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시장 장려금 과열?…방통위 칼 빼들까

한밤중 장려금 정책에 석가탄신일 번호이동 건수 급증

방송/통신입력 :2017/05/04 17:52

징검다리 연휴 기간 이동통신사 간 과도한 가입자 빼앗기 경쟁이 일어났다.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8을 겨냥한 판매장려금 정책의 급작스런 변동에 따른 경쟁 양상으로, 향후 규제당국의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하루 번호이동(MNP) 건수는 2만8천627건이다. 통신사 별로 보면 이날 SK텔레콤이 118건 순증,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11건, 107건씩 순감을 기록했다.

과거 방송통신위원회가 전기통신사업법으로 27만원 보조금 상한 규제를 할 당시 시장과열지표로 삼던 번호이동 2만4천건을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 기기변경 가입자 비중이 늘면서 일평균 1만 초반대를 기록하던 번호이동 건수가 석가탄신일 당일에 두배 이상 뛰어오른 셈이다.

일부 집단상가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갤럭시S8 실구입가를 15만원까지 낮추는 장려금 정책이 쏟아지면서 빚어진 일이다.

규제당국은 이용자 차별 방지를 위해 장려금 수준을 30만원 내에서 활용케 하는 가이드라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일부 유통 경로에서 가이드라인의 두배에 이르는 장려금 정책이 일시적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2일 자정 한 통신사에서 공격적인 장려금 정책이 나온 뒤 밤새 모집한 가입자가 3일 오후에 다량으로 개통됐다”면서 “갤럭시S8 신규 재고가 많은 채널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판매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5월 연휴 기간에 접어들면서 하루 2만건 이상의 번호이동 수치를 기록하면서 가입자 이탈 방어를 위한 마케팅 정책 경쟁이 심화되던 가운데 밤 사이에 과열 양상이 연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장 혼탁된 시장이 안정 기조를 되찾기는 했지만, 이날 경쟁상황을 두고 정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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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방통위가 즉각적으로 마케팅 담당자를 소집하면서 당장의 시장 과열은 일단락된 분위기지만 조만간 예정된 두 통신사의 전산시스템 개편 직전에 시장에서 비슷한 흐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부의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통사 임원들에게 시장 안정화를 요청했다”며 “현재 상황을 검토해보고 지속될 경우 사실조사 단계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