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배달음식 앱, 포인트 적립 왜 확 줄였나

[백기자의 e知톡] 배민 1%→0.1%, 요기요 1%→0.5%

인터넷입력 :2017/06/12 14:38    수정: 2017/06/12 16:49

배달음식 주문할 때 ‘배달의민족’, ‘요기요’ 같은 서비스를 활용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혹시 주문할 때마다 쌓이는 적립 포인트를 잘 사용하고 계신가요.

“그런 게 있었어?”라고 질문하는 분도 적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적립 포인트는 두 회사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때만 해도 사용자들에게 쏠쏠한 혜택이 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떨까요. 혹시 알고 계셨나요? 언제부턴가 적립 포인트 혜택이 줄어들었단 사실을. 백 기자가 국내 대표 배달음식 앱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적립 포인트 제도를 살펴봤습니다.

■ 배달의민족-요기요 적립 포인트 제도 비교

배달의민족, 요기요 적립 포인트 비교표.

먼저 배달의민족 적립 포인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배달의민족 회원 등급은 ▲화이트 ▲레드 ▲퍼플 ▲블랙 총 네 종류로 구분됩니다. 적립률은 각각 0.1%, 0.2%, 0.25%, 0.3%입니다.

요즘 치킨 가격이 보통 1만8천원 정도 하므로 배달의민족 ‘바로결제’ 이용 시 받게 되는 포인트는 18P(18원)입니다. 포인트는 1천원부터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금액의 치킨 56마리 이상 주문해야 겨우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요기요도 배달의민족과 마찬가지로 ▲식객 ▲미식가 ▲미식왕 ▲식신 네 가지 등급으로 나뉩니다. 90일 기준 주문횟수에 따라 등급이 나뉘는데, 각각 0.5, 1%, 1.5%, 2% 적립금이 쌓입니다.

1만8천원짜리 치킨을 ‘터치주문’했을 때 받게 되는 요기요 포인트는 90P(90원)네요. 배달의민족 보다는 5배나 많지만, 100원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군요. 1천원 이상부터 사용 가능하므로 12번 이상 치킨을 배달 시켜야 다음 주문 시 포인트 사용이 가능합니다.

■“쓰라고 주는 거 맞나요? ”

배달의민족 포인트 관련 안내(왼쪽) , 요일별 할인 내역.

두 회사 모두 포인트를 주긴 주는데 정말 사용자들을 위한 혜택인지, 생색내기인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마저 전화로 주문하거나 현장 결제를 선택하면 하나도 주지 않습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도 처음부터 이렇게 적은 포인트를 준 것은 아닙니다. 경쟁이 치열했던 2~3년 전만 하더라도 적립률도 높았고, 통신사 할인 등 다양한 할인 적립 혜택들을 앞 다퉈 내놨습니다.

배달의민족은 현재의 열 배에 달하는 포인트를, 요기요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재의 두 배에 달하는 포인트를 지급했습니다. 그리고 슬그머니 포인트 적립률을 낮춘 것입니다.

포인트 사용의 어려움은 이뿐만 아닙니다. 일정기간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됩니다. 깜빡 잊고 있다간 그냥 날려버리기 십상입니다.

요기요 회원레벨별 포인트(왼쪽), 요일별 할인 내역.

배달의민족은 적립일로부터 1년, 요기요는 180일까지만 유효합니다. 기간이 지나면 자동 소멸됩니다. 배달의민족의 경우는 회원등급이 어떻게 상향되는지, 또 하향되는지 명확한 기준도 사용자들에게 제공되지 않습니다.

이에 배달의민족 고객센터에서는 상대평가를 통해 고객 등급이 결정된다고 안내한 반면, 회사 측은 고객센터 설명과 달리 내부 기준에 따라 고객 등급이 결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기준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요기요는 90일 내에 배달완료된 주문횟수에 따라 ▲0~6회 ‘식객’ ▲7~12회 ‘미식가’ ▲13~22회가 ‘미식왕’ ▲23회 이상 ‘식신’으로 정해집니다.

기준이 명확한 반면, 적립금 유효기간이 배달의민족에 비해 짧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 적립 포인트, 왜 줄였을까

2014년 배달의민족 포인트 적립 광고. 최대 3% 적립해주던 것을 현재는 최대 0.3%만 적립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배달음식 앱들이 고객들에게 적립하는 혜택을 줄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 서비스 초반 때와 달리 이미 많은 사용자들이 모였고 시장이 양강구도로 안정화 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100% 회사 비용으로 처리되는 적립금 제도를 예전과 같이 유지하지 않아도 이미 사용자들이 자사 서비스에 익숙해졌다는 판단 하에 적립률을 내렸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예전처럼 치열한 경쟁 상황이었다면 하나라도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 양사가 피 튀는 경쟁을 벌이지 않았을까요.

두 번째, 회사들이 점주들에게 받았던 수수료를 없애거나 낮추면서 줄어든 수익을 사용자 적립금 비용 절감을 통해 일부 보전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됩니다.

2015년 요기요 통합 포인트 제도 안내문. 당시에는 현장 결제를 하더라도 포인트를 적립해줬지만, 현재는 앱에서 결제해야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또 최대 4% 적립률이 현재는 최대 2%로 줄었다.

배달의민족을 서비스 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를 서비스 하는 알지피코리아는 다른 할인 혜택들이 추가되면서 적립 혜택이 일부 조정됐다는 입장입니다. 마케팅 비용을 아끼려는 목적도 있지만, 즉시 할인 혜택을 더 늘렸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두 회사는 요일별 할인, 카드 할인, 브랜드 할인, 첫 구매 할인, 지인추천 할인 등 다양한 할인 혜택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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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런 할인들은 제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대다수 고객들이 꾸준히 이용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닙니다. 또 신규 회원에 혜택의 초점이 맞춰져 있고, 간편결제를 위한 카드 등록을 요구하는 조건이 붙습니다. 요일별 할인은 특정 브랜드에 한정돼 있어 활용도가 떨어집니다.

따지고 보면 제한이 많은 할인 이벤트와 제휴 혜택은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반면, 적립 혜택은 공지사항 알림 정도로 조용히 처리하는 배달음식 서비스에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