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유사 중간광고 관련 가이드라인, 실효성있을까

방통위가 만들겠다는 가이드라인, 지상파 측에 넘겨

방송/통신입력 :2017/05/28 10:39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유사 중간광고와 관련 민원이 빗발치자 가이드라인을 준비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가이드라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방통위가 직접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아닌,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지상파 방송사에서 가이드라인을 준비해야 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지상파가 최근 도입한 프리미엄CM(PCM)과 관련해 지상파에게 해당 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을 요청했다.

PCM은 연속 편성된 프로그램 중간에 넣는 광고를 말하는데, 지상파는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을 1,2부로 나눠 PCM을 도입해왔다. 현재 지상파는 한 편으로 편성됐던 프로그램을 둘로 나눠 중간에 1분 분량의 광고를 집어 넣고 있다.

방통위

지난해 12월 SBS는 K팝스타6를 1,2부로 나누면서 지상파에 사실상 중간광고가 도입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그 후 런닝맨도 확대 편성되면서 1,2부로 쪼개졌고, MBC 예능인 라디오스타도 1,2부로 나뉘어 방송되고 있다.

최근 PCM은 드라마까지 확장됐다. 시청률 13%대를 기록하고 있는 MBC 드라마 '군주'는 한 회를 두 편으로 쪼개어 방송된다. VOD도 두 편을 구매해야 한다. SBS는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와 방송 예정인 '엽기적인 그녀'에 PCM을 도입한다. KBS는 드라마 '최고의 한방'에 PCM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렇게 한 편 분량이 두 편으로 쪼개져 방송되자 시청자 민원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한 시청자는 방통위 측에 "광고로 인해 흐름이 끊기고 몰입도가 낮아진다”며 “지상파가 어떤 이유를 대든 중간광고임이 분명하니 방통위의 엄중한 조사와 경고, 지상파의 사과방송이 있어야 한다"고 건의했다.

그러나 방통위 측은 현재 지상파에서 방송되는 예능드라마 프로그램의 분리편성은 편성표홈페이지 등을 통해 시청자에게 고지하고, 시작·종료 타이틀을 삽입하는 등 프로그램으로서의 법정요건을 갖춰 방송법령상 동일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송출하는 중간광고로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민원이 계속되자 방통위 측은 법령을 우회해 중간광고적 효과를 창출하거나 시청흐름 방해 등 시청자 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지상파 중간광고를 금지하고 있는 방송법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지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분리편성 시 프로그램 길이가 적절하고 광고와 프로그램을 명확히 구분하도록 하는 등 시청흐름 침해를 최소화하도록 사업자 자율 시정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통위는 해결방안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PCM관련 가이드라인을 지상파 방송사 측에서 만들 것을 요구해 논란이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사업자에게 고민을 통해 자율적 가이드라인을 만들라고 하면 과연 그 가이드라인이 실효성이 있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관련 전문가들을 모아 의견을 듣고 만들어야 할 가이드라인을 사업자에게 만들어오라는 것이 맞나 싶다"며 "가이드라인에 지상파에 유리한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클 텐데 실효성이 있을까 의문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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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다른 관계자는 "중간광고를 허용해주기까지 시간이 걸리니까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만들라는 것이 아니냐"라며 "시행령을 개정하기 전까지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상파 측에 PCM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했다"며 "시청자들이 우려하는 시청권 침해 등이 더 심해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