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MS-퀄컴' 연합에 제동거나

컴퓨팅입력 :2017/06/09 14:28    수정: 2017/06/09 14:29

인텔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퀄컴의 새로운 연합에 제동을 걸 움직임을 보였다. x86 아키텍처 기반 소프트웨어를 ARM 환경에 올리려는 MS와 퀄컴의 프로젝트가 인텔의 특허를 위반할 수 있다는 것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인텔은 회사 블로그에 첫번째 x86 프로세서 ‘인텔8086’의 탄생 40주년 글을 게재했다.[인텔 블로그 원문 바로가기]

이 블로그 글은 x86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ARM 등의 이기종 프로세서에 이식하려는 시도가 인텔 특허를 침해할 경우 강력 대응하겠는 입장을 담았다.

Win32 API 기반 앱의 ARM 프로세서 에뮬레이션에 대한 설명(자료: 마이크로소프트)

MS는 퀄컴과 협력해 ARM 기반 윈도10 PC를 준비해왔다. 새로운 기기는 현존하는 x86 아키텍처 기반의 애플리케이션(Win32 앱)을 ARM PC에서 구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첫 ARM 기반 PC는 HP, 에이수스, 레노버 등을 통해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인텔은 블로그에서 에뮬레이션 기술을 사용해 x86 호환을 시도했던 과거 사례를 제시하며 특허 침해 우려를 제기했다. MS와 퀄컴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x86 호환을 시도하는 대표적 회사가 두 회사인 만큼 인텔의 의도적인 문제제기라는 분석이 다수다.

인텔은 "몇몇 회사들이 인텔 소유의 아이사버스(ISA) 기술을 인텔 승인 없이 에뮬레이트하려는 시도를 해왔다"며 "에뮬레이션은 새로운 기술은 아니고, 트랜스메타가 에뮬레이션(코드 모핑)을 사용해 x86 프로세서를 호환하려한 마지막 회사로 알려져 있다"고 적었다.

이어 "트랜스메타가 에뮬레이션으로 x86을 구현하려 한 것이었지만, 인텔은 SIMD 명령 세트 강화와 관련된 특허를 적용했다"며 "트랜스메타는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고, 10년전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인텔은 이어진 문장에서 특허를 침해하려는 시도에 경고 메시지를 던진다.

블로그는 "인텔의 x86 ISA를 에뮬레이트하려는 새로운 시도가 다른 운명을 맞이할 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며 "인텔은 합법적 경쟁을 환영하며, 40년간 인텔 x86 ISA 적용에 명확히 최적화된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놀라운 경험과 애플리케이션 정합성, 광범위한 소비자 제공, 엔터프라이즈의 완전한 관리성과 IT통합을 전달할 거라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의 특허를 불법적으로 침해하는 것은 환영하지 않으며, 다른 회사들이 계속 인텔의 지적재산권을 존중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강력한 지적재산권 보호는 인텔의 동적 x86 ISA 진화에 요구되는 막대한 자원 투자를 지속하게 할 것"이라며 "인텔은 혁신과 투자를 보호하기 위한 감시를 유지할 것"이라고 적었다.

미국 지디넷의 매리 조 폴리 기자는 인텔에 해당 블로그가 MS와 퀄컴을 겨냥한 경고인지 문의했다.

이에 인텔의 총괄부사장 겸 법무자문위원인 스티브 로저스는 "인텔은 지적재산권을 존중하며 다른 이들도 동일할 것이라 기대한다"며 "x86 기술은 우리 사업의 소유이자 중심이며 부적절한 복제 시도를 경계한다"고 답했다.

이어 "인텔은 x86 기술을 에뮬레이트하려는 어떤 제품도 완벽하게 평가할 것이고, 우리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여겨지면 필사적으로 우리의 권리를 강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지디넷은 MS와 퀄컴 측에 공식 입장을 요구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MS는 ARM 프로세서를 위한 윈도8을 이미 수년전 만들었다. 윈도RT란 이름의 이 제품은 x86 에뮬레이션을 제공하지 않았다.

인텔 x86 에뮬레이션은 ARM용 윈도의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시도다. 다년간 공고했던 윈도-x86 생태계에 따라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이 x86 전용인 Win32 API를 사용해 만들어졌다. 윈도RT는 Win32 앱을 작동할 수 없었고, SW 개발사들은 완전히 새로 윈도RT 앱을 개발해야 했기에 MS의 윈도RT는 소비자와 SW 파트너 모두에게 외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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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최근 공개한 영상에서 ARM 기반 윈도10의 성능을 강조했다. 이 영상은 ARM용 윈도10에서 x86 에뮬레이션이 어떻게 이뤄질 지 상세한 정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달초 열린 컴퓨텍스에서 MS와 여러 하드웨어 파트너들은 인텔과 ARM 프로세서 모두를 활용하는 ’올웨이즈 커넥티드 PC’의 출현을 강조했다. 새로 출시될 윈도10 PC는 LTE/eSIM 기술을 기본 지원해 스마트폰처럼 항상 네트워크에 연결된다. 에이서, 델, 화웨이, HP, 레노버, MSI 등이 인텔 기반의 ‘올웨이즈 커넥티드 PC’를 개발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