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란 하사비스…"커제, 알파고 전략 써"

트위터에 관전평…연이은 '삼삼' 수엔 "흥미롭다"

“커제가 알파고의 전략을 이용하고 있다.”

인간과 인공지능(AI) 간의 ‘세기의 바둑 대결’은 지난 해의 데자뷰였다. 1년 만에 돌아온 알파고는 중국 대표이자 세계 바둑 랭킹 1위인 커제 9단과의 대결에서 또 다시 승리했다.

알파고는 23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커제 9단과 1번 대국에서 한 집 반 승리를 거뒀다.

구글 딥마인드를 이끌면서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하사비스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알파고와 커제 9단 간의 대국에 대한 감상을 수시로 올렸다.

커제 9단은 23일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개최된 '바둑의 미래 서밋' 제1국에서 흑돌을 잡고 우상귀 소목에 첫돌을 놓으며 대국을 시작했다. (사진=뉴스1)

특히 하사비스는 대국 초반부터 이날 커제 9단의 극도의 실리 바둑을 둔 부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흑을 잡은 커제는 첫수 소목에 이어 3번째 수를 삼·삼에 놨다. 또 5수째 역시 백의 우하귀 화점에 밑에 삼·삼을 파고들어 세력을 허용하면서 집을 챙겼다.

그러자 하사비스는 트위터에 “커제가 매우 일찍 삼삼에 두기로 결정한 점이 흥미롭다”는 관전평을 올렸다. 그러면서 “(커제가 그 수를 둔 건) 알파고가 그 지점에 두는 걸 좋아한단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하사비스는 커제 9단이 이날 대국에서 구사한 전략에 상당한 흥미를 보였다.

그는 “알파고가 지난 1월 온라인 대국 때 사용한 수를 커제 9단이 구사하고 있다”면서 “이 승부가 어떻게 흘러갈 지 흥미롭다”는 글도 함께 올렸다.

하사비스는 또 경기가 끝난 뒤에는 “알파고가 1번 대국을 이겼다”면서 “커제는 매우 용감하게 싸웠으며, 놀라운 움직임을 몇 차례 보여줬다”는 관전평을 올렸다.

그는 또 “커제는 대단히 훌륭한 경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해 이세돌 9단은 알파고의 전략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경기를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 임한 커제 9단은 알파고가 선호하는 전략을 잘 분석한 뒤 그 전략을 역이용했다.

또 프로 기사에겐 보기 힘든 극도의 실리 바둑을 두면서 지능적인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이런 전략에도 불구하고 커제 9단은 ‘더 강력해진’ 알파고를 뛰어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