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순실에 말 소유권 넘기지 않았다"

삼성 측 변호인단, 특검 의혹 반박하는 의견서 제출

디지털경제입력 :2017/06/20 18:33

삼성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에게 소유권을 넘겨줬다는 의혹을 받아온 마필이 19일 한국에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마필 소유권이 최 씨 등에게 넘어갔으며, 말 매매계약 역시 허위로 작성된 것이라는 특검 측 주장이 힘을 잃게 됐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제30차 공판서 재판부에 '마필과 차량 소유권 및 삼성의 독일 현지 계좌 관련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는 ▲삼성이 최 씨에게 말과 차량을 사주었다는 특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서면 ▲특검이 석명(釋明·사실을 설명해 내용을 밝힘)을 구했던 삼성전자의 독일 현지 계좌의 거래내역과 관리 상황을 밝힌 서면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변호인단은 의견서를 토대로 "삼성이 최 씨에게 소유권을 넘겨줬다고 특검 측이 주장한 말 '라우싱'이 전날인 19일 한국으로 돌아온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삼성전자가 정유라 씨 승마코치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트와의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말 소유권을 되돌려 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검의 주장대로 마필 소유권이 최 씨에게 넘어갔고 안드레아스 코치와 삼성전자와의 매매계약이 허위로 작성된 것이라면, 매매계약을 해지했다고 삼성이 말을 되돌려 받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이 정유라씨에 제공한 말은 라우싱, 비타나V, 살시도 총 세 마리다. 변호인단이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 따르면 라우싱은 지난 19일 검역절차를 거쳐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비타나V(브이)는 국내 반입절차를 밟던 중 독일 수출검역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조만간 삼성을 위해 관리를 해 줄 현지 마장으로 옮겨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말 살시도는 이미 제 3자에게 매각이 완료된 상태다. 이 때문에 삼성은 살시도와 동등한 대체마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은 삼성이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트로부터 계약금 9만 유로를 받은 이후, 매매대금을 지급받지 못해 처리방안을 고민하다가 지난달 24일 계약을 해지하고 마필 소유권을 되돌려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특검은 "말은 부동산 등기처럼 등록하는 것이 아니기때문에 마필의 소유권은 전후 정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추후 재판부에 증거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삼성 측 변호인단은 의견서를 통해 독일 현지 계좌의 거래내역도 제출했다. '삼성전자가 독일 KEB하나은행에 개설한 계좌가 부정한 데 사용됐다'는 특검 측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다.

특검은 그동안 최 씨와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삼성전자가 이 전 본부장을 통해 독일 현지 계좌를 개설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변호인단은 "독일 하나은행에 개설된 계좌는 삼성전자가 취득한 마필과 차량의 대금 지급 목적으로 사용된 것"이라면서 "특검이 주장하는 것처럼 부정한 용도로 사용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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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특검은 피고인들이 지난해 10월까지 최 씨와 마필 관련 거래를 진행했다고 주장하는데, 계좌의 거래내역만 보더라도 이런 내용은 발견되지 않는다"며 "해당 계좌가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등 3명 모두의 서명이 된 송금의뢰서에 의해서만 송금이 가능했고, 인터넷뱅킹 거래나 통장 또는 카드를 통한 거래는 불가능해 최 씨 측이 간섭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검은 이 사건의 공소제기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추측만으로 피고인들을 비방하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더 이상 이와 같은 근거 없는 주장을 하는 것은 중단되어야 한다"며 "추측과 근거 없는 주장이 아닌 객관적인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