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프리미엄 냉장고 판매 3배 늘린다"

1500만원짜리 도자기 냉장고 내놔

홈&모바일입력 :2017/05/30 17:16    수정: 2017/05/30 17:16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내부에 도자기 소재를 적용한 1천500만원짜리 명품 냉장고를 선보였다. 제품 출시와 함께 생활가전의 프리미엄화를 가속화해 올해 500만원 이상 프리미엄 냉장고 판매량을 3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익수 생활가전 상품기획그룹장 상무는 30일 호림아트센터에서 열린 '셰프컬렉션 포슬린' 미디어브리핑에서 "삼성전자는 500만원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신제품 '셰프컬렉션 포슬린'처럼 새로운 철학을 가진 제품을 바탕으로 시장을 창출해 올해는 프리미엄 냉장고 판매를 전년 대비 3배 이상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소개한 '셰프컬렉션 포슬린'은 도자기를 뜻하는 포슬린(Porcelain)이 제품명에 적용된 것처럼 내부에 도자기 소재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냉장고 내부 소재로 쓰이는 플라스틱과 달리 표면에 기공이 없어 양념·소스·국물 등이 흘러도 변색되거나 냄새가 스며들지 않아 위생적이고 냉기 보존력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최익수 상무가 30일 서울 신사동 호림아트센터에서 삼성 셰프컬렉션 포슬린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때문에 포슬린 소재는 예로부터 음식을 보관하고 제공하는데 이상적인 소재로 인정받아왔다. 하지만 보통 식기로 사용되는 도자기 소재를 전자제품에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소재를 발굴하는 작업만 해도 개발팀과 디자인팀이 협업해 약 2년간 7개국을 돌면서 이뤄졌다. 최종적으로 도자기 원료로 최상위로 치는 중국과 영국에서 재료를 찾았다.

생산 과정 역시 기존 전자제품과는 달리 흙을 거르고 반죽해 초벌과 재벌을 거치는 등 도자기를 만드는 작업과 유사하게 약 40일 간 20여가지 공정이 이뤄졌다. 솔루션을 찾기 위해 생활가전사업부 내에 메카솔루션팀 직원들이 직접 협력사를 찾았고 일본에서 작업이 이뤄졌다. 이후 최종 조립 공정은 광주사업장에서 진행됐다.

내부에는 수천년 전통의 도자기 기술이 적용됐지만 외부에는 최첨단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조화를 이뤘다. '셰프컬렉션 포슬린'에는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제어가 가능하고 쇼핑, 엔터테인먼트, 식재료 관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패밀리허브’ 기능이 적용됐다.

명품을 표방한 냉장고인 만큼 가격도 역대 최고가다. 삼성 ‘셰프컬렉션 포슬린’은 반무광의 풀메탈을 적용한 '혼드 블랙' 색상으로 출시되며, 915리터 용량에 출고가는 1천499만원이다. 올해 초 출시된 '셰프컬렉션 패밀리허브' 제품이 919리터 기준 1천59만원에 출시된 것과 비교하면 약 440만원 가량이 높다.

최고가 제품인 만큼 판매와 마케팅도 특별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선 국내에서 소수의 소비자들에게 소개한 이후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출시도 고려 중이다.

황정아 삼성전자 한국총괄 키친솔루션마케팅 그룹장은 "매우 까다로운 공정을 통해서 생산이 이뤄지는 만큼 소수의 고객들에게 먼저 선을 보이고 만족도가 높을 경우 대중적으로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라면서 "냉장고에 접목할 수 있는 소재인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먼저 접한 고객들의 반응이 상상 이상으로 좋았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제작한 제품의 가치를 먼저 알고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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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컬렉션 포슬린' 생산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일종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할을 한 것은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105호 김정옥 사기장(沙器匠)이었다. 김정옥 사기장은 조선시대부터 약 250여년 동안 7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국내 유일의 사기장 무형문화재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김정옥 장인은 "수천년 전부터 선조들이 생활용기로 사용하던 도자기를 재질로 냉장고를 만들다니 놀랍다"면서 "삼성전자의 노고에 찬사를 보내며 이 좋은 냉장고를 온 세계인들이 널리 사용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