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우버, 일방통행 버리고 쌍방소통 나선다

아태지역 정책 총괄 “정책 관련자들과 지속 토론할 것”

인터넷입력 :2017/05/12 11:37

혁신을 앞세워 기존 질서에 독불장군처럼 거침없이 맞섰던 우버가 달라졌다.

우버는 처음 한국에 진출할 당시 법이 기술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과 함께 혁신만 강조하다 한 때 시장에서 퇴출했다. 하지만 지금은 정부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어려움을 풀겠다며 자세를 낮춘 모습이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11일 에이미 쿤로이파뉘아 우버 아태지역 정책 및 홍보 총괄대표를 만나 한국 사업에 있어 어려움과, 곧 출시될 음식배달 서비스 ‘우버이츠’ 등에 대한 계획을 들었다.

■우버 일방통행 멈추고, 대화로 푼다

에이미 쿤로이파뉘아 우버 아태지역 정책 및 홍보 총괄대표

2013년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 엑스’를 한국에 출시한 우버는 곧 바로 불법 논란에 직면했다. 기존 택시 사업자들의 반발에 부딪쳤고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도 불법으로 규정했다. 그럼에도 우버가 뜻을 굽히지 않자 서울시는 우버 영업 신고 포상제까지 실시하며 강력 대응했다.

결국 우버는 주요 사업 모델인 우버 엑스를 접었다. 현재는 고급 택시 서비스인 ‘우버 블랙’과 교통 약자를 위한 ‘우버 어시스트’를 서비스 중이다.

그 동안 우버가 한국 시장의 문턱을 넘지 못한 이유는 혁신만을 앞세운 과격한 행보 때문이다. 앞에서는 한국의 법규를 따르고 정부와 이해 당사자들과 협상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뒤에서는 낡은 법이 혁신을 쫓지 못한다며 사업을 강행해 물의를 일으켰다. 우버의 편리함을 경험한 이들도 일방통행식 행보에는 쓴 소리를 냈다.

우버 반대 시위

구글에서 우버에 온지 이제 15개월 정도 된 쿤로이파뉘아 총괄대표 역시 우버의 기술 혁신이 사회의 많은 것들을 변화 시킬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각 지역이 가진 특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고, 이를 위해 수차례 마주보고 대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기존에는 개발자 중심의 인력들이 이 같은 타협의 관점에서 사업을 전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쿤로이파뉘아 총괄대표는 “정책 관련자들과 지속적으로 토론하고, 우버의 기술과 서비스가 사회를 어떻게 개선하고 바꿀 수 있는지를 대화를 통해 풀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우버 내부에 정책 전문가가 없고 개발자만 많다 보니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새로운 기술을 적극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국보다 후진국인 미얀마나 캄보디아 같은 지역에서는 오히려 우버 측에 서비스를 제안할 뿐 아니라, 이에 앞서 정책까지 미리 수립했다며 다른 나라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우버이츠, 우버 이름 걸고 사전확인 힘쓸 것”

우버는 또 다른 한국 서비스로 맛집 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를 연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숨은 맛집과 소문난 레스토랑의 음식을 보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서울 일부 지역부터 시작해 점점 서비스 지역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우버이츠는 국내에서 이미 배달의민족이 ‘배민 라이더스’란 이름으로, 요기요가 ‘푸드플라이’와의 제휴로 유사한 서비스를 하고 있어 기대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업체들보다 더 좋은 맛집 등 가맹점을 확보할 수 있을까란 의문도 제기된다. 또 일반인들이 음식을 배송하기 때문에 범죄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이에 쿤로이파뉘아 총괄대표는 배송 기사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평가 시스템을 통해 문제를 사전에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아무에게나 배송 권한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의 자체 교육과 평가를 통해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또 ‘음식점-배송기사-소비자’가 서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해 문제를 줄인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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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로이파뉘아 총괄대표는 “우버이츠는 외국인들이 여행을 가서도 해당 지역의 맛집과 현지 음식을 쉽게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라면서 “배송 기사 사고 우려에 대해서는 교육 이수 절차와, 상호 평가 시스템 등을 통해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또 “우버 이름을 걸고 하는 만큼 사전 확인 절차를 꼼꼼히 하겠다”며 “현재까지 성범죄는 단 한 건도 없었고, 앞으로도 철저한 확인과 검증, 24시간 고객 응대를 통해 문제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