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속도내는 중국, 투자계획 발목잡힌 한국

본격 투자 앞두고 요금인하 압박 몰려…5G 글로벌 주도권 내줄까 우려

방송/통신입력 :2017/06/28 12:24    수정: 2017/06/28 17:58

‘MWC 상하이 2017’을 기점으로 중국이 5G의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한 네트워크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요금 인하 압박으로 수익 목표와 투자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고려해야 하는 국내 상황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28일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전시장(SNEIC)에서 개막한 MWC 상하이에서 차이나모바일, 화웨이, ZTE 등 중국 현지 통신사 및 통신장비 업체들이 연일 진행되는 5G 컨퍼런스 등을 통해 투자·구축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이통사들은 향후 7년간 200조원의 투자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LTE 구축은 상대적으로 늦었지만 5G 시대에는 리더십을 가져가겠다는 포석이다.

또 화웨이는 MWC 상하이 개막 전날인 지난 27일 전시장 인근 푸동케리호텔에서 5G 포럼을 열고 기술력을 과시했다. 경쟁사인 ZTE는 MWC 상하이 개막 당일 같은 곳에서 5G 대응 기술을 선보였다. 5G 장비를 내세운 화웨이, ZTE와 함께 세계 최대 가입자를 거느린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도 자사 중심의 5G 컨퍼런스를 오는 29일 진행한다.

MWC 상하이 개막일 앞뒤로 중국 5G 대표 선수들이 생태계 구축을 강조하면서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 중국 5G 패권 잡기 총공세

국내 통신업계에서는 올해 MWC 상하이에서 중화권 회사들의 빨라진 행보를 두고, 오는 10월부터 시작되는 ITU 5G 후보기술 접수 등 표준화 작업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4G 통신까지는 유럽 장비와 미국의 모뎀이 주도권을 잡고 국내 이통사들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그림이었지만, 자국 시장만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 시장성이 확보된 중국의 장비회사들이 규모의 싸움으로 5G 시대에 승부를 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정보통신연구원은 ‘5G가 경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란 백서를 발표하고 3년 뒤인 2020년에 중국 내에서 5G로 인한 경제적 산출 효과가 약 81조원(4천840억위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TE에서 5G로 전환되는 것은 단순히 고도화된 기술 방식의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단말기와 관련 서비스 등 전후방 산업의 새로운 마중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국내에서 LTE 전국망이 갖춰진 이후 모바일 시대로 빠르게 개편되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을 이뤘고 게임이나 동영상 콘텐츠의 소비 패턴이 바뀌자 새로운 서비스가 대거 등장했다.

5G 시대 역시 이같은 산업구조 개편이 예상된다. 소물인터넷과 달리 대량의 데이터를 다뤄야 하는 매시브 IoT의 경우 5G가 필수적이고 자율주행자동차도 결국 차량용 통신 V2X에 5G가 바탕이 돼야 한다.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등 실감 인터렉션 미디어 역시 5G 환경을 전제해야 한다.

■ 상용화 목표만 있고 투자계획 못세우는 한국

중국 못지 않게 한국 역시 5G 주도권 경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가 나서 기술 표준화 작업에 힘을 싣기도 하고 이통사와 해외 장비 회사의 기술 협력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이동통신 신기술 상용화 최초 타이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술 선점 효과에 대해 다른 나라보다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통사들은 세계 최초 시범 서비스 계획은 물론 표준 기술 수립 직전에 서비스 상용화 계획까지 내놓고 있다. 5G 장비 개발을 집중해온 삼성전자는 해외 이통사에 장비를 공급하는 단계에 도달했다.

다만 기술력과 상용화 계획은 있지만 투자 계획이 명확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5G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중국과 가장 대조적인 부분이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2019년 상용화 목표를 내세웠기 때문에 늦어도 내년부터 선행 망투자가 시작돼야 하지만 통신비 인하 압박으로 투자 계획을 세우는데 예측하기 어려운 요소가 많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요금 인하 압박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사업자들은 규제 예측가능성을 거의 잃어버린 수준이나 마찬가지”라며 “5G는 단기간 투자가 아니라 장기간 투자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더욱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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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 김홍식 연구원은 “5G의 경우엔 LTE보다 설비투자(CAPEX)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LTE처럼 2년간 집중 투자는 어렵고 4~5년에 걸쳐 단계적 커버리지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즉, 장기적인 투자 목표를 세워야 할 국내 통신사가 투자계획을 내놔야 할 시점에 정치권에 의한 수익 감소 국면에 접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