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미세먼지, ‘어웨어’ 써 봤더니…

정확한 공기질 측정 만족…18만원대 가격은 다소 부담

인터넷입력 :2017/06/11 11:00

최근 들어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초미세먼지의 경우는 폐뿐만 아니라 뇌 속으로 들어가 치매를 유발시킨다는 연구 결과까지 발표됐다.

하지만 정작 미세먼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로선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실내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방법이 없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공기청정기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모바일 쇼핑 업체인 G9가 올 들어 공기청정기 해외직구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6배 이상(514%)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어웨어. 실내 공기질 종합 점수가 80점으로 표시돼 있다.

■ 실내 공기질 측정기 ‘어웨어’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이 늘면서 관심 받는 아이디어 제품 중 하나로 ‘어웨어’가 있다.

공기질 측정을 원하는 곳에 기기를 두면 스마트폰을 통해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화학물질 ▲미세먼지의 정보를 제공해준다. 이를 종합한 점수도 알려주는데, 80점 이상이면 숨쉬기 좋은 공간이란 뜻이다.

기자가 직접 어웨어를 대여해 약 2주간 작은방에서 문을 열어두고 사용한 결과 생각보다 정확하고 빠른 실내공기 측정이 이뤄지는 것이 눈으로 보였다.

옷을 갈아입거나, 머리를 말리기 위해 드라이를 작동시키기만 해도 몇 초 지나지 않아 종합 점수가 떨어졌다. 또 문을 열어 환기를 시킬 경우 높아졌던 이산화탄소 수치가 낮아졌다. 조금 극단적인 실험을 위해 측정구에 입김을 불어보니 거의 바로 반응했다.

밤사이 높아진 이산화탄소 수치가 아침이 되면서 낮아지긴 했지만, 정오 무렵 환기를 시키자 확 줄었다.(사진 왼쪽) 욕실에 실리콘을 바르면서 화학물질이 600 이상으로 크게 올랐다.(사진 오른쪽)
집에서는 종합 점수가 78.5점이었지만, 회사에서 어웨어를 사용하자 90점대로 껑충 뛰었다.

집에서 실험이 끝날 무렵, 때 마침 화장실 욕조와 변기 틈새에 실리콘을 바를 일이 생겼을 때도 어웨어가 큰 도움이 됐다. 화학물질 수치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환기로도 화학물질 수치가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어웨어를 집에서 사용했을 때는 보통 70점대에서 80점대 사이의 점수를 오르내렸다. 공간이 좁고 요리를 하거나 청소를 하는 일이 많아서 그런지 80점 후반이나 90점대까지 오르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장소를 옮겨 회사 사무실로 어웨어를 가져와 살펴본 결과, 집에서 사용할 때보다 대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평균 80점대 후반에서 90점대 초반의 점수를 보였다. 공간이 일단 넓고, 불을 피워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아지는 일이 없을 뿐 아니라, 음식을 데울 때 나오는 미세먼지의 영향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 어웨어 설치와 장단점 뭐?

어웨어 박스 개봉 장면. 전원 어댑터와 본체가 주요 구성물이다.

어웨어 설치와 세팅은 비교적 무난하다.

제품 전원을 꽂고 나면 스마트폰의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기능을 켠 뒤, 두 기기를 서로 연동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어웨어는 실내에 설치된 무선 인터넷을 통해 측정된 정보를 스마트폰 앱에 보여준다. 기기 자체에서도 종합 점수와, 각 항목별 상태를 LED 점자 형태로 볼 수 있지만 자세한 정보는 스마트폰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또 “공기도 커피를 좋아해요. 분쇄된 커피가루는 탈취 효과도 있답니다”와 같은 실내 공기질을 높이기 위한 간단한 정보들도 카드 형태로 제공된다. 아울러 어웨어는 측정된 공기질 상태를 항목별로 시간에 따라 확인할 수 있는 그래프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변화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미세먼지는 어떻게 줄거나 늘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어웨어 본체 뒷모습. 전체적인 마감이나 재질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어웨어의 또 다른 강점은 세련되면서도 투박한 디자인이다. 직사각형 모양의 북미산 월넛 원목을 사용해 어디에 두어도 잘 어울리고 고급스런 느낌을 준다. 회사에 따르면 100% 무독성 소재가 사용됐다.

어웨어의 단점은 18만원대의 생각보다 높은 가격이다. 정확히는 18만6천150원이다.

공기질 측정만을 위해 이 정도의 금액을 지불하기엔 조금 비싸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요즘에는 공기청정기에도 웬만한 미세먼지 측정 기능이 있어 별도로 어웨어를 구비해야할 필요성이 얼마나 클까. 물론 공기청정기 이상의 기능과 정확도를 자랑하지만, 가격에 대한 부담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는다.

또 반드시 전원이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점도 어웨어의 불편 요소다. 간단히 실외 미세먼지를 측정한 뒤, 실내 공기와 비교해 문을 열지 말지 결정하고 싶었지만 멀티탭을 이용하지 않는 한 이동의 제약이 컸다. 내장 배터리가 들어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관련기사

가로 160mm, 세로 90mm, 깊이 50mm. 블루투스 4.0 지원. iOS 8 이상, 안드로이드 4.3 이상.

종합하면 어웨어는 미세먼지 걱정이 큰 가정에서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똑똑한 제품이 틀림없다. 가족 중 아토피 환자가 있거나 기관지가 약한 사람이 있을 경우는 특히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공기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어웨어만큼 좋은 기기가 있을까 싶다.

반대로 공기청정기가 있는 가정에 별도로 어웨어가 꼭 필요할까 하는 의문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