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 전격 인수

세계적 AI연구소…네이버랩스유럽으로 재탄생

인터넷입력 :2017/06/27 09:07    수정: 2017/08/03 18:52

손경호 기자

네이버가 미국 제록스가 보유한 인공지능(AI) 연구소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등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는 한편 네이버랩스가 연구 중인 핵심기술을 공동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관련 분야 글로벌 전문 인력을 확보하게 됐다.

네이버는 미국 제록스로부터 프랑스 그르노블에 위치한 XRCE를 인수한다고 27일 밝혔다. XRCE 사원협의회가 인수 협약을 최종적으로 승인했으며, 남은 인수 절차에 따라 오는 3분기 내 인수가 완료된다.

1993년 설립된 XRCE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연상하게 하는 프랑스 그르노블 지역의 외곽에 위치한 첨단기술연구센터다. 주로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같은 미래기술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프랑스 그르노블에 위치한 XRCE. 네이버는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AI 분야 기술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생각이다.

네이버 송창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XRCE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연구진들이 대거 포진한 제록스의 주요 연구소 중 한 곳으로 네이버의 미래기술 연구 방향과 동일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 향후 연구 개발에 있어 상호 연계와 시너지 효과가 크게 기대된다"며 "특히 컴퓨터 비전, 머신러닝, 자연어 처리 등 AI 기술에 대한 XRCE의 높은 연구 성과들이 네이버랩스가 주력하는 AI/딥러닝, 3D 매핑, 로보틱스 등 생활환경지능 기술 연구들에 더해져 글로벌 무대에서 더 큰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브 후버 제록스 CTO는 "제록스는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혁신하는 기업으로 인쇄 및 업무 등 다양한 영역에서 미래를 위한 기술적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며 "XRCE에서 진행된 대부분의 연구는 제록스의 서비스 사업을 지원하는 데 집중했으나 서비스 사업이 별도의 회사로 독립한 만큼 더 이상 제록스의 전략을 따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또 "제록스는 이번 결정을 통해 향후 나아가고자 하는 사업 분야에 최적화된 R&D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록스는 기술 연구를 통한 혁신을 기업 전략의 핵심으로 여기고 있으며, 팔로알토리서치센터(PARC)와 제록스캐나다연구소(Xerox Research in Canada) 뿐만 아니라 프랑스 오바뉴의 잉크젯 프린팅 연구 등과 같이 전 세계 다양한 지역에서 제품 개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제록스는 컴퓨터비전, 머신러닝, 잉크젯 및 디지털 프린팅, 프린트 기기 등 디지털 제조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와 제록스는 제록스가 보유한 기존 XRCE의 지적재산권 사용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XRCE 소속 연구원 80명은 네이버랩스 소속으로 연구를 이어가게 된다.

기술연구전문 자회사 ‘네이버랩스’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기술 연구를 이어가고 있으며, 각종 국제대회 및 기관들과 협력하며 기술력을 증명해 하고 있다. 이번 XRCE 인수를 계기로, 네이버는 기술기업으로 도약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제록스의 AI 자회사 XRCE는?

복사기 제조사로 알려진 제록스는 수 십 년 전부터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가져갔다. 이에 따라 문서를 다루는 방식도 과거 종이가 아닌 가상 문서나 이미지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연구하며 진화해왔다.

제록스 연구소는 스티브 잡스가 팔로알토에 있는 PARC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GUI(Graphic User Interface : Mac OS나 Windows 처럼 그래픽 기반의 운영체재)를 보고 영감을 얻어 애플 컴퓨터 OS를 만든 적이 있을 정도로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새로운 트렌드를 앞서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록스는 PARC를 비롯해 프랑스 XRCE, 캐나다 XRCC 등 전 세계 다양한 지역에서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이번 XRCE 매각은 제록스가 사업전략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XRCE는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등 인공지능 분야에 20년 이상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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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CE는 NIPS, CVPR, ACL, ICML 등 75개 이상 저명한 컨퍼런스, 학술지, 학회에 AI 관련 기술 논문을 발표하고 있으며 ECCV, PASCAL 등에서 수상하는 등 높은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이 연구소는 지난 2005년 월스트리트저널 테크놀로지 이노베이션 어워드 상을 수상했으며 2013년에는 MIT 선정 '가장 혁신적인 기업 50'에 선정됐다.

XRCE는 네이버에 인수된 이후, 네이버랩스 유럽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네이버랩스와 '생활환경지능'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