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축제 '헤이스타트업' 둘러 보니

"효율적인 지식, 경험 공유 부족 아쉬워"

인터넷입력 :2017/06/20 07:32

지난 주 관심이 가는 스타트업 행사 소식을 듣게 됐다. 지난 2015년 9월 첫 회에 이어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은 스타트업 축제 '헤이스타트업'이다.

늘 알짜배기 스타트업을 찾아 헤매는 기자에게 150개 스타트업이 한 군데 모인다는 이 축제가 퍽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때문에 일요일 낮 시간을 투자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세텍(SETEC) 내 헤이스타트업 행사장을 찾았다.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확실히 이모저모를 구경할 수 있었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위한 법률 상담 서비스나 초기 스타트업 투자사 대표의 강연이 마련됐고, 여러 스타트업이 개성을 살려 꾸민 부스들을 구경하며 각 스타트업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을 바로 구입할 수도 있었다.

2% 부족해 보이는 부분도 눈에 띄었다.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강남구 대치동 세텍에서 스타트업 행사 '헤이스타트업'이 열렸다.

좀 더 효율적인 지식·경험 공유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그것이다. 이렇게 많고 다양한 스타트업이 한 자리에 모였는데, 각자를 소개하는 선에서 마무리하는 게 조금은 아쉬워 보였다 기자가 만나본 스타트업 구성원들은 하나같이 매일 이어지는 야근도 불사할 정도로 시간이 금쪽같은 사람들이었다. 단순히 네트워킹을 위해 이틀을 소비하는 것보다 나은 대안이 있었을 듯했다.

스타트업 꿈나무들, 철학보다 '실전 지식'이 필요해

18일 세텍 2관에서는 스타트업 포럼 코너 중 하나로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의 발표가 진행됐다. '당신에게 혁신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해당 발표에서는 이택경 대표가 스스로의 경험과 해외 기업의 사례를 통해 스타트업이 이뤄야 할 혁신에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

발표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질의응답에서의 답변이었다. 특히 스타트업 구성원을 꾸리는 것에 대한 조언으로 언급했던 "개발자와 기획자는 화성인과 금성인 같다"는 비유가 인상 깊었다. 매우 다른 가치관을 지녔기 때문에 서로의 속성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나온 표현이었다. 직접 스타트업을 겪어보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설명이었다.

또 아무리 뛰어난 인재더라도 실무가 아닌, 조언 정도의 도움만 줄 수 있다면 좋은 팀원이 아니라는 답변도 실제 스타트업을 구상 중인 예비 창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듯 싶었다.

그외 초기 스타트업 투자사로서 고려하는 투자 기준, 창업에 따르는 불안한 삶을 감내할 수 있는 마인드 관리법, 자기잠식 위험이 따르는 혁신도 과감히 시행해야 하는지 등의 질문도 이어졌다.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 할만한 사안들이었다.

30분 가량 이어졌던 발표에 비해 4개의 질문으로 지나가버린 질의응답 시간은 다소 짧게 느껴졌다. 때문에 다음 행사에서는 연사의 발표에 비중을 두기보다 차라리 행사에 참여자들과의 대화 시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헤이스타트업 '스타트업페어'가 진행된 세텍 1관.

■일반인 볼거리는 많은데…스타트업에 큰 도움 될까

1관에는 크게 6개 분야에 속한 다양한 스타트업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여행·소셜, 패션·뷰티, 농업·푸드, 새싹, O2O·기술, 교육 콘텐츠 등의 섹션에 속한 각 스타트업들은 자사 서비스 또는 제품을 소개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에 볼거리도 종종 발견됐다. 행사장 한 바퀴를 도는 동안 각종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을 구경할 수 있었다. 흥미로운 스타트업 부스를 구경하며 궁금한 점에 대한 질문까지 하다 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본 적 없는 형태의 로봇과 종이 박스 재질의 가구, 이전엔 알지 못했던 O2O 서비스들과 패션 스타트업에서 준비한 레드카펫까지, 다양한 업체가 모인 만큼 여기저기 고개가 돌아갈 만한 풍경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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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렇게 많은 스타트업이 모였는데, 단순히 각자 부스만 차리는 것으로는 아까운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무료로 구경하는 입장에서 보면 나쁘지 않은 행사일 수 있다.

다만 참가한 스타트업들이 각자 부스를 운영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적극 소통하는 자리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더 좋은 행사가 됐을 듯 싶었다. 실제로 몇몇 부스의 경우는 담당자가 거의 앉아만 있는 곳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