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회사 되겠다던 스냅, 드론 개발사 인수

스냅챗 연동한 공중촬영 콘텐츠 노려

인터넷입력 :2017/05/29 10:59

손경호 기자

머지 않아 스냅챗을 실행한 스마트폰을 드론에 실어 보다 손쉽게 공중에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버즈피드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젊은층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메신저 스냅챗을 서비스 중인 모회사 스냅이 미국 LA 소재 소형 드론 제조사인 컨트롤미로보틱스를 약 100만달러 수준에서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미 스냅은 지난해부터 드론 제작사에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해 9월 이 회사는 스냅챗에서 스냅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소형 카메라를 탑재한 증강현실(AR) 촬영을 지원하는 스펙터클이라는 선글라스를 내놓는 등 하드웨어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해왔다.

실제로 이 회사는 스냅이 모바일메신저 회사가 아니라 '카메라 회사'로 규정하고 관련 비즈니스를 진행 중이다. 단순 광고 매출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분야에서 스펙터클과 같은 제품을 통해 수익을 내겠다는 목표다. 최근 드론 제작사 인수에 나선 이유도 이런 흐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컨트롤미로보틱스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스냅챗을 실행한 스마트폰을 드론에 올려 공중촬영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사진=컨트롤미로보틱스)

이미 여러 소셜미디어에서 취미용 드론을 이용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해 올리는 모습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스냅의 움직임을 부추긴다.

2013년 컨트롤미로보틱스를 창업한 사이먼 닐슨은 외부 드론 개발사와 최적화된 솔루션을 활용해 공중촬영용 툴을 제공해왔다. 2014년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영화는 물론 석유산업,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필요한 드론들을 개발 중이다.

최근 컨트롤미로보틱스는 드론에 스마트폰을 탑재한 뒤 스냅챗을 사용해 촬영한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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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은 지난해 말에도 미국 캘리포나이주 버클리 소재 드론 개발사인 릴리로보틱스 인수를 시도했었다. 이밖에도 웨어러블 카메라 회사인 내러티브에 대해서도 인수 의향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스냅은 2017년 1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 1억4천96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늘었으나 무려 22억달러 영업손실을 냈다. 임직원들에게 주식으로 보너스를 지급하면서 20억달러 비용을 지출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스냅챗의 주요 기능을 따라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든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