비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MS는 어째서 공공기관용 MS애저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지 않고 호스트웨이라는 파트너와 협력하기로 했을까. 별도 인프라로 인증 기준을 충족함으로써 공공시장에 더 빨리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기존 MS애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민간 서비스용으로, 클라우드보안인증과 같은 공공시장 대응 요건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AWS, IBM도 MS식 공공클라우드 해법 따를까

이미 한국 IT업체와 협력해 온 다른 다국적 클라우드사업자도 국내 공공시장에 비슷한 접근 방식을 취할 수 있다. IBM과 손잡은 SK주식회사 C&C, AWS와 손잡은 LG CNS가 MS와 손잡은 국내 업체들과 유사한 사업 모델로 공공클라우드 제공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SK주식회사 C&C는 2년전부터 IBM과 클라우드사업을 위해 손을 잡았다. 협력 초기 민간 부문 프라이빗 클라우드 활용에 주력해 왔다. 지난해 8월 경기도 판교에 구축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가동에 들어가면서부터는 퍼블릭클라우드 제공에도 나섰다.

이들은 당시 게임 등 이미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업종을 넘어 금융과 공공으로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또 프라이빗과 퍼블릭을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제공하겠다는 메시지에 무게를 실었다. IaaS를 넘어 PaaS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등 솔루션으로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LG CNS와 AWS는 이달 초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위해 전략적 협력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 우선, 국내 대기업의 클라우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방안에 초점을 맞춰 협력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양사가 공동으로 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이번 협력에 공공기관 및 기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전환 혜택을 알리는 마케팅을 공동진행하기로 했다.

LG CNS 관계자는 AWS와 공공 시장 협력에 대해 “현재는 포괄적인 협력을 추진하자는 정도의 협의가 이뤄진 것이며 공공 시장 진출을 양사 공동으로 할지는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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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사도 의지만 있다면 한국MS와 호스트웨이처럼 글로벌업체가 국내 보안인증을 우회하는 협력 모델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스핀글로벌의 우주연 상무는 "양측에 협력 의사가 있고 이들이 시너지를 낼 방법을 찾는다면, 다른 글로벌 벤더와 한국 로컬업체가 얼마든지 접근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세부 접근 방법은) 양측이 보안인증 부분을 협력할지 또는 PaaS 영역만 협력할지, 공공시장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용, 임민철, 임유경 기자yong2@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