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라진 LTE 기술, 통신 품질부터 챙겼다

주파수묶음-다중안테나, LTE 용량 확대에 중점

방송/통신입력 :2017/04/20 16:21

“6년전 초기 LTE 구축망에서 기술 발전 없이 그대로 쓰고 있었으면, 지금의 3G 통신보다 못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최승원 SK텔레콤 인프라전략본부장은 20일 5밴드 CA 상용화 계획 발표 자리에서 이동통신사들이 LTE 기술 경쟁을 멈출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LTE 최고 속도 기록을 갈아치우는 신기술 도입은 단순히 속도 경쟁으로 볼 문제는 아니란 뜻이다.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실어나르는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했기 때문에 지금 수준의 LTE 서비스 품질이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LTE 스마트폰 이용자는 80% 선을 넘어섰다. 이들이 쓰는 데이터 이용량도 테라바이트, 페타바이트를 넘어서 엑사바이트 수준까지 치솟고 있다. 데이터 이용량이 늘어나다 보니 기존 기술로는 통신 품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똑같은 요금을 내고 있는 이용자들이 그 동안 쓰고 있던 LTE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통사는 또 새로운 데이터 전송 처리 기술을 찾아서 연구개발에 몰두해야 하고, 수조원의 장비와 인프라 추가 구축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상황이다.

■ LTE 도로 넓히고, 통신장비는 늘리고

SK텔레콤은 이날 다음달부터 다운링크 기준 이론상 최고 700Mbps를 지원하는 LTE 네트워크 기술을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5밴드 CA를 지원하는 갤럭시S8 출시에 맞춰 경쟁사가 구축할 수 없는 다섯 개 비인접 주파수 대역 묶음 기술을 뽐낸 셈이다. SK텔레콤은 다른 통신사와 달리 광대역 주파수 2개, 협대역 주파수 3개 등 LTE 주파수를 확보하고 있다.

주파수는 흔히 도로와 비교된다. SK텔레콤이 쓰고 있는 LTE 주파수는 2차선 도로 두 개, 1차선 도로 세 개로 볼 수 있다. 5밴드 CA 기술은 다섯 개 각가의 도로를 총 7차선의 한 도로로 묶는 방식이다.

기존 500Mbps LTE 전송 속도는 5밴드 CA 기술을 통해 종전보다 40% 빨라진 700Mbps까지 빨라지게 된다.

또 데이터를 주고받는 안테나를 늘리는 기술인 MIMO를 통해 800Mbps 속도 지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당장 서비스 구축에 들어간 4x4 MIMO는 기지국에서 두 개의 안테나가 스마트폰의 두 개의 안테나와 신호를 주고받는 식에서 각각 네 개의 안테나로 늘리는 식이다.

갤럭시S8처럼 네 개 안테나를 내장한 스마트폰이 나온 것처럼 SK텔레콤은 두 개의 안테나를 더 설치하기 위해 기지국 장비를 추가로 구입해 설치하게 된다.

■ 누구에게나 LTE 서비스 품질을 유지시켜야 하는 고민

갤럭시S8 이후 내후년에 나올 스마트폰의 통신 기능이 더욱 업그레이드 된다면 앞으로 스마트폰에서도 1Gbps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진다.

이처럼 더욱 빨라지는 LTE 데이터 전송 기술이 꼭 최신 스마트폰 이용자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모든 LTE 이용자가 쓸 수 있는 한정된 주파수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용량과 처리 속도를 높이는 것이 LTE 기술 발전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최승원 본부장이 예로 들은 2011년 국내 LTE 상용화 당시의 이동통신 서비스는 10MHz 폭의 양방향 주파수를 가지고 다운로드 기준으로 초당 75메가비트(Mb)를 전송할 수 있는 속도를 지원했다.

LTE 기술 경쟁이 과거 6년전에 머물렀다면 현재의 서비스가 LTE 이전의 3G 통신(초기 표준 1x EV-DO 기준 2.4Mbps) 수준보다 못했을 것이라는게 최 본부장의 예측이다.

최승원 SK텔레콤 인프라전략본부장

이런 예측이 가능한 이유는 데이터 이용량의 폭증 때문이다. 이를테면 인구가 갑자기 늘어난 도시의 도로가 꽉 막히는 것처럼 이통사들의 기술 경쟁으로 LTE 도로를 넓혀 놓지 않았으면 데이터를 주고 받는 모바일 중심의 시대가 열릴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최승원 본부장은 “LTE 주파수를 처음에 하나 깔았을 때 굉장히 오래 쓸 줄 알았고 두겹(2밴드 CA)으로 깔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금방 (전송 용량이) 가득 찼다”며 “LTE 이용량 증가를 모두 예상하고 하는 통신사는 없기 때문에 차선 하나에서 최대 (제이터 전송 처리) 퍼포먼스를 내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할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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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최신 고급차를 위해 별도의 도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차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도로 용량을 늘리고 제한속도 범위를 넓히는 기술이 5밴드 CA, 4x4 MIMO라는 뜻이다.

최 본부장은 “(5밴드 CA는) 월등한 데이터 전송 속도의 개념도 있지만 (LTE 주파수의) 용량 문제가 중요하다”며 “LTE 스마트폰 보급률은 80%를 넘었고 트래픽은 계속 오르기 때문에 MIMO도 훨씬 더 빠르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면 2019년 적용 완료 계획을 훨씬 앞당겨 올 연말에 마쳐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