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로 본 대만 역직구 시장 진출 성공기

[카페24 해외마케팅 팁④]카페24 남희경 중화권해외광고팀장

전문가 칼럼입력 :2017/04/20 15:19    수정: 2017/04/28 10:07

남희경 카페24 중화권 해외광고팀장
남희경 카페24 중화권 해외광고팀장

최근 대만 현지 여성의류쇼핑몰들 특히 소위 잘나간다는 인기 쇼핑몰들을 볼 때면 해당 쇼핑몰이 대만 현지인이 운영하는 쇼핑몰인지, 한국인이 운영하는 쇼핑몰인지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K패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국내 쇼핑몰의 사이트 구성과쇼핑 콘텐츠를 그대로 차용하는 대만 현지 온라인 쇼핑몰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상품 원산지 표기에 '메이드 인 코리아'를 강조하거나 K패션 스타일 쇼핑몰임을 홍보 포인트로 삼는 곳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를 다시 말하면 국내 패션 전문몰들은 그들이 기존에 지니고 있던 전문몰이라는 채널 형태와 쇼핑 콘텐츠, 상품 자체만으로도 대만 시장에서 이미 높은 성공 가능성을 갖춘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가능성이 시장에서의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실제 대만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였던 국내 여성의류 쇼핑몰들 중에서도 시장 진출 초반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 쇼핑몰이 있는가 하면, 냉담한 반응에 사업을 철수한 쇼핑몰도 있다.

같은 시기, 비슷한 개성을 지닌 쇼핑몰들이었음에도 시장 반응이달라던 이유는 무엇일까. 대만 시장에 진출한 10대 여성의류 쇼핑몰 A사와 B사. 국내 유명 여성의류 쇼핑몰 C사와 D사의 사례를 통해 대만 시장 접근 노하우와 팁을 알아본다.

# A사는 해외 판로를 고심하던 중 10대 여성의 온라인 쇼핑 비중이 높은 대만 시장을 타깃으로 잡았다. A사는 대만 역직구몰을 오픈하고 현지 고객들이 소재나 사이즈 등 필수 상품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도 현지 언어인 중국어 번체자로 진행했다. 하지만 일부브랜드 라벨, 상품 추천 코멘트는 번역 없이 의도적으로 한국어를 그대로 노출했다. 상품 상세 이미지도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델컷 위주로 전체적인 스타일을 볼 수 있게 제공했다.

# B사는 대만을 시작으로 중화권 전체를 공략하겠다는 포부 가지고대만 역직구몰을 열었다. 중화권에서 다양한 고객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해 상품 추천 코멘트나, 상품 정보를 꼼꼼하게 중국어 번체자와 간체자로 병기해 등록했다. 해외 고객인 것을 고려해 상품을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제품컷 중심으로 상세 이미지를 노출했다.

결과적으로 A사는 역직구몰 오픈 후 방문자 수 200% 증가 효과를 얻은 반면 B사는 갈수록 방문자 수가 줄어들었다.

전략적으로 한국어를 노출한 A사는 이를 통해 오리지널 한국 브랜드라는 것을 알릴 수 있었고, 고객들의 페이지 체류 시간 또한 늘릴 수 있었다. 모델컷 위주로 이미지를 노출한 전략도 적중했다. K패션을 선호하는 대만 소비자의 경우 제품의 디테일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스타일과 분위기를 볼 수 있는 이미지에 더욱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B사는 간체자를 활용해 중국 본토 고객 유입 효과를 볼 수 있었지만 대만 고객과의 감정적 교감은 이루지 못했다. 대만에는 중국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가진 이들이 많아 중국 본토 언어인 간체자를 사이트에 노출하는 것만으로도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다.

대만 역직구몰 사이트 구축할 때는 현지 언어와 함께 한국어와 한국인 모델컷을 적절히 노출해 한국 스타일임을 강조하는 것이 쇼핑몰 이미지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 A사는 대만 해외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시장 진출 초기부터 SNS 광고에 힘썼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대만 전용 계정도 새로 만들고 콘텐츠를 쌓았다. 현지 인플루언서와 협업한 콘텐츠도 타깃 고객들이 많이 찾는 커뮤니티와 자체 사이트, SNS 채널에 노출했다. 또 해당 콘텐츠들을 고객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SNS 채널 링크를 자체 사이트 전면에 배치했다.

# B사는 대만 소비자들의 주요 검색 채널인 구글, 야후에 광고 역량을 집중했다. 포털 광고를 통해 초기 유입을 늘려 인지도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또 대만 고객들이 한국 시장에서의 자사 인지도와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대규모의 팬 수를 확보해 놓은 국내 페이스북 계정을 연동했다.

서로 다른 해외마케팅 전략을 세운 A사와 B사. A사는 역직구몰 오픈 후 매출 630%, 방문자 수 200% 증가의 성과를 얻었다. 대만 전용 계정으로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을 통해 브랜드, 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충성 고객군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반면 B사는 초기 매출은 높았지만 이를 유지하지 못했다. 고객 유입이 높았지만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 신뢰를 줄 수 있는 장치가 부족해 고객 이탈이 잦았던 것이다.

대만에서 패션, 뷰티 같은 트렌디 한 상품은 SNS에서 먼저 이슈화되고, SNS를 통해 자체 사이트로 바로 유입되는 비율이 상당하다. 1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다면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한 SNS, 인플루언서마케팅은 필수다.

# 쇼핑몰 C사는 대만 시장 진출 후 프로모션 전략으로 무료배송 이벤트를 기획했다. 증정품 증정이나 할인 이벤트 보다는 해외 상품을 무료로 받아볼 수 있는 게 현지 소비자 입장에서 더욱 메리트가 높을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 D사는 가격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할인 이벤트에 대한 반응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인기 상품은 물론 다양한 상품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전 상품 10% 할인이라는 대대적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C사와 D사 모두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C사의 이벤트 성과가 더욱 높았다. C사는 무료배송 이벤트 기간 동안 방문자 수가 38% 증가했고, 이벤트 첫날 일 매출 기준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무료배송은 대만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 상품인 한국 상품을 구매할 때 가격 부담보다 오히려 배송비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더욱 많다. 특히 대만 내수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기본적으로 무료배송을 지원하고 있고 반품, 환불도 무료배송 지원이 일반적인 문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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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10대 여성의류 쇼핑몰 A사, 국내 유명 여성의류 쇼핑몰 C사의 성공은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다. 이들은 대만 내 K패션에 대한 인식, 대만 전자상거래 시장의 전반적인 문화, 공략하고자 하는 연령대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했고 이를 기반으로 성공적인 사이트 구성, 온라인 마케팅,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었다.

대만 진출에 앞서 현지 조사가 선행되고 자사 쇼핑몰에 맞춘 전략적인 온라인 마케팅을 실행한다면 성과와 성공은 빠르게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남희경 IT컬럼니스트

중국 인민대학교에서 광고학을 전공한 후 현재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 중화권해외광고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중화권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로서 스타일난다 같은 온라인 쇼핑몰부터 갤러리아면세점 같은 대기업까지 다양한 기업들의 중화권 온라인 마케팅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바이두(Baidu), 구글(Google), 야후(Yahoo) 등 해외 주요 포털의 온라인 광고 교육 과정을 이수했으며, 구글이 공인하는 웹로그 분석 전문가(GAIQ)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중화권 주요 마케팅 채널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국내 기업들에게 중화권 현지에 특화된 해외 마케팅 전략을 컨설팅하고 있다.