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드라이버’ 1년… “운전사 비용·사고 줄었다”

수수료 논란·콜 수 부족 등 기사 불만은 과제

인터넷입력 :2017/06/23 08:59

콜센터 위주로 운영되던 대리운전 업계에 카카오가 뛰어든지 1년이 지났다.

카카오 정주환 O2O 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은 작년 5월말 카카오드라이버 출시 당시 대리운전 업계의 수요-공급 비대칭, 복잡한 유통구조 등을 해결하고 이용자의 편의 확대, 합리적인 근무환경 제공을 이룰 것이라고 언급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카카오드라이버는 목표 달성에 성공했을까. 결론부터 밝히면 절반의 성공에 가깝다.

이용자 수 등 핵심 지표가 상승 중이고, 앱 이용 후기도 대체로 비용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 배차 프로그램 이용료, 보험료 등 그간 대리운전 영업에 소요되던 비용을 없애고 사고 발생율도 크게 낮췄다.

단, 대리운전 기사 측의 문제 제기는 여전하다. O2O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업계와 동일한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점, 기사 수에 비해 콜 수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점 때문이다.

■업계 흔든 1년…'카카오' 가입 기사, 업계 불이익 받기도

카카오 드라이버

작년 5월말 카카오는 모바일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 카카오 드라이버를 출시했다. 앱에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하고 호출 버튼을 누르면 기사를 배정받는 방식이었다.

자사 간편결제 앱 '카카오페이'를 통해서만 결제가 가능하고, 출시 당시 기본 요금은 1만5천원이었다. 이후 작년 7월부터 지역에 따라 기본요금을 1만원에서 1만5천원까지 차등 적용했다. 8월부터는 이용자가 요금을 직접 입력하는 '요금 직접 입력' 기능도 도입했다.

가장 먼저 문제시된 것은 업계와 비슷한 수수료였다. 전국대리기사협회는 출시 당일 카카오드라이버에서 부과하는 기본 수수료 20%와 별도로 내야 하는 사업소득세 3.3%를 합하면 업계 평균인 25%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카카오드라이버의 콜센터가 빠진 운영 방식에서는 수수료를 5%까지 줄일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당시 카카오는 최대 40%까지 달하는 업계 수수료를 최저 수준으로 내리고 보험료도 면제했다고 맞섰다.

또 다른 문제도 곧이어 나타났다. 대리운전 업체들이 카카오드라이버를 동시 사용하는 기사와 계약을 해지하거나 콜 배차에서 배제하는 등 불이익을 주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카카오드라이버 견제를 위해 대리운전 기사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한 셈이다.

이 때문에 지난 1월 전국대리운전노조 대구지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대리운전업체가 카카오드라이버를 이용하는 운전기사의 노동권을 탄압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리운전업체의 이 같은 견제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수는 성장해왔다. 지난 5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 당시 최세훈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4월 기준 카카오드라이버 고객용 가입자 수는 260만으로, 2월 대비 40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iOS 버전 앱을 출시한 이후 기사 수가 대폭 증가해 4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가 19만"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실제 업무 수행이 가능한 기사 수는 7만8천명이다. 또 성수기였던 작년 4분기보다도 올해 1분기 총 택시 콜 수가 11% 증가했고 총 결제액이 25% 늘었다. 최 CFO는 "총 운행완료 콜 수가 30%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고객 만족도도 증가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대리운전 기사 비용·사고율 ↓ vs 콜 수 부족, 높은 수수료

카카오 이모티콘 크리에이터스 데이 행사장.

카카오 측은 카카오드라이버 출시 이후 1년간 카카오드라이버가 대리운전 기사의 비용 감소, 사고율 저하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영업에 필요한 연 평균 비용이 대략 200만원 가량 된다"며 "카카오드라이버를 이용하면 영업에 필요한 비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앱 미터기나 길찾기 알고리즘 등을 점진적으로 개선해왔다"고 덧붙였다.

관계자에 따르면 카카오는 작년 3월 카카오택시 출시 1년을 기념하는 종합 보고서를 냈던 것처럼 올해는 카카오택시와 드라이버를 합한 '카카오 모빌리티 백서'를 준비 중이다. 그간에 성과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해당 백서는 올해 하반기 발표를 앞두고 있다.

'카카오드라이버 기사용' 리뷰.

카카오는 이후 카카오택시와 카카오드라이버가 속한 스마트모빌리티 사업을 분사해 신설법인에 양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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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대리운전 기사 측의 불만은 여전히 남은 숙제다. 최근 기록된 기사용 앱 후기를 살펴보면 대체로 기사 수에 비해 콜 수가 부족한 문제를 성토하는 내용이 다수 기록돼 있다.

기사 처우 개선 관련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말 김종용 전국대리기사협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업계와 비슷한 수준인 수수료를 문제 삼았다. 또 요금 직접 입력 기능이 요금 수준을 현재보다 더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